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금융감독원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은행 예금 금리보다 낮은 1%대 수익률로 뭇매를 맞았던 퇴직연금 수익률이 개선돼 4년 만에 처음으로 2%대에 진입했다.

6일 고용노동부 및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9년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221조2000억원으로, 퇴직연금제도 도입 이후 최초로 200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190조원) 대비 31조2000억원(16.4%) 증가한 규모로, 최근 4년 동안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퇴직연금제도 유형별로 보면 확정급여형(DB)이 138조원, 확정기여형(DC)‧IRP특례(기업형 IRP)가 57조8000억원, 개인형IRP가 25조4000억원 적립됐다.

확정급여형은 전년 대비 16조9000억원(13.9%) 늘고 확정기여형‧IRP특례는 전년 대비 8조1000억원(16.3%) 증가했으며, 개인형IRP는 전년 대비 6조2000억원이 불어나 32.4%나 급증했다.

한편 퇴직연금 수익률 저하의 원인으로 꼽혔던 원리금보장상품의 높은 비중은 지난해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전체 적립금(221조2000억원) 중 89.6%(198조2000억원)가 원금이 보호되는 원리금보장상품이었으며, 10.4%(23조원)가 높은 수익률을 낳지만 위험 부담이 큰 실적배당형상품으로 운용됐다. 실적배당형 운용 비중은 전년 대비 0.7%포인트 증가했지만 여전히 10% 내외로 낮은 수준이다.

한편 연간 수익률은 2.25%로 전년(1.01%) 대비 1.24%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2018년 물가 상승률보다도 낮은 1%대 턱걸이 수익률의 망신을 극복하고 은행 정기예금 평균금리(1.76%)보다 높은 수준으로 회복한 모양새다. 최근 5년 및 10년간 연 환산 수익률은 각각 1.76%, 2.81%를 기록했다.

금감원은 연간 수익률이 증가한 배경에 대해 DB(1.86%)에 비해 실적배당형 비중이 높은 DC·IRP특례(2.83%) 및 IRP(2.99%)의 수익률이 높게 시현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 은행 금리가 하락했음에도 저축은행 예·적금 편입, 수수료 할인 확대 등으로 원리금 보장형 수익률이 전년(1.56%) 대비 0.21%포인트 상승했다. 실적배당형의 경우 지난해 주식시장 상승세로 수익률이 전년(△3.82%) 대비 10.2%포인트나 개선됐다. 특히 글로벌 증시 및 해외 채권시장이 강세를 나타내면서 해외펀드가 실적배당형 수익률의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은행 예금 금리보다 낮은 퇴직연금 수익률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금융사들은 앞다투어 퇴직연금 체계를 개편하고 수수료 인하 정책을 펼친 바 있다. 

이에 퇴직연금 수수료 비용이 줄면서 지난해 총비용부담률은 전년 대비 0.02%포인트 감소한 0.45%로 나타났다. 총비용부담률은 연간 운용관리수수료, 자산관리수수료, 펀드 총비용을 더한 값을 기말 평균적립금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SR에 "점차 저금리 기조가 심화함에 따라 장기적으로 보면 실적배당형 상품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현재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주식시장 불황으로 실적배당형 수익률이 일시적으로 안 좋으나, 미국이나 호주 등 글로벌 사례에 비추어도 실적배당형과 원리금보장형의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