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년간 IPO 성적 저조…인센티브 늘려야 한다는 주문 이어져
금융위 "제도 개선은 고려 중, 하지만 제도로 혜택 본 사례도 있어"

픽사베이

[미디어SR 박세아 기자] 중소·벤처기업의 자금 조달 지원을 주도하는 중기특화증권사 3기가 출범했지만, 본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의견이 엇갈린다. 

12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키움증권, IBK투자증권, SK증권, 유진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앞으로 2년간 중소기업 특화 금융투자회사로 지정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이번에 새로 선정됐다. 

중기특화증권사는 중소·벤처기업의 자금 조달 지원 등 역할을 하는 과정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산업은행 등이 중소·벤처기업 지원 목적으로 조성하는 펀드 운용사 선정,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의 P-CBO(채권담보부증권) 발행 주관사 선정 때 우대를 받는다. 증권담보대출 및 신용대출 지원 한도와 기간, 금리 등에서도 우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중기특화증권사의 출범 목적인 중소형 증권사 육성이 제대로 달성되지 못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한다. 

본래 중기특화증권사는 대형증권사에 비해 역량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중소형 증권사를 중소·벤처기업 관련 투자은행(IB) 업무에 강점이 있는 증권사로 키우기 위한 취지로 지난 2016년 도입됐다. 하지만 도입취지에 부응하는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중기특화 제도 실행 이후에도 대형사들이 중소기업 기업공개(IPO)까지 선점하면서 중소형증권사의 성과가 좋지 않아 중기특화증권사 지정 제도의 실효성이 못미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중소기업을 유치할 인센티브가 부족하기 때문에 대형증권사를 당해낼 역량을 갖출 수 없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실적 부분에서 사실상 중기특화증권사로 지정됐다고 해서 눈에 띄게 혜택을 보는 것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금융당국이 진행하는 일인만큼 함부로 실효성을 논하기도 어렵다"고 언급했다. 결론적으로 말해 지금까지 제도로 인한 실질적 혜택을 못본 만큼 앞으로는 현행 인센티브를 조금 더 늘려야 한다는 얘기다.

실제 1~2기 중기특화증권사는 기업공개(IPO) 주관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뒀다고 볼 수는 없다. 4년간 중기특화증권사의 IPO 주관 실적이 40건에도 미치지 않는다. 한국투자증권 한곳의 IPO 실적은 같은 기간 35건으로 집계됐다. 

당장 P-CBO의 경우 정부가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발행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발행주관사를 늘릴 가능성이 있지만, IPO와 M&A 등이 대형사 위주로 추진되기 때문에 실질적인 혜택이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이와 관련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제도에서 부족한 부분은 수정과 보완을 할 계획이지만, 과도한 인센티브 요구는 정당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즉 인센티브가 주어졌다는 것 자체가 혜택이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하는 것은 증권사의 몫이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제도 도입 전후 실적에 큰 차이가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실제로 중기특화 제도를 통해 인센티브를 잘 활용한 사례도 있다"면서 "현재의 부족한 인센티브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중기특화에 선정되지 못한 증권사들이 봤을 때는 특혜 논란이 가중될 수 있어 형평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금융위는 벤처대출 업무 허용, 실적 평가 체계개선 등을 포함한 다양한 추가 지원 방안을 마련해 나갈 방침임을 밝힌 바 있지만, 이밖에 추가로 다른 인센티브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빠트리지 않았다. 

반면 없는 것보단 있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중기특화증권사로 지정된 한 증권사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뚜렷하게 효과가 있었다고 단언할 순 없지만, 전부터 IPO 주관 등에 있어 노력해 왔던 만큼, 중기특화 인센티브로 인해 실적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한편 3기 중기특화 회사 지정은 지난 4월 6일부터 16일 사이에 금융투자회사의 신청을 받아 외부 전문가 6인으로 구성된 선정위원회의 심사 및 평가를 통해 이뤄졌다. 

금융위 자료에 따르면 중기특화에 선정됐던 회사는 지난 4년간 중소·벤처기업에 대해 1조400억원의 자금 공급과 3조2200억원의 자금 조달을 지원했다. 또 중소·벤처기업 투자자를 위해 IPO, 장외거래 중개 등을 통한 1조6500억원의 자금회수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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