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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SR 박세아 기자] 국내 주요 4개 정유사의 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된 가운데 국제유가는 혼조세를 보이고 있어 정유주의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일  SK이노베이션(AA+), SK에너지(AA+), SK인천석유화학(AA-), 에쓰오일(AA+)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 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 1분기 국내 정유사들이 대규모 영업 적자를 낸데다 이후에도 부진한 실적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한 영향이다. 정유업황이 악화되면서 4개사의 이익창출력 둔화로 인한 재무 부담이 부정적 요소가 됐다. 

코로나19로 인한 각국의 봉쇄조치로 수요가 급격히 둔화했고, 산유국 간 분쟁 발생으로 국제 유가가 급락하면서 대규모 재고손실이 발생한 탓으로 정유업계는 합산기준 2020년 1분기 4조원 이상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나이스신평은 주요국의 경제활동 재개과 국제 유가의 일부 반등 등으로 실적 회복이 예상되지만, 전반적인 수요부진과 마진압박 상황, 미·중 갈등 심화 등을 고려할 때 영업흑자 전환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IEA(국제에너지기구)는 6월부터 정제량이 회복하겠지만 마진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예상보다 빠른 감산 속도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오히려 마진에 대한 영향이 부정적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단기적으로 유가가 오르면서 정제마진이 5월부터 손익분기점을 상회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산하면서 일단 최악의 상황인 1분기를 넘긴 것으로 판단했다.

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된 정유사들의 주가를 살펴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월 19일 52주 최저가인 5만5100원에 거래되다 6월 첫 거래일 12만4000원까지 125.04% 올랐다. S-Oil도 지난 3월 20일 장중한 때 4만8450원에 거래되다 전일 7만2800원까지 50.25% 상승했다. 

앞서 SK이노베이션과 S-Oil은 지난해 말 각각 15만원대, 9만원대에 거래됐었다.

일단은 경제 활동 재개 기대감으로 마이너스대를 기록했던 국제유가가 조금씩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정유사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은 지속해서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디어SR에 "중동산 도입 비중이 70~80%로 높은 국내 정유사들의 2분기 실적은 전기와 비교했을 때 대폭 개선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또 현재 2020년 1분기 기준 SK이노베이션과 S-Oil의 차입 규모는 각각 9조3000억원, 6조9000억원에 달해 시장의 우려가 존재하는 상황이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봉쇄 조치가 심각한 국가와 산유국의 정유사 가동률이 70% 전후까지 낮아진 것과 비교해 국내 정유사들은 유의미한 가동률 하락이 없다"면서 "재고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고, 차입금의 경우 대부분 운전자금 성격의 유산스(usance, 어음기간)로 큰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1일(현지시각) 미·중 갈등 우려 등의 요인으로 국제유가는 혼조세를 보이며 마감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0.1% 하락한 35.44달러에 장을 마쳤다.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북해산 기준유 브렌트유 8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3% 오른 38.3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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