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카카오에 밀려 시총 '톱10' 탈락...시가총액 순위 종가 기준 11위 그쳐
현대차 시총순위 1991년 이전으로 후퇴하나..1,2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 임직원들이 본사 1층 로비에 설치된 역동적 미래도시 구현을 위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UAM, PBV, Hub의 축소 모형물을 관람하는 모습. 하지만 현대차의 미래는 그다지 밝아보이지 않는다. 사진. 현대차

[미디어SR 박세아 기자] "차가 카에 밀렸다" 현대차가 결국 카카오에 밀려 시가총액 '톱10'에서 밀려나서 현대차 직원들이 한숨을 토해냈다.지난 1주일간 시가총액 10위 자리를 놓고 현대차와 카카오가 벌인 숨가쁜 레이스의 최종 승자는 예상외로 재계 2위인 현대차가 아니라 카카오였다. 

현대차의 주가는 22일 전일대비 2.78% 하락한 9만4500원으로 장을 마감해 시총 20조1916억원을 기록했다. 전일대비 4% 오른 24만7000원의 주가로 21조5062억원을 시총을 기록한 카카오에 10위 자리를 내줬다. 

그동안 장중 한 때 양사의 시총 순위가 뒤바뀐 적도 있지만, 장마감 기준으로는 현대차가 매번 방어에 성공해왔다. 하지만 이번엔 시총 차이가 1조3146억원에 달해 카카오가 안정적 10위권에 안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대차가 처음으로 시총 10위에 진입한 것은 1991년이다. 1994년 9위에 올라선 이후 2000년까지 시총 10위권에서 종적을 감췄지만 2002년 시총 7위로 2005년 4위를 기록하며 체면을 세웠다. 현대차가 눈부신 성장을 보여준 것은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이후다. 현대차는 2009년 3위, 그리고 마침내 2011년 포스코를 제치고 2위에 올라 5년간 2인자로 군림했다. 

이후 2016년 SK하이닉스에 밀려 3위를 기록한 이후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같은 바이오기업에게 밀린 현대차는 2018년 5위, 그리고 2020년 5월 10위권 밖으로 물러났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시총 순위가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다. 시총 10위권 안에 안착한 기업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현재 주목받는 산업지형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위권에 올라선 기업들이 한동안 상승세를 유지한다는 점도 주목할 점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디어SR에 "증시 시총순위를 분석해 봤을 때, 새로운 종목이 시총 10위 안에 들면 대체로 2년 이상 지위를 유지한다"면서 "올해 승기를 잡은 종목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주도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익을 내는 체력은 아직까지 제조업 중심의 현대차가 높아 보이지만 IT플랫폼 자체가 국내 주력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어 시총 상위 종목의 위치는 견고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인 셈이다. 

이는 한번 10위 밖으로 밀려나면 전체적인 산업 지형의 변화를 고려한 전략으로 특별한 성공을 거둬야만 재진입이 가능하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현대차의 올해 매출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모두 급락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현대차의 추정매출은 전년 대비 3.05% 감소한 102조5177억원,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6.65%, 11.64% 감소한 3조3656억원, 2조8146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현대차가 한동안 시총 10위 안으로 복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카카오가 현대차를 제치고 시총 10위 자리를 차지하면서 코스피 시총 상위 10개 기업은 LG생활건강(9위)을 제외하면 IT, 인터넷, 바이오 등 미래 산업을 이끌어갈 대표주자들로 완전히 교체됐다. 

한편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관련주로 분류되며, 카카오와 동종업을 영위하고 있는 NAVER는 현재 4위다. LG화학과 삼성SDI는 2차전지 관련주로 나란히 7위와 8위를 기록하고 있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바이오주로 각각 3위와 5위에 자리를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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