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인 공익위원회 설치 여전히 답보상태
여전히 이중화된 규제 속에서 공익법인 활동 지속될 것으로 예상
2020년은 코로나19가 세계적 화두…새로운 평가 잣대로 활용돼

픽사베이

[미디어SR 박세아 기자] 공익위원회 설치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지도 1년 반이 훌쩍 지났다. 시민 공익위원회 설치 논의는 최순실 국정농단당시 미르·K스포츠 재단이 이용됐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오히려 존재 필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공익법인을 관리하고 감독하는 일원화된 기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면서 공익위원회 논의가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이는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한때 잠시나마 관련 시민단체와 종사자들에게 화두가 되기도 했다. 

미디어SR도 그간 공익위원회 설치에 관심을 두고 올해 공익법인 경향이 어떻게 될지 논의를 거듭해왔다. 공익법인의 본래 사업 영역은 단기간에 법인 설립자의 의도와 그동안 진행 사업의 성격 등에 의해 쉽게 바꿀수는 없다.

하지만 기존 보건복지부 등 여러 부처별로 나뉜 공익법인 주무관청을 공익위원회로 일원화하면 사업의 투명성과 공익성 등에서 종전보다는 더욱 세밀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기존 세금은 국세청과 기재부에 보고하고, 기부금 등록과 같은 사안은 행정안전부에 보고하는 등 부처별로 나뉜 행정이 하나로 통합돼 관리감독 수준이 예전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때 학계와 법조계 등에서는 공익위원회 설치와 관련해 토론회가 여러차례 개최되는 등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공익위원회 설치 건은 아직도 답보상태인 것으로 관측된다. 김진우 한국외국어대학교 로스쿨 교수는 미디어SR에 공익위원회 진행 상황과 관련 "계속 고민하고는 있지만, 발족과 관련해 이렇다 할 적극적인 움직임은 없다"면서 "관련 의원실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들에 대해 지적했지만, 공식적인 답변을 못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긴 해도 임기 내 통과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2018년 3월부터 7월까지 '공익 법인 총괄 기구 설치에 관한 TF' 위원으로 참여한 경험이 있다.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2017년 8월 처음으로 대표 발의했던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도 미디어SR이 시간을 두고 진행상황을 여러번 물었지만 아직 특별히 진전된 것은 없고 상임위원회에서 논의 중이라고 말을 전해왔다. 공익위원회 관련 법안 발의부터 통과, 그리고 설치까지는 되더라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짐작을 가능케 한다. 

따라서 2020년 공익법인의 공익성과 투명성 부분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비슷한 기준에서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디어SR은 지배구조와 공익성 그리고 투명성에 초점을 맞춰 평가를 진행했다. 지배구조를 평가하기 위해 이사회 공개 여부, 이사회 구성, 특수관계인 주식 보유 여부 등을 살펴봤다. 공익성과 투명성을 위해 한해 동안 공익법인의 공익사업 지출내용과 사업 영역, 공시의 세밀함, 기부금 출처 등을 살폈다. 

여기에 더해 올해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재난상황이 지난 2월 말부터 시작해 아직 3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고, 아직 백신과 이렇다 할 치료약이 없기 때문에 코로나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올해는 최소 상반기까지 공익법인들의 코로나19 관련 사업 지출내역이 새로운 평가의 잣대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밀알복지재단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긴급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대구·경북지역 장애아동 가정을 우선으로 취약계층과 의료진 등 3만여 곳에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이 담긴 `힘내요 키트`를 전달했다. 또 코로나19 확산으로 위기에 처한 해외 빈곤지역을 향한 관심과 응원을 독려하는 #NeedsYour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밀알복지재단의 한 관계자는 "재단 특성에 맞게 코로나19와 관련해서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진행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다른 재단도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 맞닥뜨리면서 그동안 역점을 두었던 재단 사업의 성격과 연관지어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관계자는 또 "온·오프라인을 통해 진행된 캠페인으로부터 모금된 성금은 모두 공시에 성실히 반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월드비전도 코로나19 관련 국내 긴급 구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월드비전은 취약계층 가정과 아동을 위한 호흡기 질환 예방 키트 및 긴급 지원금 물품을 전국 20개 지역본부를 통해 전달하고 있다. 특별히 대구지역 결식 위험에 노출되어있는 아동 지원과 대구지역 의료진 및 의료인력에도 방호복을 지원하는 것도 캠페인의 일환이다. 

월드비전의 한 관계자는 "우선 6월말까지 코로나19 관련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팬데믹인 만큼 해외사업에 중점을 둘 예정"이라고 진행 상황을 전했다. 

세이브더칠드런도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위기가정 지원 후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긴급구호기금을 조성해 국내외 아동들의 의료, 보건, 생계, 교육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처럼 코로나19 관련사업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추진하는지 여부와 모금구조 및 사업추진액 등을 공시에 어떻게 반영하는지가 공익법인의 새로운 평가 기준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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