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19일 고양시 한 주요소에선 휘발유가 리터당 1,197원에 판매됐다. 하지만 1년반 전만 해도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000원이 넘었다. 사진은 2018년 10월 서울 여의도 한 직영 주유소 전광판.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박세아 기자] 국제유가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요 위축 우려를 넘지 못하고 2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0일(한국시간 기준) 오전 한때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물 가격은 약세를 이어가다 장중 한때 배럴당 15달러를 밑돌아 14.47달러까지 하락했다. 6월 인도분 WTI 선물 가격도 5.1% 하락해 23.75달러에 거래됐다. 

이처럼 유가가 떨어진 것은 1999년 3월 이후 21년만에 처음이다. 이는 최근 사우디와 러시아 간 석유 전쟁이 끝났음에도 감산 규모의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줄곧 5월 선물계약 만료를 하루 앞두고 1000만 배럴 감산이라는 OPEC+(석유수출국기구 회원국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의 결정이 코로나19로 인해 급감한 석유 수요를 상쇄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었다. 이 마저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끈 일시적 상황이라는 점과 코로나19로 인해 감소한 수요량 예상치가 2500만배럴에서 3000만 배럴에 이른다는 점이 유가 하락을 견인하고 있다. 

유가가 낮아지면서 셰일 채굴 비용이 유가보다 비싼 상황에서 셰일가스업계의 줄도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 문제는 셰일가스업계의 도산이 해당 업계에만 한정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셰일과 같은 에너지 업체의 위기는 금융권으로도 충분히 옮겨갈 수 있다는 얘기다.  

싱가포르의 에너지정보업체 반다인사이트는 "최근 원유 감산 합의는 일시적 효과였다"면서 "유가가 현 수준을 맴돌거나 더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심수빈 키움증권 투자전략 연구원은 미디어SR에 "지난주 금요일에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감소했다는 경제지표 발표가 있었다"면서 "이것이 원유 수요 감소 우려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사우디 아람코가 OPEC+감산합의를 충실하게 이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면서 "하지만 2분기 원유 수요가 전례없는 수준으로 감소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과잉공급 우려가 해소되지 못해 이것이 유가 하방 압박 요인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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