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시사만평가(jinosi@hanmail.net).

 

[미디어SR 원블리] “5·18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자격이 따로 있다면, 그것은 아직 5·18정신이 만개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일인 18일 추념사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기념식은 광주 망월동 묘역이 아닌 전남도청에서 처음 열려 더욱 의미가 새로웠다. 

민주항쟁의 끝을 상징하는 무덤이 아니라 항쟁의 시작점인 발원지 전남도청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40년'은 사실 5·18을 겪지 않은 세대가 태어나고 자라 한 가정의 부모가 되고도 남을 만큼 긴 시간이다. 

공자는 논어에서 자신의 체험이라며 이렇게 설파했다. 40살이 되면서 비로소 '불혹(不惑)'을 깨닫게 됐다고. 

불혹은 바로 세상 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는 경지를 뜻한다.

광주 민주화운동이 일어난지 오늘로 꼭 40년이 됐지만 세상은 얼마나 변하고 바뀌었을까. 

불혹은 커녕 아직도 미망과 망상 그리고 아집이 우리 사회의 중심부에서 여전히 큰소리를 치고 있지는 않은가. 

크고 작은 세상사에 휘둘려 삶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나의 삶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모른 채 하루하루를 그냥 보내고 있지는 않은가....

이번 만평은 광주 민주화운동 40주년을 한 컷에 담았다. 

"아무리 '100세 시대' 지만 40년이 지나도록 진실이 규명되지 않고 있다"는 풍자가 일단 눈에 들어온다. 

아울러 5·18 발포 명령의 배후로 당시 군부 실세였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 거론되고 있다는 의혹을 에둘러 표현했다. 

권총 위에 당당한 포즈로 서서 "난 (발포명령) 한 적 없어"라고 강조하는 그림 속 인물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그날 광주에 있지 않았던 사람들도 나름의 방식으로 함께 광주를 겪었습니다"라는 문대통령의 추념사는 특히 울림이 컸다. 

광주 민주화운동은 대한민국 역사의 한 자락이며, 40년의 시간이 흐른만큼 이제는 그 날의 진실이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 

'임을 위한 행진곡' 한 구절이 떠오른다.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진실은 감춘다고 숨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세월이 흘러가도 산천초목이 지켜보고 있지 않았던가. 

설마 하늘의 뜻을 알게 된다는 '50년' 지천명(知天命)이 되도록 진실이 은폐되지는 않겠지 하는 믿음을 되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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