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시사만평가(jinosi@hanmail.net).

[미디어SR 원블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죽었다가 다시 부활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보다 인포데믹이 더 무섭다는 말이 널리 퍼지고 있다.

인포데믹(Infordemic)은 직역하면 정보전염병이란 말로, '정보'를 뜻하는 'Information'과 '유행병'을 뜻하는 'epidemic'의 합성어다.  잘못된 진단과 전망이 마치 고급정보인양 전염병처럼 급속히 퍼져 오히려 혼란을 초래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김정은 위원장은 약 3주간 잠행하며 언론에 등장하지 않다가 5월들어 지난 1일 공개행보를 통해 20일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와중에 김정은의 건강이상설이 여러 차례 각색과 포장을 통해 버전을 바꿔가며 퍼져 나갔다.

아울러 김 위원장의 행방까지 묘연해지자 각종 설이 지구촌에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달 21일 CNN이 건강이상설을 보도한 이후 위중설, 코로나19 감염설에 이어 사망설까지 그야말로 북한 최고 지도자에 관한 뉴스가 아무런 근거도 없이 확대, 재생산 되며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이번 만평은 인포데믹이 팬데믹 보다 무섭다는 것을 묘사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신변이상설이 코로나19와 관련이 있다는 점을 은연중 보여주기 위해 코로나19가 근접하지 못하도록 차단막을 친 모습이 눈에 띈다. 아울러 건강이상설과 사망설 등 각종 설이 나돌자 김정은 위원장이 공식 석상에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 주민들이 "진짜 김정은 위원장 맞나"하고 의문을 표시하는 모습을 희화화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21대 총선에서 국회의원 배지를 달게 된 미래통합당의 태영호, 지성호 두 당선인은 거짓말을 퍼뜨린 죄로 여론의 뭇매를 맞는 등 곤욕을 치러야만 했다. 

결국 두 당선인 모두 건강이상설과 사망설 등 잘못된 정보를 퍼뜨린데 대해 머리를 조아리며 대국민 사과를 해야만 했다.

하지만 김정은 신변 이상설에 대한 후폭풍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청와대 상황실장 출신으로 이번에 여의도에 입성하게 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은 태-지 두 당선인이 외통위, 국방위, 정보위 등 대북관련 상임위에 배정되어서는 안된다는 '대북 상임위 배정 불가론'을 펴서 새로운 논란의 불씨를 지피기도 했다. 

팬데믹과 인포데믹은 닮은 꼴이지만 확실한 차이가 있다. 팬데믹은 결국은 진정되고 잡힌다. 하지만 인포데믹은 진상이 확실히 밝혀지기 전까지 계속 퍼진다는 점이 다르다.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방역으로 전환된 첫날인 6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단 2명에 그쳤다. 게다가 두명 모두 해외유입 케이스다. 국내에서는 사흘 연속 지역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국내에서는 전 국민적 사회적 거리두기 참여와 방역에 대한 혼신의 노력으로 팬데믹을 서서히 제압해가고 있다. 팬데믹과 마찬가지로 인포데믹이 퍼지려 할 때도 보다 강력한 제재수단이 필요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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