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택시발전법상 택시 합승서비스 금지 돼있어
‘셔클’은 실증 특례를 거쳐 서비스 도입 가능해져
마을버스 등 타 교통서비스와의 이해상충은 '숙제'

서울 은평뉴타운(은평구 진관동)에서 커뮤니티형 모빌리티 서비스 ‘셔클(Shucle)’이 시범 운영을 시작한다. 사진. 현대자동차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마을버스와 택시를 결합한 듯한 신개념 모빌리티 서비스 ‘셔클(Shucle)’이 성공적으로 시범운영을 마무리하고 정식 서비스 도입을 준비한다고 18일 KST모빌리티(이하 KSTM) 측이 밝혔다.

신개념 모빌리티 솔루션 ‘셔클’은 여러 지역을 정기적으로 오가는 이동수단인 ‘셔틀(Shuttle)’과 지역, 모임 등을 의미하는 ‘서클(Circle)’의 합성어로, 누구나 커뮤니티 내에서 편안하고 자유롭게 이동할수 있는 모빌리티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셔클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정해진 노선 없이 여러 승객에게 최적 경로의 여정을 제공하는 혁신형 라이드 풀링(Ride Pooling) 서비스다. 이용자가 반경 약 2km의 서비스 지역 내 어디서든 차량을 호출하면 11인승 대형승합차가 실시간 생성되는 최적 경로를 따라 운행한다. 택시처럼 원하는 곳에서 내리고 탈 수 있는 대신 제한된 범위 내에서 다른 사람과 함께 이용하는 커뮤니티형 서비스인 셈이다.

셔클은 지난 2월 14일부터 5월 15일까지 은평뉴타운 주민 100명을 선정해 3개월간 무료로 베타 서비스를 진행했다. 베타 서비스 기간 중 12주차인 지난 7일까지 누적 탑승객은 약 1만4500명이며, 일일 평균 탑승 인원은 323명으로 집계됐다. 선정된 주민 1명 당 3명의 가족이 함께 이용할 수 있어 최대 400명의 주민이 베타 서비스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용률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셔클 이용 경험을 묻는 설문조사 결과, 만족도도 매우 높았다. 탑승을 마친 후의 이동 경험에 대한 평가에서 97.7%가 만족한다고 응답했으며 탑승 경험에도 82%가 만족했다. 특히 △교통 불편 해소 △자차 이동 대체 등을 이용 긍정 요인으로 꼽은 만큼 생활반경 내에서 앱을 통한 이동 편의성이 만족도를 높이는 데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설문조사 결과 이용자의 30.8%가 자가용 대신 셔클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용자들은 △쾌적한 탑승 공간 △친절한 서비스 등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아 서비스 측면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셔클은 지정 좌석제로 운영돼 승객의 이용 편의성을 높였으며, 별도의 짐 수납 공간도 마련돼 있다.

베타 서비스 지역에 포함된 은평지웰뉴타운 커뮤니티 운영자는 미디어SR에 본인도 셔클 이용 경험자라며, “온라인에서보다 오프라인에서 만족스럽다는 실제 경험담이 많다”며 “동 지역 내에서도 이용자가 많은 편이라 더 편리했다”고 이용 소감을 말했다.

성공적으로 은평구에서의 베타 서비스(시범운영)를 종료하고, 셔클은 이제 데이터 분석과 추가 서비스 지역 검토를 거쳐 정식 서비스 도입 준비에 들어간다. 본 서비스는 구독형 유료 모델로, 한 달에 일정한 비용을 지불하고 횟수를 차감하는 정액제 방식을 검토 중이다.

더불어 서비스 지역도 확장한다. 셔클은 베타 서비스 데이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전국 최대 17개 지역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현재 인구가 밀집해 있지만 대중교통 인프라가 부족해 교통이 불편한 신도시·지자체와 논의를 진행 중이다.

권오상 KSTM 이사는 미디어SR에 “실제 서비스 도입 시 차량을 개조해야 하고, 지역 마을버스 등 타 교통서비스와 이해 상충 가능성이 있어 이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서울 내 다른 지역과 제주나 세종, 위례 신도시 등 지방 도시로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 이사는 이어 “10월쯤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KSTM 이행열 대표는 “셔클과 같은 수요응답형 대형승합택시는 대중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의 맞춤형 모빌리티 서비스로 교통불편을 빠르게 해소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라며 “특히 지자체 입장에서는 새로운 교통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드는 시간과 예산을 절감할 수 있고, 도심환경 측면에서는 해당 지역 거주자의 자가용 사용 빈도를 낮춰 도심 대기질 개선, 도로정체 및 주차난 해소 등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AI기술, 택시와 마을버스의 장점만 뽑아내다

현대차와 KSTM가 진행한 셔클 서비스는 인공지능(AI)기술 덕분이다.

권오상 이사는 미디어SR에 “현대차가 AI 기술인 ‘실시간 최적 경로 설정 기술’을 바탕으로 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KSTM이 운영을 맡는 방식으로 협력한다”고 말했다. 운영 및 사업 주체가 KSTM, 차량 및 솔루션 제공 업체가 현대차다.

‘실시간 최적경로 설정(AI Dynamic Routing)’ 기술은 현대차그룹 내 별도의 인공지능 전문 조직 ‘에어랩(AIR Lab, Artificial Intelligence Research lab)’이 개발한 기술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다. 택시와 다르지만 마을버스와는 유사한, ‘셔클’의 차별성을 결정하는 핵심 기술이다. 실시간 발생하는 이동 수요를 분석해 가장 적합한 경로를 찾아 주기 때문에 이용자가 원하는 곳에서 타고 내릴 수 있으며, 대기 시간과 도착 시간까지 예측이 가능하다.

현대차는 해당 기술과 함께 모바일 앱과 전체 운영 시스템을 포함한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 패키지를 구축했으며, 셔클 서비스를 시작으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업체’로서 다양한 운송사업자들을 위한 모빌리티 서비스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해 7월에는 현대차가 KSTM에 50억원의 전략 투자도 단행한 만큼 향후 양사 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한편, KSTM과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제7차 ICT 규제 샌드박스에 '수요응답 기반 커뮤니티형 대형승합택시' 프로젝트의 실증특례를 부여받았다. 현행 택시발전법상으로는 택시 합승 서비스가 금지돼 있어 ‘셔클’ 도입이 불가능할 뻔했지만 실증 특례를 거치게 되면 서비스 도입도 가능하다. 양사의 ICT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 프로젝트는 1단계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추가 적용 지역, 고객수, 차량수 등을 국토부·지자체와 협의해 2단계 실증을 추진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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