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채권 안전자산 분류 영향...환헤지 메리트도

이미지. 픽사베이

[미디어SR 박세아 기자] 올해 주식시장에 무려 47조원에 달하는 개인 투자자 자금이 유입된 반면 외국인은 국내 채권을 지속해서 사들이고 있어 주목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올해 들어 지난 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26조900억원, 코스닥시장에서 4조6670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무려30조7570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인 것이다. 

특히 지난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루 동안 1조700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일간 기준 역대 최대 순매수 규모를 기록하는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에 맞서 증시를 떠받드는 모습을 보여 '동학개미군단'이라는 별칭을 얻은 만큼, 기관과 함께 투자의 큰 축으로 거듭났다는 평가다. 

투자자 예탁금 역시 급증했다. 투자자 예탁금은 주식 매수를 위한 대기성 자금으로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놨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돈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코스피. 코스닥 시장의 투자자 예탁금은 44조4689억원으로 지난해 말 27조3384억원보다 62.66% 급증한 수치다. 

주식 순매수 금액과 투자자 예탁금을 합쳐 수치상 올해만 약 50조가량의 개인 자금이 주식시장에 유입됐다는 해석이다. 

외국인 주식 투자자들이 지난달에만 5조3930억원치의 주식을 순매도한 것과는 대조되는 현상이다. 외국인들은 국내 개미들과 달리 주식을 매각하고 상장채권을 지속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4월 외국인 증권투자동향`에 따르면 외국인은 4월에만 7조3830억원어치의 상장채권에 순투자했다. 지난달 상장채권 보유 규모는 140조5000억원으로 상장잔액의 7.3%를 차지해 역대 최대액을 기록했다. 

외국인 주식 규모를 살펴보면 지역별로 지난달에 유럽에서 2조1000억원, 미국 1조원, 아시아 7000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국가별로 사우디 3000억원, 중국 2000억원, 대만 1000억원 순매수했고, 케이맨제도 1조2000억원, 미국 1조원, 프랑스 1조원 순매도했다. 현재 외국인 주식 보유규모는 미국이 214조6000억원, 유럽이 147조4000억원 아시아가 64조1000억원, 중동 18조7000억원순이다. 

채권투자 동향을 자세하게 살펴보면 아시아 5조4000억원, 유럽 9000억원, 중동 9000억원 순투자했으며 보유규모는 아시아가 63조9000억원으로 유럽 46조9000억원, 미주 10조8000억원에 비해 컸다. 

종류별로는 국채와 통안채에서 각각 4조2000억원, 2조8000억원을 순투자했다. 보유잔고는 국채가 112조2000억원으로 80%를 차지했고 특수채 나머지 20%인 28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외국인의 채권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외국인이 우리나라 채권을 안전자산으로 분류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채권전략팀장은 미디어SR에 "최근에 국내증시가 빠르게 반등하는데도 외국인의 주식을 매도하고 채권에 지속해서 투자하고 있다"면서 "4월에 순매수 기준으로는 10조원 가까이 샀다"고 말했다. 2019년 1월을 제외하면 사실상 월간기준으로 2018년부터 채권을 지속적으로 매수를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강 팀장은 이어 "2016년부터 외국인 국적별 동향 공시가 나오지 않고 있지만 가장 최근 기획재정부에서 나온 보고서에 따르면 70% 정도가 자기투자자금"이라면서 "자기투자자금이 해외채권을 사는 이유는 통화 다변화를 위한 목적인데, 국가신용등급이 AA등급인 국가 중에서 한국이 10년간 금리가 제일 높아서 투자 메리트가 높다고 볼 수 있다"고 풀이했다. 

구혜영 미래에셋대우 채권담당 연구원은 미디어SR에 "외국인이 채권에 투자를 한다는 것은 금리의 방향성과 환헤지 메리트가 외국인 기준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금리가 추가적으로 낮아질 수 있는가와 환율 메리트가 있는가를 고려해봤을 때 이득이 된다고 보고 있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구 연구원은 또 "주식은 환율을 오픈하고 들어오지만, 채권은 환헤지를 통해 수익률을 고정해서 들어온다"면서 "외국인 기준에서 현재 금리가 올라가는 것보단 내려가는 쪽으로 예상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환헤지 했을 때 가격이 외국인한테 유리해 고정적인 수입 자체가 나쁘지 않은 구간으로 판단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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