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주항공 제공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제주항공은 21일 공시를 통해 총 1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예상 주당 발행가는 1만4000원이며 발행 예정 주식 수는 총 1200만2857주라고 밝혔다.

유상증자가 이뤄지게 되면 제주항공의 전체 발행 주식은 기존 2635만6758주에서 3849만9615주로 증가한다. 제주항공은 유상증자를 오는 7월 내로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코로나19로 항공업계가 위기상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제주항공도 각고의 자구노력을 진행 중”이라면서 “위기상황 극복의 일환으로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두 달 내로 망하는 항공사가 나온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항공업계의 위기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 65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제주항공의 재무구조에 경고등이 켜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에 170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결정에 따른 자구안이라는 분석도 있다. 다만 산은과 수은은 LCC(저비용항공사)에 대한 추가 지원에 대해서는 선을 그은 상태다.

제주항공은 유상증자 외에도 전 임원의 30% 이상이 임금 반납 및 희망 직원들의 무급 휴직 실시, 비용 절감 등의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유동성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타항공 인수, 감감무소식

산은과 수은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각각 1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하지만 LCC업계에는 추가로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 없다고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은 유동성 위기에 처한 가운데 이스타항공 인수 절차를 마무리해야하는 부담까지 더해져 진퇴양난의 위기로 내몰렸다. 

제주항공은 지난 3월 초 이스타홀딩스로부터 545억원에 이스타항공 지분 51.17%를 사들이는 내용으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당초 695억원이었던 인수가보다 150억원 낮은 가격으로, 코로나19로 인해 수요가 급감하고 하늘길이 ‘셧다운’ 수준에 처한 상황을 고려해 가격을 낮추는 데 양측이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은 계약금 약 120억원을 제외한 425억원 가량을 지난달 29일까지 지급하겠다고 밝혔으나, 태국과 베트남에서의 기업결합심사 승인이 연기돼 이같은 계획을 하루 전날에 무기한 연기했다.

이 때문에 항공업계에서는 코로나19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장기화하면서 제주항공이 잔금 지급을 미루며 인수 포기를 고려하고 있다는 추측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제주항공 측이 이스타홀딩스에 주식매매계약의 조건을 변경하거나 인수 가격의 조정 등을 요구했다고도 알려졌다. 그러나 제주항공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계약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비밀유지 조항이 있어 확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 “해외 기업결합심사를 기다리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한편 이스타홀딩스는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이자 사실상 소유주인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21대 국회의원 당선인의 두 자녀가 지분 100%(아들 이원준씨 66.7%·딸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 33.3%)를 보유한 회사다. 지난해 9월부터 자금난이 이어져 현재 직원들의 임금까지 체납 중인 이스타항공을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이상직 당선인 일가가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자금을 대는 등 대주주로서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야 마땅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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