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와 약104척 규모 수주 협의 체결한 빅3 조선사
코로나19로 유가 떨어지자 바닥쳤던 주가 다시 상승세

방문규 수출입은행장(가운데)이 지난달 26일 조선업계의 애로사항을 살펴보기 위해 울산 소재 현대중공업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방 행장 좌측은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진. 수출입은행

[미디어SR 박세아 기자] 전일 LNG선 수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수주로 강세를 보였던 조선주의 상승세가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가 급락과 함께 침체기를 맞았던 조선업계가 이번 수주로 인해 전반적인 경기 호황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자들의 매수심리에 불을 지피고 있다.

앞서 카타르 국영 석유사인 카타르 페트롤리엄(QP)이 한국의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과 LNG(액화천연가스)선 관련 협약을 맺었다고 밝히면서 2일 해당 종목은 증권시장에서 모두 상승 마감했다. 

국제유가가 한때 마이너스를 대를 기록하는 등 침체기를 겪었던 것과는 상반된 흐름이다. 조선 업종은 일반적으로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해양플랜트 수주에 타격을 받을 수 있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지난 4월까지 글로벌 신조선 발주는 전년 동기 대비 61.6%나 급감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수주 가뭄에 시달리던 조선업계의 균등 수주를 가정하면 각 사 생산능력의 30%에 이르는 수주 계약에 해당돼 조선주들이 오랜만에 주목받고 있다. 물론 이번 협약은 본계약에 앞서 각 조선사들의 도크 슬롯을 확보하는 일종의 사전계약이다. 즉 선박을 생산하는 장소와 관련한 협의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타조선사와는 더 차별적인 주가 흐름을 보였다. 이미 코로나19 이전의 주가 수준을 회복한 데 이어 그 이상의 주가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주가는 전일 14.4% 상승한데 이어 3일 개장 직후에는 다시 4% 넘는 상승세로 출발했다. 

삼성중공업도 코로나19 이전의 주가를 회복하려면 더 올라가야 하지만, 전일 18.27% 급등한 데 이어, 이날도 5%가 넘는 상승 장세를 이끌었다. 

현대중공업지주도 전일 1.06% 오른데 이어 이날도 2%에 가까운 상승세로 장을 시작했다. 현대중공업 계열회사인 한국조선해양도 전일 6.39% 상승했고, 이날도 1%를 웃도는 상승세로 장을 출발했다. 

위 종목이 상승세를 보이는 이유는 표면적으로는 LNG선 관련 협약 금액이 원화 기준으로 약 23조6000억원에 달할 정도여서 LNG선 수주 역사상 최대 규모이기 때문이다. 다만 업체별로 할당된 수주량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상세 계약은 연말까지 체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한국 조선 3사가 수주하게 될 LNG운반선은 104척 수준으로 추정된다. 균등 수주를 가정할 경우 2027년까지 사별로 평균 35척 내외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코로나19로 인해 늦어지고 있긴 하지만,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조속한 시일내에 마무리된다고 가정했을 때, 현대중공업 계열의 수주가 사실상 균등 수주 분배 시 계산된 규모보다 약 2배가량 더 커질 수 있다. 그동안의 사업성과를 기준으로 보면 한국조선해양은 2018년부터 타사에 비해 넓은 공간을 보유하고 있어 가장 많은 LNG선을 수주해오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의 코로나19 이전 지난 1월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현대중공업계열을 포함한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의 신규 수주 실적은 부진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신규수주가 크게 증가하고 카타르 소식과 함께 모잠비크 등 대규모 LNG선 발주 추진이 예상되는 등 수주실적 회복에 대한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조선업 활황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다.

실제 한국신용평가의 보고서에 따르면 LNG선을 중심으로 한 한국 수주비중은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29.1%를 차지한다. 2018년 35%에 육박하던 때와 비교해 감소한 수치지만 지난해 12월 신규수주가 크게 증가했다.

현대중공업 계열인 한국조선해양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이번 협의는 도크 슬롯 즉 선박을 만들 수 있는 장소를 예약한 것과 같은 개념"이라면서 "정확히 수주가 언제 될지는 밝힐 수 없지만, 한국 조선의 기술력을 봤을 때 실제 수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언급했다.

사실상 세계적으로 LNG선 관련 기술력을 보유한 국가가 많지 않고, 중국도 사실상 단 1곳만이 LNG선 건조가 가능하다. 구체적인 수주 선박의 개수는 아직 파악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지속해서 나오고 있는 모잠비크와 나이지리아 관련 수주는 아직 구체화 되고 있는 게 없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몇년에 거쳐서 수주가 이뤄지는 계획이다 보니 사별로 몇 척 씩 수주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짜여지지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마무리하면 수주가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실제로 합병 작업이 완료되면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유럽에서 현재 합병에 대해 심사하고 있는 과정이고, 코로나19로 인해 다소 연기됐지만 올 가을쯤 심사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지나친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카타르의 대규모 발주 계획은 사전에 언론을 통해 알려져 조선업종 주가에 선제적으로 반영한 상태"라면서 "이번 협약의 규모와 상징성을 비교하면 단기 주가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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