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주주 지분 17.01%...'경영권 참여'로 지분 취득 사유 변경
대유, 25억 규모 자기주식 신탁계약...'경영권 방어 일환' 해석

이미지. 픽사베이

[미디어SR 박세아 기자] 비료·농약 제조업체 대유의 주가가 친족 간 경영권 분쟁으로 되레 상승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 대유 주가는 20일 장마감 기준 전일 대비 4.56% 상승한 1만4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3월 17일 장중한때 7220원까지 내려갔던 주가는 27일 정기 주주총회 이후 상승하기 시작해 2배가 넘게 상승했다. 

대유의 주가 상승에는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이 재료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대주주인 권 모씨가 지분율을 높이고 있는 데다 최근 지분취득 사유를 단순 추가취득에서 경영권 참여로 바꾸면서 이를 두고 경영권을 둘러싼 다툼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권 모씨는 대유의 대표이사이자 1대 주주인 권성한의 작은 아버지다. 

대유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2대주주인의 지분율이 연초 12.32%에서 17.01%까지 올라 4.69% 늘어났다. 현재 권성한 대표는 256만518주를 소유해 전체지분의 28.29%를 보유하고 있다. 권 대표와 2대주주의 지분을 제외한 가족과 사촌을 포함한 총지분율은 11.81%다. 만약 이들 지분이 2대주주에게 우호적이라면 28.82%를 확보해 권 대표를 근소한 차이로 앞선다는 단순 계산이 가능하다.  

경영권 분쟁 관련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새나오기 시작한 것은 주주총회 이후다. 주주총회 나흘 뒤인 3월 31일 권 모씨가 5만4613주를 추가로 장내 매수한 이후, 4월 2일 경영 참여를 위한 추가취득으로 지분변동 공시가 나왔기 때문이다. 앞선 주총에서 2대주주인 권 모씨의 사내이사 선임의 건이 부결되면서 해당 공시는 경영권 분쟁으로 비칠 수 있는 소지가 컸다. 

대유가 지난 6일 `주주가치 제고 및 주가안정, 임직원 상여`의 목적으로 25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신탁계약을 체결한 것도 명목상 주주가치 제고가 이유지만, 경영권 방어의 일환이라고도 해석할 수도 있다. 자기주식 신탁계약은 회사가 자사주를 사들이기 위해 신탁회사와 계약을 체결했다는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IB업계에서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있다. 1대주주가 2대주주의 지분을 인수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 2대주주가 1대주주 지분을 인수 또는 1, 2대 주주 지분 동시 매각 등을 점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런 상황에서 조금 더 확실한 경영권 분쟁 시그널이 나오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과 누나 조현아 전 부사장이 벌였던 남매간 지분싸움으로 주가가 고공행진을 달렸던 한진칼과 유사한 상황을 기대하는 심리가 깔려있다는 얘기다.  

익명을 요구한 M&A 전문가는 미디어SR에 "최근 대유의 상황은 가족간 경영권 분쟁 이슈로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대유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경영권 참여 의사를 밝혔던 2대주주가 최근 명예회장이 됐기 때문에 경영권 분쟁이 있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유는 지난 1977년 4월 설립된 복합비료 및 기타화학 비료 제조업체로, 1978년 `대유나르겐`을 출시해 고사 상태였던 천연기념물 103호 정이품송을 회생시키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