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경제가 어려운데 서민 전세자금대출 줄인다" 비판에 결정 '번복'

신한은행 본사 전경. 사진. 신한은행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신한은행이 아파트를 제외한 다세대 빌라 등의 전세자금대출 신규 취급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하루 만에 철회했다.

신한은행은 전세자금대출 중 아파트 외 주택 임차인을 대상으로 하는 일부 상품의 신규 취급 중단을 계획했으나, 이를 잠정 보류한다고 12일 밝혔다.

앞서 신한은행은 올해 들어 전세자금대출이 급증함에 따라 아파트를 제외한 다세대 빌라, 단독 다가구 주택, 오피스텔, 원룸 등의 전세대출의 신규 취급을 오는 15일부터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신한은행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작년 말 대비 2조 6622억원이 늘었으며, 증가율은 13.7%다. 그중 아파트 외 주택 대상 신규 취급액 비중이 올해 1월 19%에서 4월 22%로 늘어남에 따라 신한은행은 신규 중단을 통해 가계 대출 속도를 조절할 방침이었다. 

신한은행 측은 "가계대출 증가속도를 조절하고 한정된 대출 재원을 코로나19 피해기업 지원, 소상공인 지원 등에 우선적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코로나19 사태로 가계 경제가 어려워진 상황에 서민이 주로 취급하는 아파트 외 전세자금대출부터 줄인다는 비판에 직면하자 하루 만에 결정을 번복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서민 주거안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어 계획을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면서 "따로 금융당국의 주의를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신한은행이 금리를 올리거나 심사를 강화하는 등 대출 문턱을 높여 속도를 조절하는 완만한 방법을 두고 처음부터 전면 중단의 강수를 둔 만큼 악화한 여론에 떠밀려 울며 겨자 먹기로 중단 계획을 철회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 더군다나 서민들의 수요가 많은 아파트 외 전세대출자금만 중단한다는 것은 현재 상황에 맞지 않는 성급한 판단이었다"면서 "게다가 전세자금대출은 코로나19와도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꾸준한 수요이기 때문에 서민들 입장에서는 힘든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든다는 불만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신한은행이 취급하는 전세대출 상품이 종류별로 다양하기 때문에 은행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중단 결정을 내렸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단 경위를 파악하려던 중 신한은행이 계획을 철회했기 때문에 금감원이 따로 확인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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