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통위, 금리 연 0.75%에서 0.25%포인트 인하...'연 0.50% 금리시대' 개막
한은, 추가 인하 단행 ...현재의 코로나19 국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통화정책방향 결정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한국은행이 두 달 만에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단행하면서 기준 금리 0.50%의 '가지 않은 길'이 현실화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8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0.25%포인트 인하한 0.50%로 결정했다. 

이는 앞서 한은이 지난 3월 16일 기준금리 0.50%포인트 빅컷을 단행해 '제로(0%) 금리'로 접어든 지 불과 두 달만의 일이다. 두 달 새 0.75%포인트나 인하한 것이다. 

한은은 지난달 열린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는 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보자는 기조를 보이며 한 차례 동결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수출 감소 등의 실물 경제 위기가 심화하면서 이미 시장에서는 한은이 추가 인하를 단행할 거란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5월 금통위에서는 올해 국내경제 성장률 정체, 근원물가 하락으로 기준금리를 0.5%로 인하할 전망"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기준금리 실효 하한과 정책 여력에 대한 부담에도 한은이 추가 인하를 단행한 것은 그만큼 현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지난 4월 전체 수출액이 24.3% 급락하면서 99개월 만에 무역수지가 적자로 전환했다. 또한 5월 1~20일 수출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3%나 감소했다.

올해 1분기 국내 경제성장률은 코로나19 충격으로 -1.4%로 고꾸라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던 지난 2008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것이다.

이에 더하여 정부가 내달 초 30조원 규모로 3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편성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은이 정부 정책에 공조해야 한다는 부담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디어SR에 "한은이 정부 3차 추경에 따른 국채 물량 공급에 대한 부담으로 단순 국채 매입보다는 금리 인하 카드로 정부 정책에 공조할 것"이라며 "정부 입장에서 국채 발행 비용을 절감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신임 금통위원으로 취임해 28일 첫 회의를 앞두고 있던 조윤제 금통위원은 이날 금통위 본회의에는 참석했지만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의결 절차에는 제외됐다. 

조 위원은 취임 전 보유하고 있던 8개사의 주식 중 직무 관련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금융주 등 5개사 주식을 매각했지만, 남아있는 비금융 중소기업 3개사 주식에 대한 직무 관련성 여부가 문제로 불거졌다. 이에 지난 20일 주식백지신탁 심사위원회에 보유 주식 직무관련성 심사를 청구한 상태지만 아직 결과가 나오지는 않은 상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SR에 "조윤제 위원이 금통위 본회의에는 참석했지만 본안건 의결 전에 제척 신청을 했고, 심사 결과 제척이 인용돼 의결에는 참석하지 않았다"면서 "심사위원회 결과가 언제 나오는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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