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영 디자인 기자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허인 

KB국민은행장. 허 행장은 장기신용은행 출신으로, 2004년 KB국민은행과 장기신용은행의 합병으로 KB맨이 됐다. 국민은행에서 경영기획그룹 전무, 영업그룹 부행장을 거쳐 2017년 은행장에 올랐다. 2년 임기를 채우고 지난해 말 1년 연임에 성공해 오는 11월 20일까지 1년 더 국민은행을 이끌게 됐다. 

장기신용은행 출신들은 허인 행장에 대해 미디어SR에 "합리적이고 신중한 성격으로 굉장히 겸손한 스타일"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함께 일한 동료 중 허인 행장을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는 얘기다. 이같은 평판을 바탕으로 허 행장은 지난 1998년 장기신용은행이 국민은행과 합병할 당시 노조위원장에 추대된 바 있다. 허 행장은 노조위원장 출신이 은행장에 오른 최초 사례다. 장기신용은행 한 퇴직자는 허인 행장이 짧은 기간 노조위원장을 맡았지만 민주노총 등 상위단체가 없는 상황에서 경영진과 합리적인 대화를 하는 성향이 강했다고 회고했다.  허 행장은 지난해 1월 단행된 19년 만의 국민은행 총파업때 노조위원장의 경험을 살려 원만히 파업을 잘 해결했다는 평도 듣는다.

한편 허 행장은 은행장과 KB금융지주 디지털혁신부문장을 겸직할 만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주력하고 있다. 연임에 성공한 후 개인고객그룹, WM그룹, 디지털금융그룹, IT그룹 부행장직을 신설하는 등 전문성 있는 젊은 인재 중심으로 임원진 절반 이상을 교체하는 추진력을 선보였다. 특히 금융권 최초로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MVNO(알뜰폰) 사업에 진출하는 등 디지털 부문에서 굵직한 성과를 거뒀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2014년부터 3년간 국민은행장과 KB금융지주회장을 겸임하다 2017년 연임이 확정되면서 행장직을 분리했다. 윤종규 회장은 2014년 11월 취임 후 실시한 첫 인사에서 허 행장을 경영기획그룹 전무 겸 국민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발탁하는 등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윤 회장은 KB금융지주 계열사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있어 허 행장 연임에 든든한 지원군이 되기도 했다.

겸직으로 임기를 시작한 윤 회장의 첫 분리경영인데도 업무의 합이 좋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윤 회장과 허 행장은 조화로운 업무 분담을 통해 그룹을 잘 이끌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허 행장은 KB사태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윤 회장의 경영철학을 따르겠다는 입장을 확실히 하면서 윤 회장과 호흡을 맞춰가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평이다. 

윤 회장은 지난해 말 그룹 협업 시너지 제고를 위해 사업부문 중심 운영체계를 강화해 허인 행장을 디지털혁신부문장으로 겸직시켰다. 올해 경영 목표로 '고객 중심의 디지털 혁신'을 강조하면서 디지털 전환이라는 큰 틀 아래 허 행장과 손발을 맞춰나가고 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 허인 행장과 동갑인 1961년생으로 금융권 세대교체를 꾀하는 젊은 CEO 군단 중 한 명이다. 기업은행 출신으로 1986년부터 신한은행에 몸담아 오사카지점 지점장, 신한은행 일본법인인 SBJ은행 사장 등을 거친 일본통이다. 허인 행장과는 은행권 1, 2위를 다투는 숙명의 경쟁자로 맞붙게 됐다. 지난해 그룹 실적으로는 신한금융지주가 우세했지만, 은행 당기순익으로는 국민은행이 신한은행을 1100억원가량 앞서면서 리딩뱅크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허 행장과 마찬가지로 올해 주요 경영 목표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삼고 디지털 역량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디지털분야의 핵심 기술을 각 계열사 CEO가 맡아 직접 관리하는 '디지털 후견인' 제도를 도입,  진옥동 행장이 AI(인공지능) 분야를 담당토록 했다.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진 행장은 초저금리 시대에 라임 사태, 코로나19까지 겹쳐 어려워진 업황 속에서 남은 2~4분기 동안 KB를 앞질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조 위원장.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 출신으로, 지난해 1월 19년 만의 국민은행 파업을 이끈 핵심 인물이다. KB국민은행 노조는 금융권 노조 중에서도 대표적인 강성 노조로 꼽힌다. 허 행장이 지난 2017년 은행장 당선 후 가장 먼저 여의도 본점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던 박홍배 위원장을 찾았을 정도다. 

총파업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금융권 전반에 강성 이미지를 심으며 노동계에 화려하게 데뷔한 박홍배 위원장은 그 기세를 몰아 지난해 말 금융노조위원장까지 올랐다. 금융노조위원장은 은행 등 10만여 명의 전국 노조원을 이끄는 자리인 만큼 그 권력과 영향력이 막강하다. 금융산업 특성상 공공성을 띠고 있어 정부와 정책적인 협력을 이뤄야 하므로 정치적인 영향력도 크다. 강경파 박 위원장의 당선으로 국민은행은 물론 금융권 전반이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박 위원장은 직무성과급제 도입 저지, KPI제도 개선을 통한 과당경쟁 중단, 여성과 저임금직군 임금차별 해소 및 처우개선 등을 임기 내 공약으로 내세웠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과제인 금융권 노동이사제와 관련해서도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동환 

KB국민은행 디지털금융그룹 부행장으로, 그룹 내 디지털 혁신 전문가다. KB금융지주 디지털혁신총괄(CDIO) 전무를 겸직하고 있다. 허 행장이 강조하는 디지털 전환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선봉장이다. 허 행장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 및 경영진 인사를 단행하면서 디지털금융그룹을 신설하고 한동환 KB금융 전무를 부행장으로 승진시켰다. 허 행장의 임기 내 중요 성과인 모바일 뱅킹 앱 'KB스타뱅킹', MVNO 서비스 'Liiv M(리브 모바일)' 등은 모두 한 부행장의 손을 거친 작품이다.

허 행장이 올해 주요 경영 전략으로 '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디지털 혁신 성과 창출'을 꼽은 만큼 이우열 IT그룹 부행장과 함께 디지털 동력의 양 날개로서 허 행장의 경영에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관측된다.

김기환 

KB금융지주 재무총괄(CFO) 부사장. 허인 행장과 함께 KB에 몇 명 남지 않은 장기신용은행 출신 임원이다. KB금융지주 리스크관리총괄(CRO)을 거친 뒤 지난 2018년부터 재무총괄을 맡고 있다. 허인 행장과는 서울대학교 동문이기도 하다.

김기환 부사장은 KB금융그룹 실적 컨퍼런스 콜 때마다 메인 발표자로 등장하는 것으로 익숙하다. 윤종규 회장이 해외 투자설명회(IR)를 다닐 때 늘 동행할 정도로 신임하는 인물이다. 윤종규 회장과 허인 행장 모두 CFO를 거쳤다는 점에서 김기환 부사장이 현재 KB금융내에서 얼마나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는지 보여준다. 

Liiv M(리브 모바일)

허인 행장이 디지털 전환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금융권 최초로 금융과 통신을 융합해 출시한 MVNO 서비스다. 지난해 4월 금융당국의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면서 12월 정식 오픈했다. 이동 통신망 사업은 은행 고유 업무와 관련이 없어 은행법상 부수 업무로 인정받으려면 특례가 필요하다. 하지만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국민은행이 한시적으로 통신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리브 모바일은 스마트폰 유심(USIM)칩에 KB모바일 인증서를 탑재해 핸드폰 개통만으로 국민은행 모바일 뱅킹 앱이 자동 설치되면서 복잡한 절차 없이 금융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은행이 통신업을 영위하는 최초 사례'라는 타이틀이 더해져 허인 행장의 임기 내 대표적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국민은행은 단순 통신 서비스 제공뿐 아니라 향후 통신 데이터를 이용한 신용평가모델 개발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로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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