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클럽, 유흥주점, 감성주점, 콜라텍 등 유흥시설 대상 '운영자제' 권고 8일 행정명령 발동
4일 만에 수도권 지역감염 확산... 9일 코로나19 확진자 18명 늘어 총 1만840명으로 집계돼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 제공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미디어SR 이승균 기자] 8~9일 연속해서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방역 당국이 위기감에 휩싸였다. 지난 6일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도 용인시 거주 29세 남성 A(66번 환자)씨의 접촉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확인된 확진자가 급격히 늘었기 때문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9일 "이태원 클럽 관련 전체 확진자 수는 서울 27명, 경기 7명, 인천 5명, 부산 1명 등 모두 40명에 이른다"며 "앞으로 추가 확진자가 더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9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 0시보다 18명 늘어 총 1만840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 18일 18명으로 10명대에 진입한 이후 22일째 단 한번도 20명을 넘지 않고 있다.

다만 9일 신규 확진자 18명 중 17명이 해외유입자가 아닌 국내에서 발생한 지역사회 감염 사례로 분류돼 비상등이 켜졌다. 더욱이 17명 중 16명은 수도권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서울 12명, 경기 3명, 인천 1명 등 수도권에서 16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나머지 1명은 부산에서 발생했다.

용인 66번 확진자가 서울 이태원 클럽을 방문하면서 다시 퍼지기 시작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앞서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지난 8일 이례적으로 신규확진자 발생사실을 긴급발표하면서 "용인 지역에서 확인된 29세 확진자의 접촉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확진환자 본인과 안양의 지인 1인 이외에, 오늘 0시 이후에 추가로 현재까지 13명의 확진자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총괄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4일 만에 수도권에서 지역사회 감염사례가 발생했다"며 "실내의 다중밀집 이용시설에서 발생한 사례로, 확진환자가 계속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당초 4월말부터 5월초로 이어졌던 '황금연휴' 이후 지역 감염자 수가 늘어날 수도 있다는 방역당국의 우려가 현실이 되는 모양새다.

특히 A씨가 방문한 이태원 클럽에서만 벌써 수십명의 집단감염이 확인되면서 안정세로 접어들던 상황이 급변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역사회 발생 사례는 보통 뚜렷한 감염원을 알 수 없어 방역이 어렵다. 

이와관련 정부는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안정세를 보이던 중에 지역사회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하자 긴급히 지자체 회의를 소집했다. 중대본은 8일 오후 수도권 지자체 긴급회의를 열어 현 상황을 공유하고 행정명령 등의 조치가 필요한지 검토했다.

중대본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관련 상황 통제를 위해 공동 대응하고 있다"며 "용인 확진자를 중심으로 방역 대응을 더욱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8일 오후 8시부터 한달간 전국 유흥시설에 대해 운영을 자제토록 행정명령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방역당국은 이날 오후 17개 시도와 영상회의 후 이같이 결론을 내린 뒤 "지자체와 단속 실효성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17개 시도, 행정안전부, 식품의약품안전처 간 영상회의를 마친 뒤 "전국 클럽, 유흥주점, 감성주점, 콜라텍 등 유흥시설에 운영자제를 권고하는 행정명령을 8일 오후 8시 발동해 한달간 시행한다"고 밝혔다. 다만 유흥시설 운영을 강제 중단시키는 게 아니라 '자제'를 권고하는 수준이어서 어느 정도 실효성이 있을지 미지수라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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