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4세에 경영권 안물려주겠다"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 반성도
대국민 사과 통해 "준법감시위원회 지속적으로 독립 운영"...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 만들겠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이승균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자식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며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오후 승계 과정과 관련한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은 앞서 삼성준법감시위원회가 “총수 일가의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준법 의무 위반 행위가 있었던 점에 대해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대국민 반성·사과하라”는 권고를 한 것과 관련, 이날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이 부회장은 첫 마디에서 "오늘의 삼성은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성장했다"면서도 "그 과정에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이 부회장은 이어 "국민께 오히려 실망을 안겨드리고 심려를 끼쳐드리기도 했다"면서 "법과 윤리를 엄격하게 준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90도로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 

이 부회장은 "기술과 제품은 일류라는 찬사를 듣고 있지만 삼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여전히 따가운 것은 저의 잘못"이라고 언급하면서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선언했다.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사과와 함께 삼성을 둘러싼 환경 변화에 절박한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시장의 룰은 급변하고 있다"면서 "삼성전자는 기업의 규모로  보나 IT기업의 특성으로 보나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춘 최고 수준의 경영만이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것이 제가 갖고 있는 절박한 위기 의식"이라며 "삼성은 앞으로도 성별과 학벌, 나아가 국적을 불문하고 훌륭한 인재를 모셔와야 하며 그것이 저에게 부여된 책임이자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이 부회장은 노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삼성의 노사 문화는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전제하고 "최근에는 삼성 애버랜드와 삼성전자서비스 건으로 많은 임직원들이 재판을 받고 있어 책임을 통감하며, 그 동안 삼성의 노조 문제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이 부회장은 또한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노사 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노사의 화합과 상생을 도모하겠다"면서 "그래서 건전한 노사 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시민사회 소통에 적극 나서면서도 독립적인 기구로 지속해서 운영하기로 했다. 이 부회장은 "준법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가치이며 준법이 삼성의 문화로 확고하게 뿌리 내리도록 하겠다"면서 "저와 관련한 재판이 끝나더라도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독립적인 위치에서 계속 활동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부회장은 끝으로 "삼성의 오늘은 과거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미래였다"면서 "임직원 모두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고 많은 국민들의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만큼 대한민국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며 사과문 발표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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