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시사만평가(jinosi@hanmail.net).

[미디어SR 원블리] 지구촌 'G1' 미국에서는 요즘 보기드문 일이 자주 일어난다.

코로나19의 전세계 확진자 645만여명 가운데 무려 188만명이 미국인이다. 게다가 38만여명의 전세계 코로나 사망자 중 미국인 사망자만 10만명이 훨씬 넘는다. 

왠지 슈퍼 울트라 초강대국이라는 미국의 명성과는 걸맞지 않아 보인다. 

요즘 미국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할 정도로 혼란이 거듭되고 있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경찰의 과잉 진압 과정에서 억울하게 숨지자 분노한 민심이 들고 일어섰기 때문이다.

특히 인종차별이라는 민감한 이슈는 성난 시민들을 거리로 내몰았다. 항의 시위는 140개 이상의 도시, 사실상 미국 전역으로 번졌고 시위와 진압 과정에서 5000여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뉴욕을 포함해 미국 전역이 방화-약탈의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마치 영화속 람보처럼 주(州)방위군 투입 등 강경대응을 외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를 적대시하며 심지어 군 전투헬기인 블랙호크까지 시위 현장에 출동시키며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다.

거침없이 자기만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 과연 트럼프답다. 

오죽했으면 뎀프시 전 미국 합참의장 등 퇴역군인들이 나서 "미국은 전쟁터가 아니며, 시민은 우리의 적이 아니다"라고 항변했을까.

이번 만평은 '미국 인종차별 저항 시위 격화'라는 메시지와 함께 시위대가 격렬하게 항의하는 모습을 진홍빛으로 붉게 타오르는 화염으로 표현했다.

이 불꽃은 시위대의 분노인 동시에 그들에 의한 방화의 불길이라는 두가지 의미를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흑인 플로이드 애도'라고 쓰인 까만색 마스크를 쓰고 사과하는 듯한 듯한 모습을 그린 것은 매우 역설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음을 은연중 비꼬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을 바이러스 대하듯 하는 최고 통치자의 수준도 비판적 시각으로 담아냈다.

마크 에스퍼 美국방장관이 인사권자인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것도 화제가 되고 있다. 에스퍼 국방장관은 '군을 동원해서라도 시위를 진압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군(軍) 동원은 마지막 수단이며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같은 발언은 CNN방송 등을 통해 생중계됐고, 트럼프 대통령이 분노했다는 보도와 함께 장관 경질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하지만 트럼프도 결국 한발 물러섰다. 한 언론 인터뷰에서 "그것은 상황에 달려있는 것이며 반드시 군을 투입할 필요는 없다"고 언급한 것이다.

오는 11월 3일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 눈에는 혹시 모든 것이 표(票)로 보이는 것은 아닐까.

백인 지지자들의 표만 결집하면 5개월뒤 대통령선거에서 거뜬히 이겨 재선에 성공할 것으로 내심 기대하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아무리 정치가 비정하다 해도 같은 국민을 색깔로 나눠 흑백갈등을 부추기는 것이 과연 슈퍼강국 미국 지도자의 올바른 처신일까. 

"정의가 없으면 평화도 없다"는 시위대의 함성이 아무래도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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