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블리즈 류수정. 사진. 울림엔터테인먼트 제공

[미디어SR 김예슬 기자] 

러블리즈 류수정이 솔로로서 새로운 도약에 나섰다. 그에게 솔로곡 ‘타이거 아이즈’(Tiger Eyes)는 남다른 의미를 남겼다. 러블리즈의 밝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넘어 몽환적인 카리스마와 허스키한 자신의 진짜 목소리를 알린 이번 앨범은, 류수정이 가수로서 무엇을 지향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이제, 노래하는 류수정의 목소리에 집중해볼 때다.

Q. 데뷔 후 첫 솔로앨범이에요. 러블리즈의 앨범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어서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류수정:
정말 영광스러워요. 제 목소리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생각하고 만든 앨범이어서, 목소리의 장점을 살린 곡으로 트랙 리스트를 채웠어요. 목소리에 집중하다 보니 제 장점이 가장 도드라진 ‘타이거 아이즈’를 타이틀로 정했죠.

Q. ‘타이거 아이즈’와의 첫인상이 궁금해요.
류수정:
‘이게 내 솔로 타이틀이라고?’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어요. 외국 작곡가 분들의 곡이어서 가이드 가사가 영어였거든요. 그 자체로도 강렬해서 순간 멍해졌어요. 걱정되는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가사를 받고 녹음을 해보니 새로운 표현법을 시도해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어요. 제 목소리가 허스키해서 공기 소리가 많이 들어가 있는 편인데, 노래 자체의 개성이 강했던 만큼 힘을 빼고 절제하려 노력했어요.

Q. 데뷔 초에 어쿠스틱한 분위기의 음악을 커버하곤 했잖아요. 그래서인지 ‘타이거 아이즈’는 더 의외고, 새로웠어요.
류수정:
러블리즈 류수정으로 봐주신 분들은 이번 노래가 ‘반전’으로 느껴졌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제가 꾸준히 콘서트 솔로 무대나 커버 무대에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보여드렸던 만큼 익숙하게 받아들인 분들도 많으시더라고요. 

러블리즈 류수정. 사진. 울림엔터테인먼트 제공

Q. 타이틀에 대한 만족도가 궁금해요.
류수정:
제가 도전을 즐겨 하는 편은 아니에요. 겁이 많은 편이거든요. 하지만 회사 대표님이 제게서 다른 면을 봐주셔서 ‘타이거 아이즈’에 도전해보게 됐어요. 그 덕에 앞으로 제 목소리를 통해 다양한 노래를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아 기뻐요. 좋은 출발이 된 느낌이랄까요? 앞으로 제 솔로 활동 방향성을 기대하게 만드는, 기분 좋은 첫 시작이 된 것 같아요.

Q. 처음으로 자작곡을 앨범에 실었어요.
류수정:
4년 전 스무 살 때 썼던 노래예요. 그때 당시 휴식기에 연습 말고 색다르게 할 만한 게 무엇이 있을지 고민하다가 작사와 작곡 공부를 시작했거든요. 기타를 배우며 쓴 노래인데, 통기타의 편안한 분위기를 살려 자장가를 소재로 한 노래를 만들었어요. 요즘도 비활동기에는 꾸준히 노래를 쓰고 있어요. 제 목소리로 제 노래를 들려드리는 게 정말 뜻 깊은 일이더라고요. 다음 앨범에도 콘셉트와 결이 맞는 자작곡을 더 넣고 싶어요.

Q. 어쿠스틱 장르를 좋아하는 편이잖아요. 평소에 생각하는 곡 분위기도 비슷한 결일 것 같은데.
류수정:
맞아요. 저는 혼자 연습실에 있을 때나 우울한 마음이 들 때 곡이 잘 써지는 편인데, 그런 감성을 담는 데에는 어쿠스틱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잘 맞는 것 같아요. 평소에 인디음악을 자주 듣기도 하는데, 그 덕에 이번에 최낙타 님과 협업도 해봤어요. 

러블리즈 류수정. 사진. 울림엔터테인먼트 제공

Q. 멤버들은 자작곡에 어떤 반응을 보여줬나요.
류수정:
전부 다 응원해주더라고요. 연습실이나 뮤직비디오 촬영장에도 멤버들이 와 줘서 정말 힘이 됐어요. 멤버들은 제 자작곡을 듣고 ‘꼭 너 같은 노래’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평소에 아기자기한 걸 좋아하는데, 그런 느낌이 있어서 ‘류수정다운 노래’래요. 하하하.

Q. 멤버들과 함께 다니다 솔로로 활동하니 외로움도 느꼈을 법한데.
류수정:
맞아요. 8명이 뭉쳐 다니는 게 당연하고 또 익숙했는데 혼자 있으니 휑하더라고요. 먼저 솔로 활동을 해봤던 케이 언니가 혼자 대기실에 있거나 하면 많이 외로울 거라고 해서 마음을 단단히 먹으려 했어요.

Q. 호랑이의 눈과 같은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퍼포먼스에 대한 색다른 접근법이 필요했을 것 같아요. 게다가 혼자 무대를 채워야 하는 만큼 더욱 빈틈없는 준비가 필요했을 텐데.
류수정:
제목이 ‘타이거 아이즈’인 만큼 안무에도 눈을 강조하는 동작이 많아요. 가사에도 그런 부분이 많은데, 매번 동작이 다르거든요. 잘 소화하기 위해 카리스마 있는 손동작과 눈빛 연기를 많이 연습했는데, 그룹 콘셉트가 사랑스러웠다보니 이런 것들이 낯설게 느껴지는 거예요. 익숙해지기 위해 연습실에서 조명을 어둡게 켜놓고 힐을 신은 채로 연습하곤 했어요.

러블리즈 류수정. 사진. 울림엔터테인먼트 제공

Q. 보컬 면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보여줬어요. 개인적으로는 ‘러블리즈의 류수정과 솔로 류수정은 이렇게나 다르다’라는 걸 확실하게 보여주려 했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류수정:
오로지 제 목소리만 담은 앨범이자 무대, 노래인 만큼 제 목소리를 확실하게 들려드리려 했어요. 러블리즈 류수정이 팀 색깔과 어울리는 보컬을 썼다면, 솔로 류수정으로서는 제 목소리를 내보려 했죠. 수록곡 ‘나, 니’에는 러블리즈 활동 때 들려드린 목소리를 담았고 ‘자장가’에서는 편안한 목소리를 내봤어요. 트랙마다 느낌이 색다른 만큼, 상황에 따라 다양한 노래를 맞춰 들으시며 기분전환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Q. 새로운 콘셉트를 준비하는 건 스스로에게도 좋은 자양분이 됐을 것 같아요.
류수정:
맞아요. 저는 쉽게 도전 못 하는 성격이고 안정적인 걸 좋아해요. 그런데 이번 앨범을 통해 새로운 곡에 도전해보게 됐고, 새로운 무대를 시도해볼 수도 있게 됐죠. 이런 도전 자체가 저를 많이 성장하게 만들어줬다고 생각해요. 솔로곡을 처음 녹음하며 채워가다 보니 녹음 능력치도 늘었어요. 미션을 클리어하며 레벨 업을 해낸 것 같아 뿌듯해요.

Q. 준비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건 무엇이었나요.
류수정:
녹음이었어요. 평소 그룹으로서 보여준 표현법, 창법과는 다른 것을 보여줘야 해서 혼란스러웠거든요. ‘이게 맞는 건가’라는 물음을 늘 갖고 임했어요. 그런 것들을 조율하며 녹음했던 게 지금도 기억에 많이 남아요.

러블리즈 류수정. 사진. 울림엔터테인먼트 제공

Q. 이제 데뷔 7년차가 됐어요. 걸그룹으로서 7년차를 맞은 것과 지금 시점에서 솔로가수로 새롭게 데뷔한 감회가 궁금해요.
류수정:
스스로 체감하기에는 2년차밖에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5년 반이 넘도록 활동했더라고요. 후배 가수들이 저희에게 선배님이라고 부를 때마다 멋진 선배가 돼야겠다는 각오를 하게 되더라고요. 솔로 앨범을 낸 만큼 이제는 연차에 걸맞은 책임감을 가져야겠다는 마음도 들었어요. 여러모로, 성장했다는 느낌을 갖고 준비한 앨범이에요.

Q. 높아진 연차가 만큼 활동 기간 동안 여러 일들을 겪기도 했어요. 특히 지난해 방송됐던 ‘퀸덤’에서 잠시나마 좋지 않은 반응이 나왔을 때에는 당차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죠. 러블리즈라는 팀이 더욱 단단해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어요.
류수정:
직업 특성 상 무대 하나에 좌지우지되는 게 안타까웠어요. 모두들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음에도 한 가지로만 평가를 받은 거니까요. 그때 멤버들 중에 마음을 다친 친구도 있어서 더 속상했거든요. 멤버들이 상처를 덜 받으며 활동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커요. 앞으로 러블리즈로서 열심히 활동하고 싶어요. 러블리즈와 솔로 류수정으로서 다양한 음악을 들려드리면서 오래도록 음악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에요.

Q. 그룹과 다르게 솔로 활동은 온전한 나 자신의 음악 색을 더욱 잘 표현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솔로 류수정이 추구하는 음악 세계는 무엇인가요?
류수정:
저는 제 목소리가 허스키해도 톤이 높은 편이라 여러 음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제 목소리를 강점으로 삼아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그룹 특성 상 차분하고 은유적인 표현이 담긴 사랑스러운 노래를 해왔는데, 솔로로서는 직설적인 가사를 노래해보고 싶어요. 콘셉트나 장르에 구애되고 싶지 않기를 바라고요. 콘셉트에 치중하기 보다는 ‘류수정의 목소리’로서 들려드리는 노래 그 자체만으로 평가 받고 싶어요.

러블리즈 류수정. 사진. 울림엔터테인먼트 제공

Q. 솔로 활동을 통해 가장 듣고 싶은 반응이 있었다면.
류수정:
‘타이거 아이즈’라는 곡의 중심 소재나 티저의 특성 상 섹시한 콘셉트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이 노래가 섹시한 분위기를 취하는 건 아니거든요. 카리스마가 느껴지는데다 음색에 집중할 수 있는 노래예요. ‘류수정이 이런 목소리를 가졌구나’, ‘이런 노래도 소화할 수 있구나’, ‘앞으로가 기대된다’, ‘다음에는 어떤 노래를 들려줄까’라는 반응을 듣고 싶어요. 앞으로의 솔로 류수정에게도 궁금증을 가져주셨으면 좋을 것 같아요.

Q. 대중이 새롭게 알아주길 바라는 면이 있을지도 궁금해요. 
류수정:
음악을 통해 힘을 얻으며 감동을 받고, 때로는 음악에 의지를 하기도 했어요. 음악에 대한 애정이 큰 만큼 제가 음악을 들으며 받았던 에너지나 마음의 안정을 다른 분들도 느끼셨으면 좋겠거든요. 저는 제 힘이 닿는 데까지 어떤 형태로든 음악을 할 거예요. 나이가 들어 퍼포먼스를 못 하게 될 때에는 음악을 만들면 되는 거니까, 오래도록 음악과 함께 하는 제 모습을 기대해주세요.

Q. 그렇다면 류수정에게 음악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류수정:
너무나도 가까운 제 일부여서 쉽게 표현이 안 될 정도로 소중해요. 인생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네요. 아직 24살이어도 지금까지의 제 인생은 음악으로 가득 차 있거든요. 앞으로의 제 인생도, 매 순간이 음악이기를 바라요. 지금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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