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사옥.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권민수 기자] 2018년 만 40세라는 젊은 나이에 LG그룹 총수 자리에 오른 구광모 회장은 `실용주의적`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구광모 회장은 그동안 연료전지 자회사 `LG퓨얼셀시스템즈` 등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신성장사업에 투자하는 등 과감한 행보를 보여왔다.  

구회장이 LG그룹의 공익재단 이사장 자리를 맡지 않은 것도 눈에 띄는 행보였다. 본래 LG그룹 총수일가는 경영권과 함께 공익법인도 승계해왔다. 창업주 고(故) 구인회 회장을 시작으로 고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늘 공익재단 이사장직을 겸직해왔다.

하지만 구광모 회장은 달랐다. 총수일가가 아닌 이문호 전 연암대 총장 등이 LG공익법인 4곳(LG연암문화재단, LG상록재단, LG복지재단, 연암학원)의 이사장으로 재직 중인 것만 봐도 확연히 드러난다.

이문호 이사장 선임 당시 LG측은 "구광모 회장은 경영에 집중하기 위해 직접 이사장을 맡지 않는다"면서 "다만 선대 회장이 우리 사회에 도움되는 일을 하고자 설립한 공익재단에 깊은 관심을 갖고 계속 지원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문호 이사장은 1966년 엘지화학에 입사해 엘지 회장실 사장과 인화원장에 이어 엘지연암학원이 운영하는 연암대 총장을 역임했다.

LG그룹의 대표적인 공익법인으로는 LG연암문화재단, LG상록재단, LG복지재단, LG상남언론재단 등 4개 재단을 꼽을 수 있다. 이 가운데 변용식 이사장이 맡고 있는 LG상남언론재단 외에는 이문호 전 총장이 3개 법인의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다. 

LG 공익법인은 의로운 행동으로 사회정의 실현에 이바지한 시민과 공직자 등을 찾아내 포상하고 알리는 `LG의인상`, 대중에 공연예술의 작품을 제공하는 `LG아트센터` 등의 공익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동식물생태보호의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는 `화담숲` 조성, 언론인에게 해외 대학, 국제기구 등에서 자율 연수 기회를 제공하는 `언론인 해외연수 지원사업` 등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4개 공익법인은 2019년 배당, 기부금 등을 통해 총 427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LG전자, LG화학 등 LG 계열사로부터 약 52억원의 기부금을 받았다. 공익사업에는 179억원을 지출했다. 간접비 25억원을 제외한 금액이다. 

코로나19 등 경영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면서, 구광모 회장이 직접 LG 공익법인의 이사장 자리를 맡을 여유는 없어 보인다. 이에 LG 공익법인 이사장과 오너간 분리 운영체제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LG그룹은 "구 회장이 직접 공익사업 관련 의견을 제시하는 등 공익법인 지원에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LG그룹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구 회장이 LG의인상 수여 대상 범위를 넓히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직접 제안한 바 있다"고 귀띔하면서 "이에 따라 장기간 선행을 베풀어 귀감이 될 수 있는 분들로 대상을 넓혀 'LG의인상'을 시상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재무현황
LG연암문화재단, LG상록재단, LG복지재단, LG상남언론재단의 자산은 총 3591억원이다. 주식 647억원(비중 18%), 금융자산 797억원(22%), 건물 395억원(11%), 토지 962억원(27%), 기타 788억원(22%) 등이다. 타 법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르게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LG화학, GS, LG 주식을 소유하고 있어 지난해 총 18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지난해 LG아트센터 운영사업에 99억원을 지출했다. 이어 인문학·사회과학·자연과학·공학 전 분야에서 우수한 국내 연구자와 해외 연구자들의 국제 공동연구를 지원하는 사업에 20억원, LG상남도서관 운영에 18억원을 사용했다. 총자산 대비 목적사업비(간접비 제외) 지출 비율은 5.01%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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