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시사만평가(jinosi@hanmail.net).

[미디어SR 원블리] 오늘은 4.27 남북정상회담 2주년이 되는 날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년전 이날 역사적인 판문점 회담을 통해 남북대화와 화해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활짝 열것임을 지구촌에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이날 문 대통령의 카운터파트인 김정은 위원장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五里霧中)이다. 김 위원장이 보름이상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정보당국과 언론 등이 다채로운 그림을 그려내면서 '퍼즐 맞추기'에 돌입했다.

이들은 여러 익명의 소식통과 전문가들을 앞세우며 '건강이상설' '코로나19 감염 대피설' '중국 의료진 방북설' '뇌사설' 등을 제기하며 북한의 공식반응을 압박했다. 주말에는 아예 '사망설'을 버젓이 보도한 가짜뉴스까지 등장했다. 

위의 만평은 오리탕을 먹으며 '오리무중' 상태인 김정은 위원장의 행방을 찾기 위해 노심초사하는 정보당국과 언론의 고충을 한 컷에 담았다. 

아래 만평 역시 북한의 내부 속사정을 알기 어렵다는 것을 '며느리도 모른다'는 표현으로 압축했다. 며칠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도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상황에 대해 "모른다"고 공식적으로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현재로서는 김정은 위원장을 둘러싼 모든 설들이 그야말로 팩트가 아닌 설(說)에 그칠 공산이 높아 보인다. 북한은 27일 김 위원장이 “원산 갈마 해안관광지구 건설을 지원한 일군(일꾼)들과 근로자들에게 감사를 보냈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하지만 관련 사진이나 동영상 또는 육성 등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김정은 부재설까지 나도는 와중에도 우리 정부는 꿋꿋하게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통일부와 국토교통부는 이날 고성 제진역 일원에서 동해북부선 추진 기념식을 갖고 판문점 정상회담 2주년의 의미를 살려내려 안간힘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동해북부선은 강릉~제진 간 110㎞의 철도를 연결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북한을 경유해 1만1000㎞ 유라시아 대륙 철도로 향한다는 원대한 꿈을 품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면서 '현실적인 제약 속에서 할 수 있는 일' 가운데 우선 과제로 남북 간 '코로나19 협력'을 꼽아 눈길을 모았다. 김정은 위원장의 경호팀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중국의료진의 대거 방북설까지 나도는 마당이니 절묘한 타이밍이 아닐 수 없다.

모두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좋은 아이디어로 보인다. 다만 메아리없는 외손뼉에 그칠까 우려된다. '외손뼉은 울릴 수 없다'는 사자성어 고장난명(孤掌難鳴)과 '탱고를 추려면 둘이 필요하다'는 영어 속담(It takes two to tango.)이 동시에 떠오르는 4.27 판문점 정상회담 2주년 기념일이다. 

김진호 시사만평가(jinos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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