'제1차 대한상의 통상 포럼', 중장기적으로 중국 외 일부 국가에서
생산거점을 확보하는 ‘China+α(차이나+알파)’ 전략이 필요해

'제1차 대한상의 통상 포럼'에서 최석영 법무법인 광장 고문(왼쪽 세 번째)이 ‘포스트 코로나19 글로벌 통상정책 전망’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 대한상의 제공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하면서 자국 우선주의가 확대되고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글로벌 가치사슬(GVC‧Global Value Chain)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이에 한국 기업들은 '생산 거점의 다변화'로 대응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법무법인 광장 통상연구원과 공동으로 12일 오전 '제1차 대한상의 통상 포럼'을 개최하고 포스트 코로나19(코로나19 이후) 글로벌 통상환경 전망을 논의했다.

이날 통상 포럼 참석자들은 코로나19 이후 자국 우선주의 확대로 통상 마찰의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가치사슬에서 중국 의존도를 전략적으로 조정하고 공급망을 다핵화해야 한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다만 참석자들은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공급지를 찾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하며 중장기적으로 중국 외 몇몇 국가에서의 생산거점을 확보하는 ‘China+α(차이나+알파)’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광장 최석영 고문(전 주제네바 국제기구 대표부 대사)은 “코로나19 유행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각국이 외국인 입국 제한, 의료장비 수출통제, 자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 자국 위주의 일방적 조치를 취하면서 다자주의는 위축되고 정부의 시장개입은 확대되었다”고 분석했다.

최 고문은 이어 “미중 통상협정 1단계 합의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상황에서 체결된 데다 합의 내용도 현실성이 떨어져 이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코로나19 피해에 대한 책임을 중국 정부에 제기하면서 일단락 된 듯했던 미중 통상갈등이 다시 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은 지난 2010년대 오바마 행정부 시절 본격화했다. 미국 주요 국가기관에 대한 중국 해커 집단의 사이버 테러가 이어지면서 미 오바마 대통령은 이 같은 해킹을 ‘안보’ 문제로 격상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를 ‘중국산 IT 보안제품 위험론’을 꺼내 통상 무역과 연계하면서 문제는 더욱 복잡해졌다. 이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이라는 보건 책임까지 중국에 돌리면서 두 국가 간 갈등 골은 보다 깊어진 상황이다.

이 같은 여파로 정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 대유행의 결과로 탈세계화(de-globalization)가 가속화되면서, 글로벌 가치사슬(GVC‧Global Value Chain) 둔화가 촉진되고 가치사슬이 지역화‧다핵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 선임연구위원은 이어 “선진국을 중심으로 중국에 과도하게 집중된 가치사슬의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면서 “비대면 경제 활성화와 기술패권 경쟁 심화가 더해지면서 GVC재편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더해 정 선임연구위원은 GVC의 수명이 이미 다해가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2000년대 크게 확대됐던 글로벌 가치사슬(GVC)은 개발도상국의 경제성장, 보호무역주의 확산, 공장 자동화 등으로 이미 둔화되는 추세였다”면서 “전세계가 코로나19 유행을 겪으면서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효율성보다 안정성에 더욱 무게를 둘 것이며 핵심 산업을 중심으로 생산공정을 국내화하거나 분산시키는 방향으로 조정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제1차 대한상의 통상 포럼'에서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왼쪽 두 번째)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대한상의 제공

이번 회의를 주재한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각국이 안보를 이유로 경제에 개입하거나 통상규범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있어 우리 통상당국의 선제적 대응과 기업의 면밀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주최기관인 대한상공회의소, 법무법인 광장 통상연구원 외에도 정부, 학계 및 업계, 연구기관 등에서 전문가 12명이 참석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국제무역 환경이 변함에 따라 수출 국가인 우리나라의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상의는 미국, 중국, 인도 등 주요 경제권 통상현안을 점검하는 ‘대한 상의 포럼’을 정기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왼쪽 일곱번째)과 포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대한상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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