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2차 가스 누출은 없어"..."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주민 대피 요청한 것"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 현지 상황. 사진. BBC 유튜브 캡처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지난 7일 인도 동남부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에서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해 인근 주민 최소 11명이 숨지고 5000명가량이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당국은 현재 구조대와 경찰을 파견해 조사 중이며 공장 인근 마을 주민에게는 대피령도 내린 상태이며, 인도 산업부 장관 메카파티 고담 레디(Mekapati Goutham Reddy)는 LG화학 측에 사고의 경위와 책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LG화학은 “탱크 내 온도 상승 우려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에 주민 대피를 요청했으며, 2차 유출의 우려는 없는 상태”라고 해명했으며 현재 가스가 유출된 탱크에는 용수를 투입한 상태다.

사고가 발생한 해당 공장은 인도 동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의 산업항만도시인 비사카파트남에서 14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화장품 용기와 장난감 등에 쓰이는 폴리스티렌을 생산한다.

현지 경찰은 해당 공장 내 5000톤 규모 탱크 2곳에서 가스가 누출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공장에서 생산하는 폴리스티렌은 스티렌이 주원료다.

스티렌이 불에 타면서 가스가 누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스티렌은 쉽게 불에 타는, 인화성이 강한 물질로 알려졌다.

AFP는 경찰을 인용해 “누출 의심 탱크 2대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봉쇄령 때문에 3월 말부터 방치됐고, 방치된 탱크 안의 가스가 화학반응을 일으키면서 열이 발생해 사고가 일어났다”고 전했다.

사고가 주민이 잠든 새벽 3시경에 발생했으며, 공장 반경 마을 3km 지역까지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LG화학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당시 코로나19로 인해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였지만 최소 안전 관리 인력이 공장 내 근무 중이었으며 야간 교대 작업반에 의해 사고 신고가 접수됐다”며 “현재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한 상태며 현지 인도 법인에도 대책반을 운영해 긴밀히 대응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사고 발생 후 현지 언론과 AFP, 로이터 등 통신사의 보도에 따르면 인근 주민들은 유출 사고로 의식을 잃고 길에 누워 있는 등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NDTV 등 현지언론은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도 포함됐다고 전했으며,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주민 5000명 이상이 두통 및 호흡 곤란, 구역질 등의 증상을 느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환경부 산하 화학물질안전원 사고총괄훈련과 황승율 총괄은 미디어SR에 “스티렌 가스는 유해 화학물질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독성 덜한 편으로 추후 암이나 기타 심각한 질환 등이 우려되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노출 시간과 유출된 화학 물질의 농도에 따라 피해 정도가 차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유출 범위가 워낙 광범위하고 사망자까지 발생한 상태라 피해 규모나 사고 경위, 책임 여부 등을 규명하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AFP는 이번 누출 사고에 대해 1984년 인도 중부 도시 보팔의 농약 공장에서 가스가 누출된 사고를 언급하며 역사상 최악의 산업 재해 중 하나와 비교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사고가 발생한 LG폴리머스 공장은 LG화학이 현지 공장을 인수해 1997년부터 LG 폴리머스란 이름으로 운영해온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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