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권민수 기자. 사진. 픽사베이

[미디어SR 권민수 기자] 세계 최초 5G서비스가 시작된 지 약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5G의 확장·활용 속도는 지지부진한 편이다. 

5G 스마트폰을 통해 5G를 경험한 소비자들은 많은 실망감을 드러내기 일쑤다. 소비자들은 빠른 속도를 기대했지만 연결이 끊기는 등 일부 문제가 자꾸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LTE로 전환하는 이용자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효용성도 없는데 비싼 5G보다 차라리 요금이라도 저렴한 LTE로 갈아타는 게 낫다"라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통신사들은 5G를 '초고속'이라 홍보하지만 막상 '초고속'을 느끼는 이용자는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왜 이런 문제가 일어났을까?

4G보다 20배 빠른 '초고주파' 활용해야

2018년 6월 한국은 주파수 경매를 통해 6㎓ 이하 주파수 대역인 3.5GHz 대역과 밀리미터파 대역인 28GHz 대역을 모두 할당받았다. 3GHz~6GHz은 미들밴드라 불리며 Sub-6로 표기한다. 28GHz의 고주파 대역은 하이밴드, 즉 밀리미터파(mmWave)로 불린다.

5G는 6㎓ 이하 주파수 대역과 초고주파인 밀리미터파 대역을 동시 활용하는 것이 주요 특징이다. 하지만 국내 5G 서비스는 Sub-6의 3.5GHz 주파수를 활용하고 있다. 3.5GHz 대역 주파수는 전파도달 범위가 넓어 하나의 기지국이 넓은 커버리지(도달 가능 거리)를 담당하기 때문에 5G를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

그러나 속도 측면에서는 28GHz 고주파 대역을 따라잡을 수 없다. 고주파는 파동이 멀리 전송되지 않고 장애물에 쉽게 막혀 커버리지가 좁다는 문제가 있지만, 단점을 상쇄할 만큼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초고주파인 밀리미터파 대역은 5G 대비 20배 이상 빠른 속도를 지원한다. 통신 리서치 기관 시그널리서치그룹(SRG)에 따르면, 밀리미터파는 6㎓ 이하 주파수 대역 대비 약 47% 빠르다.

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고주파수는 초고속, 초저지연, 초고용량이라는 키워드로 집약할 수 있을 만큼 단점을 훨씬 상회하는 장점을 두루 갖췄다"며 "이에 고주파수는 5G를 견인하는 새로운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5G 산업 강화하려면?...초고주파 확대 필요

5G를 활용할 수 있는 산업은 무궁무진하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자율주행차, 클라우드 등 IT 산업은 물론 제조업, 의료업, 관광업, 물류 유통 등 통신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활용할 수 있다.

5G 협동 로봇을 홍보하는 KT의 5G 광고. 사진. KT

산업에 적용되는 5G는 데이터 사용량 폭증을 야기하는 동시에 빠른 통신이 요구된다. 5G가 VR, 자율주행, 원격진료 등 4차 산업혁명에서 반드시 필요한 서비스라는 점에서 고주파수 상용화는 필수 전제 조건이 된다. 따라서 대용량 데이터 전송에 적합하면서 빠른 속도를 지원하는 밀리미터파 대역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그러나 이동통신사들은 밀리미터파 대역 구축 투자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5G 서비스를 본격화하기 위해서 고주파수 커버리지를 확보하도록 기지국을 촘촘히 설치해야 하지만, 추가 투자 비용이 따르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들은 주파수 할당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밀리미터파 대역망 구축을 지연했다"며 "진정한 5G 서비스 구현도 뒤로 밀려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밀리미터파 대역 확보로 5G 구현 선두

반면 미국은 밀리미터파 대역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은 한국과 5G 세계 최초 상용화 타이틀을 두고 경쟁했을 만큼 통신기술 발전에 힘을 쏟고 있다.

앞서 미국은 28GHz 대역 지원 5G 통합형 기지국의 최초 상용 공급화에 성공했다. 이통사 버라이즌은 30여 개 도시에서 최초로 밀리미터파 인프라를 구축해 28㎓ 대역을 바탕으로 5G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미국은 밀리미터파 대역을 활용해 이용자에게 고퀄리티의 5G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버라이즌과 NBC 스포츠는 소니와 함께 미국 NRG 스타디움에서 소니 엑스페리아 (Xperia) 밀리미터파 스마트폰을 방송 카메라에 연결, 버라이즌의 밀리미터파 5G 망을 활용해 라이브로 촬영한 고화질 저지연 영상을 NBC 방송국으로 실시간 전송하는 기술 시연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밀리미터파 대역 활용은 글로벌 추세다. 일본은 5월 중 밀리미터파 대역을 활용한 5G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도 더이상 5G 서비스 최초 상용화라는 타이틀에 만족하지 말고 향후 더 큰 발전으로 나아가기 위한 도약의 받침대로 밀리미터파를 활용해야 한다"며 "더 적극적으로 밀리미터파망 상용화와 밀리미터파 스마트폰 출시에 노력해야 5G 주도권을 넘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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