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리(KOSRI) 김환이 연구원] “5년 전만해도 사내에서 CSR 부서라고 하면 임직원들은 ‘Computer Service Repair'이라고 해서 컴퓨터 고쳐달라는 부서인줄 알았어요”


LG전자 CSR팀 김민석 팀장의 말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대한 인지도가 이렇게 낮았던 LG는 지금 해외에서도 전략적 CSR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LG전자는 비즈니스 핵심역량을 활용함으로써 지역사회의 니즈를 반영하고 국제적인 문제해결에 기여하고 있다. CSR에 대한 임직원들의 관심을 토대로 지역사회에 적극 기여하고있는 LG전자만의 비결은 무엇일까?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와 ’인간존중의 경영‘을 LG의 행동방식인 '정도경영'으로 실천함으로써 일등 LG를 달성하자는 기업철학 ’LG Way'에 기반한 것이란게 CSR팀 김민석 팀장과 김지영 과장의 얘기다. 그들로부터 LG전자의 CSR 활동 이야기를 들었다.




Q. 한국의 공급사슬(supply chain)이 사회문제 중 하나다. LG전자는 협력사와 윤리, 인권, 노동 등 윤리 규범을 어떻게 지켜나가고 있는가?


김민석(이하 민): 얼마전 협력사 대표들을 초청, 동반성장 아카데미를 개최했다. 아카데미에서 다루는 주제 중 하나가 CSR이다. 최근 많은 기업에서 다양한 CSR 관련 이슈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중 상당수는 협력사의 CSR 문제가 거래하는 기업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이 생기고 있다. 예를 들어, 폭스콘(Foxconn) 직원이 자살하자 시민들이 애플 불매운동을 하고 시위를 했다. 즉, 시민들은 이러한 것이 단순히 협력사의 문제라고만 생각하지 않고, 협력사와 거래하는 기업 모두의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협력사의 CSR 수준이 그 기업의 경쟁력이기도 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의 협력사가 건강한 사회적책임을 이행할 수 있도록, 윤리 규범을 포함해 국제기준에 따라 주요 협력사를 대상으로 매년 점검하고 있다. 점수가 낮은 협력사에게는 개선계획을 세우도록 하고, CSR을 잘 모르는 기업들은 자사의 전문가들이 직접 방문해 CSR 개선 컨설팅을 하고 있다. 또한 LG전자는 비리 등을 조사하고 외부 공시도 하고 있다. 협력사들이 실천할 수 있는 비리 신고 시스템이 잘 구축돼있다.


Q. LG전자만의 전문성을 활용한 사회공헌, CSR 사례는 어떤게 있나.


김지영(이하 김): 글로벌 기업으로서 마케팅 인프라를 활용한 사회공헌 사례가 있다. 세계 환경의 날에 전광판 홍보가 필요한 국제기구, NGO 단체들에게 뉴욕과 런던의 전광판을 무상으로 대여했다. 특히 UNEP(유엔환경계획 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이 환경 관련 동영상을 한 달동안 전광판에 틀 수 있게 했다. 제품의 기술력을 활용해 사회에 공헌한 사례로는 2006년부터 연간 2000대씩 시각장애인에게 특화된 휴대폰을 배포했다. 올 10월 15일 시각장애인의 날인 일명 ‘흰 지팡이의 날’에도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스마트폰을 배포할 예정이다. 상품개발, 연구 개발, CSR팀이 함께 제품을 개발했다. 또 인도네시아에 모기퇴치 에어컨이 있는데, 뎅기 모기를 초음파로 퇴치할 수 있다. 전력이 안정적이지 못한 태국, 인도, 말레이시아에 저전력에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 보급하고 있다.



민: 사회공헌 방법은 크게 ‘제품, 마케팅 인프라, 임직원’으로 나눌 수 있다. 디자이너는 흰 캔버스에 그림을 그려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이공계 연구원들은 과학 교육을 시켜준다. 마케팅 분야에 있는 직원들은 지식, 노하우를 전달한다. LG전자 생산라인에서 수십년간 일하며 전문성을 쌓은 인력들이 사회적기업이나 사회적 지원이 필요한 단체에 4~6개월간 파견나가 공장의 생산라인을 고쳐준다. 그리고 예비 사회적기업가들에게 3년째 연간 20억 규모의 재정을 지원하거나 무상대출을 해주고, 컨설팅을 지원해주고 있다.


앞으로도 LG만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최대한으로 살릴 계획이다. LG의 노하우, 기술력을 집결해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전기와 물이 부족한 나라는 태양광을 통해 전기를 공급해주고, 수처리 기술을 통해 마실 물을 제공한다. 그리고 연암공대에 있는 사람들이 아프리카에 가서 농업, 축산 교육을 제공한다. 이것이 LG가 가지고 있는 사회공헌 장점이다.


Q. LG전자가 주목하고 있는 국내외 주요 사회 이슈는 무엇인가.

김: LG전자는 질병, 환경, 빈곤에 초점을 두고 있다. LG 희망 시리즈가 있는데, 아시아지역 저개발국의 빈곤 퇴치를 위해 유엔 세계식량계획(WFP)과 함께 수행하고 있다. 케냐의 LG희망학교, 에티오피아의 LG희망마을, 방글라데시, 캄보디아에서는 LG희망가족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어른들을 위한 일자리와 아이들을 위한 학교급식 제공 등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국제백신연구소(IVI)와 협력해 경구용 콜레라 백신 개발을 지원, 올해 시범 접종을 했고 올 하반기에는 대규모 접종을 할 예정이다. 회사가 있는 지역에서 주민과 밀착해 할 수 있는 지역밀착형 사회공헌 활동중 하나이다. 또 ‘Life is Good with LG' 슬로건을 발표할 예정이다.


LG 임직원 3명만 모이면 ‘Life is Good' 봉사단을 만들 수 있는데, 1년 동안 봉사활동할 수 있게 지원한다. 평일 봉사휴가를 1년 8시간까지 유급 봉사활동으로 제공하고, 임직원 기부의 매칭그랜트도 운영 중이다. LG Way에 입각한 창의와 자율의 봉사를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취지다. 신입 사원은 자원자에 한해 고용 계약서에 서명할 때, 1000원 미만의 금액을 기부한다는 서명도 같이 받는다. 임원들도 급여의 일정 부분을 기부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이나 우수리 모금 등은 모두 다 자율적 선택으로 이루어진다.



Q. 사회공헌/CSR팀에 들어오기 위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역량은 무엇인가?
민: 예전에는 두 가지 역량을 강조했다. 우선 LG가 글로벌 기업이다보니 해외 사업을 많이 하기 때문에 어학능력을 갖추라고 했다. 그리고 개인의 일보다는 다른 사람과 일할 때가 많다. 외부기관, 단체, 수혜자 등과 관계가 중요해 내향적이기보다는 적극적인 성격이 필요하다.하지만 최근 한두 달간 느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최근에 강조하는 세 가지 역량은 ‘진실성, 전문성, 관계성’이다. 진실성 있는 사람이 하는 것이 오래가고 시간이 지났을 때 좋은 평가를 받는다. 업무이기에 하는 사람도 있지만, 진실성이 있다면 전체 과정에서 이미 반은 했다고 본다. 그리고 국내외 사회공헌에 대해 알아야하고 사회공헌을 실행하기 위한 법, 규정, 어떤 단체와 일을 같이 하면 좋을 지 알아야 한다. 전문성과 진실성이 있으면 날개를 단다. 또 사회와 더불어 살려면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전문성만 있으면 생색내기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아무나하는 CSR 시대는 지나갔다. CSR의 넓은 영역에서 인권, 환경, 빈곤 등 내 주력분야는 무엇인지 알고 준비하는 게 좋다.Q. LG전자가 CSR 활동에서 성과를 내고있는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김: 1947년 (주)락희화학으로 시작했을 때부터 창립 회장께서 ‘기업은 사회에서 살아가야 하는 생명체’라고 했던 창업 이념이 남아있지 않나 싶다. 임직원들뿐만 아니라 임원들과 CEO도 기업 철학에 맞게 정도(正道)경영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LG는 부끄럽지 않은 CSR 활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Q. 고객들이 LG CSR을 이해하기 위해서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는지?
민: 소비자를 위해 LG전자 CSR 활동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았다. ‘Green-washing’이라는 말처럼 ‘Blue-washing'이 있는데 지속가능성 활동은 조금만 하면서 CSR로 과대포장하는 것이 문제다. 홈페이지에 CSR 활동을 올려도 고객들이 들어오지 않을 때도 있고, 사실 고객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LG하면 떠오르는 CSR 슬로건을 만들었다. 바로 ‘Life is Good with LG'다. 유한 킴벌리의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처럼 ‘Life is Good with LG' 슬로건을 LG전자 제품에 붙여 고객들에게 노출하려 한다. 사회공헌 활동을 할 때 T셔츠, 현수막 등에도 붙이는 것은 물론 모기퇴치 에어컨이나 시각장애인용 휴대폰 등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품에도 슬로건을 붙여 공익성을 가진 제품이라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 지금까진 홍보를 강조하지 않았는데 이제부터는 이해관계자와 보다 원할히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해서도 슬로건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국내외 이해관계자들이 Life is Good with LG'를 통해 LG의 CSR을 보다 많이 인식하길 기대한다.



LG전자 CSR팀 단체 사진, 오른쪽에서 네 번째 김지영 과장,
오른쪽에서 첫 번째 김민석 팀장. 사진=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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