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일부 국가에서 6월 중순부터 외국인 입국 허용하는 분위기

대한항공 탑승객이 발열 검사대를 통과하고 있다. 사진. 대한항공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유럽 일부 국가들이 6월 중순부터 외국인 입국을 제한적이나마 허용하면서 항공사들이 국제선 재개 준비로 분주하다.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두드러짐에 따라 마음 졸이던 항공업계는 국제선 재개에 안도와 함께 희망의 비행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대한 백신이 개발되지 않는 이상 언제 어디에서든 다시 입국 제한조치가 내려질 수 있어 불안과 희망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3일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한달간 국내 항공사의 국제선 누적 여객 수는 9만3489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 여객수가 569만5436명을 기록했던 것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다. 무려 98.1%가 감소했으니 말이다.

5월 한달간 여객 수 뿐 아니라 국제선 운항편수도 대폭 줄어 4348편이 운항되는데 그쳤다. 전년 2만7275편에 비해 85.4% 감소한 수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각각 5만1337명, 3만8352명을 수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주, 유럽 등 장거리 노선 상용수요가 그나마 여객수요를 뒷받침한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는 다소 둔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국가 간 이동 제한은 대부분 유지되고 있다. 다만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국가는 대부분 오는 6월 중순부터 유럽 지역 외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며, 미국은 이보다 한 발 앞서 입국 외국인의 자가격리를 의무화하는 조건으로 제한적인 입국을 이미 허용한 상태다.

#국제선 증편 나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이로 인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국제선 운항 소식을 전하고 있으나 단거리 위주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국제선은 대부분 멈춰 선 상태다.

대한항공은 이달부터 미국 워싱턴·시애틀·시카고, 캐나다 밴쿠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의 노선을 재개해 전체 110개 노선 중 25개 노선에서 주114회를 운항할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비운항 조치됐던 13개 노선을 재개해 운항률을 17%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특히 아시아나의 주력 노선인 중국 노선은 중국 당국이 운항 기준을 완화하는 대로 베이징·상하이 등 12개 노선을 즉시 운항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한중 간 항공노선은 항공사별 주1회 1개 노선으로 제한돼 있어, 아시아나는 인천~창춘만 운항 중이다.

각 항공사 CI

제주항공은 LCC 중 유일하게 앞서 인천~도쿄(나리타·간사이), 인천~웨이하이 등 국제선을 운항 중이었으며, 진에어도 이달부터 태국 방콕, 베트남 하노이, 대만, 타이베이, 일본 나리타와 오사카 등 국제선 5개 노선 운항을 주 1~2회 재개할 계획이다.

에어부산의 경우 5월 한 달간 국제선 운항이 전무했지만, 오는 7월부터 부산~홍콩‧마카오 노선부터 재개하겠다고 밝혔으며 이후 동남아, 일본 노선도 재개할 방침이다. 에어서울 역시 7월부터 인천발 도쿄, 오사카, 홍콩, 다낭, 코타키나발루, 보라카이 등 국제선 전 노선 운항을 목표로 예약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국제선 운항 계획을 밝히지 않은 LCC는 이스타항공과 티웨이항공 등 2곳이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국제·국내선 모두 셧다운(운항중지) 상태로 매각 지연에 따른 임금체불 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게다가 안전상의 문제로 운송면허가 정지된 상태라 국제선 운항 준비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티웨이항공은 6월까지는 부산~양양, 광주~양양 등 신규 국내선 운항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비행기는 뜨지만 입국은 제한?

일각에선 국제선 노선 운항이 재개되더라도 업황 정상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베트남은 다음 달부터 한국과 미국·중국·일본 등 80개국 대상으로 전자비자 입국을 허용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LCC 주요 취항지가 몰린 일본은 한국을 입국제한 완화를 검토 대상에서 제외했다. 지난달 31일 일본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태국, 베트남 호주, 뉴질랜드를 1차 대상국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아직까지 입국거부 조치를 유지 중이라 실제 완화 조치는 7월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개별 국가의 입국 제한 조치가 완화되거나 해제 되더라도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감염 우려가 여전하다. 때문에 입국 후 자가격리 조치 등은 유지될 것으로 보여 여행 수요가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은 출장 등 상용수요가 높은 노선을 재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국제선의 여객 수요를 종전처럼 회복하는 것은 여전히 요원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출장이나 공무 등 주요 비즈니스 이용객들을 위해 일부 국제선 노선의 운항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고 언급했다.

사진. 픽사베이

한국항공협회는 올해 상반기 국적 항공사의 국제선 매출 피해 규모를 약 6조50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국적사들의 여객 매출 대부분이 국제선에서 나오므로, 국제선 매출 기준으로 피해 규모를 산정했다”라며 “유엔(UN)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또한 한국 국적사들의 상반기 피해 규모를 5조9000억원에서 7조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결국 국제선 운항률이 차츰 회복되더라도 항공업계는 여전히 생사기로를 걸을 것으로 보인다. 4월과 비교해 5월 국내선 여객수는 376만8416명을 기록하면서 57.2% 증가하는 등 항공업계는 틈새 수요로 국내선 운항을 늘리고 있다. 그러나 항공업계 특성상 국제선 매출 비중이 70~80%에 달하는 만큼 국내선으로는 수익성을 확보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국내선의 경우 기본 운임도 낮은데다 모객을 위한 각종 할인행사 등 가격경쟁도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1분기 실적은 연휴 등이 반영된 결과라 실제 상황보다 양호한 수준으로 드러난 것”이라며 “현재(2분기) 상황이 더 악화된 상태라 당장 한두달 사이에도 망하는 항공사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미 항공사들은 1분기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바 있어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항공업계의 재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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