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신한금융그룹, KB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사진. 각 사 제공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코로나19 여파에도 금융지주사들은 1분기 실적과 관련, 당기순이익 측면에서는 선방했으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는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하나·우리 4대 금융지주 순이자마진(NIM) 평균은 1.74%로, 전년 동기(1.91%)와 비교해 0.17%포인트 하락했다.

그룹에서 이익 창출력이 가장 큰 은행들의 1분기 NIM도 일제히 떨어졌다. 신한은행은 전년 동기 1.61%에서 1.41%로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은 1.71%에서 1.56%, 하나은행은 1.55%에서 1.39%, 우리은행은 1.52%에서 1.38%로 각각 하락했다. 

NIM은 은행 등 금융 기관이 자산을 운용해 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뺀 나머지를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로, 금융기관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순이자마진이 높은 은행일수록 수익성이 좋다고 평가된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7월부터 세 차례나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은행 NIM 하락은 예고된 일이었다. 시장 금리 하락으로 예금 금리는 물론 은행 대출 금리도 하락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0.50%포인트 '빅 컷'을 단행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제로 금리' 시대가 도래했다. 

시장에서는 한은 기준금리 빅 컷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분기에는 NIM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4대 금융지주 1분기 수익성 지표. 편집. 김사민 기자

또한 기업의 이익창출력을 판단할 수 있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전반적으로 허약한 모습을 보였다. 

올 1분기 ROA가 가장 높은 금융지주사는 신한금융지주로, 전년 동기(0.80%) 대비 0.13%포인트 하락한 0.68%를 기록했다. 그다음으로는 하나금융지주(0.58%→0.63%), 우리금융지주(0.71%→0.61%), KB금융지주(0.66%→0.56%) 순이었다. 하나금융지주를 제외한 모든 금융지주 ROA가 전년 동기 대비 0.1%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ROA는 금융기관의 당기순이익을 총자산으로 나누어 산출한다. 특정 금융기관이 총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다. ROA의 하락은 자산은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감소했거나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낮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1분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신한금융지주(9.75%), 우리금융지주(9.57%), 하나금융지주(9.38%), KB금융지주(8.66%) 순으로 높았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1.04%포인트 상승한 하나금융지주를 제외하고 신한금융지주 0.86%포인트, KB금융지주 0.27%포인트, 우리금융지주는 2.52%포인트 하락했다.

ROE는 주주가 가진 지분에 대한 이익의 창출 정도를 나타내는데, 기업 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뒤 100을 곱해 산출한다. 즉, ROE가 10%라는 얘기는 주주가 1억원을 투자해 1000만원의 이익을 냈다는 의미다.  

ROE가 높은 기업은 자본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이익을 많이 낸 것으로 간주한다. 주로 주가도 높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어 투자자들의 중요한 투자지표로 활용된다. ROE가 시중금리보다 높아야 해당 기업에 투자하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

한편 4대 금융지주 1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2조8371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8788억원)와 비교해 1.4%(417억원) 감소했으나 시장 전망치는 상회했다. 코로나19 여파가 1분기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지주사별로 보면 신한금융지주(9324억원), KB금융지주(7295억원), 하나금융지주(6570억원), 우리금융지주(5182억원) 순이다. 

신한금융지주는 당기순이익뿐 아니라 NIM, ROA, ROE 모두 1등을 차지해 리딩금융그룹의 견조함을 증명했다. 그러나 KB금융지주는 당기순이익으로는 2인자를 지켰으나 ROA·ROE 등 수익성 지표에서는 4대 금융지주 중 부진한 실적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SR에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유가증권 및 파생상품-외환관련 손실 등 기타 영업손익 부진으로 전년대비 ROE가 소폭 하락했다"면서 "하지만 경상적 이익 체력은 견실히 유지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저성장-저금리 기조에 대응해 이익 창출력을 관리하기 위해 수익기반 다변화 및 비용효율성 개선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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