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걷고 있다. 사진. 구혜정 기자

코로나19가 지난해 12월 원인 미상의 폐렴으로 세계보건기구에 보고된 지 4개월 만에 전세계적으로 300만명이 감염되고 20만명 이상이 숨졌다. 동시에 코로나19는 감염되지 않은 수많은 사람들의 일상을 확 바꿔놓고 있다.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삶의 질 저하다.

# 코로나19 정신 건강을 악화하다.

미국 여론조사 기관 갤럽이 지난 14일 발표한 설문조사 자료에 따르면 미국인의 행복 지수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하루 중 즐거움을 느끼는 미국인의 비율은 지난 200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61%대로 추락했다. 지난 10월과 비교해 무려 20% 포인트 낮게 집계됐다.

반면, 걱정과 스트레스 감정을 호소하는 응답자는 지난해 1월과 비교해 각각 59%(23%↑), 60%(16%) 늘어났다.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5일까지 미국 50개 주 성인 8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

미국 갤럽은 "일상 속 스트레스와 걱정이 전례 없는 규모로 급증했다"며 "2008년 리만 브라더스 은행이 파산한 사건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삶의 만족도 저하는 모든 연령대에서 비슷한 감소 경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삶의 질 저하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현상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행복론 강의로 잘 알려진 로리 산토스 예일대 심리학과 교수는 최근 세계경제포럼과의 인터뷰에서 "행복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사회적"이라며 "코로나19 시대에 사회적 거리두기는 우리가 지인들과 어울리는 것을 어렵게 하고 있고, 이는 행복도 저하로 연결 된다"고 설명했다.

산토스 교수는 "페이스타임, 줌과 같은 기술을 활용해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어울리는 행동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러한 단순하지만 강력한 행복에 대한 통찰력은 개인을 넘어 회사와 정책 당국과도 관련이 있다"며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월 영국 킹스컬리지 사만다 박사가 국제 학술지 란셋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자가 격리자 등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영향을 더욱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모와 아이들이 분리 격리되는 경우 정신 건강은 더욱 가파르게 악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산토스 교수는 정부 당국이 단순히 격리자들에게 집에 머물라고 지시할 것이 아니라 보건과 복지 관점에서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 행복과 맞바꾼 푸른 하늘

2020 년 3 월 25 일, 인도 정부는 COVID-19 질병의 확산을 줄이기 위해 13 억 명 이상의 시민의 이동을 금지했다. 사진은 이동 금지 명령 이전과 이후의 이산화질소 배출량 항공 사진. 제공 : 유럽 우주국

 

코로나19로 삶의 질은 저하되었으나 환경 분야는 뜻밖의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일시적 또는 부분적 업무 중지로 다수 공장이 문을 닫고 자동차 등 운송수단 운행이 줄면서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전세계 곳곳에서 기후 환경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의 후베이성을 포함한 일부 도시에서는 대기 오염물질과 이산화탄소 배출 수준이 현저하게 낮아지고 있다. 지난달 후베이성은 대기 질 좋은 평균 일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1% 증가했다.

환경학자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사람들이 집 밖을 나서지 않고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인 산업 활동과 항공 이용 등이 줄어들어 나타난 현상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현상은 일시적으로, 자칫 기후변화 대응 수준이 느슨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스웨덴 룬드 대학교 지속가능성 연구소 킴벌리 니콜라스 연구원은 "운송 수단이 탄소 발자국의 대부분을 차지 하므로 사람들이 장거리 여행을 준비하는 등 예전 습관으로 돌아오면 이러한 배출은 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시적 환경 개선에 주목할 것이 아니라 투자적 관점에서 조망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한국위원회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역사적으로 질병의 확산은 산업 시대에 이산화 탄소 배출량을 감소 시켜 왔다"며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전체 배출량은 1.3% 내외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많은 사람들이 지금 현재 금융 시장의 어려움을 보고 있다"고 전제하고 "청정 에너지, 친환경 에너지와 같은 분야에 대한  투자를 자극하고 정부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수요 회복 이후 다시 증가하는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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