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러시아 공장 마저 셧다운...코로나19 확산에 한국대표기업들 '몸살'
삼성‧LG, 러시아 공장 마저 셧다운...코로나19 확산에 한국대표기업들 '몸살'
  • 정혜원 기자
  • 승인 2020.03.30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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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는 지난 5일부터 이란의 코로나19확산을 막기 위해 지원에 나섰다. 제공 : 세계보건기구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5일부터 이란의 코로나19확산을 막기 위해 직접 지원에 나섰다. 사진. 세계보건기구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폭은 차츰 둔화양상을 띠지만, 해외는 되레 확산세에 접어들었다. 해외 현지 기업들은 셔터를 내리고 각 국가마다 너도나도 국경을 닫고 있다. 위기는 ‘수출 한국’의 턱 밑에서 철렁이고 있다. 현지 정부와 기업에 맞춰 삼성과 현대차 등 국내 경제를 이끄는 대기업들도 속절없이 공장 가동을 멈췄다.

통계 정보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30일 0시(세계 표준시) 기준 전 세계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확진자 수는 이제 72만명을 넘어섰다.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으로 소비도 멈춰버렸다. 글로벌 팬데믹에 마치 세계가 셧다운 상태인 듯하다.

#유럽‧미국 확산세에 한국이 앓는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기아차 등과 함께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의 공장도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연달아 셧다운한 상태다.

삼성전자의 경우 유럽에 있는 가전 공장들이 전부 셧다운에 들어간다. 삼성전자 폴란드 공장은 내달 6일부터 19일까지 코로나19 확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앞서 슬로바키아 TV 공장과 헝가리 TV 메인라인 가동을 이주까지 중단하기로 했으며 추가 연장 가능성도 크다. 러시아 현지의 삼성전자 러시아 칼루가 TV 공장은 이날부터 내달 5일까지 가동을 멈추면서 유럽의 생산기지가 모두 멈추게 됐다.

또 브라질에 있는 생산공장 2곳도 가동을 중단한다. 삼성전자는 캄피나스 공장과 아마조나스주 마나우스 공장도 모두 내달 12일까지 폐쇄한다고 밝혔다. 캄피나스 공장에서는 스마트폰과 노트북, 태블릿 PC 등을 생산한다. 생산 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1000여개의 가전 매장을 운영하는 베스트바이가 사실상의 오프라인 매장 휴업에 들어가면서 신제품 판매와 홍보 등에서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분기보고서 지역별 매출을 보면 미주 지역이 28%, 유럽은 12%, 아시아 및 아프리카는 22%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29일 주요 증권사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 평균 추정치가 38조4000억원으로 한달새 1조5000억원가량 줄었다.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삼성전자의 연이익을 33조원까지 낮춘 상태다.

LG전자도 미국 클락스빌 세탁기 공장을 내달 중순까지 중단하는 데 이어 러시아 루자 공장도 내달 5일까지 가동을 중단한다. LG전자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러시아 정부가 비상 공휴일을 선포하고 공장 가동 중단을 요청해 협조한 데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소도시 루자 약 8만3000㎡ 부지에 TV·모니터 생산라인과 냉장고·세탁기 생산라인을 갖춘 공장이다.

다만 공시에 따르면 LG전자는 20% 이상의 매출을 북미에서 내고 있고, 아시아 시장은 10% 정도다. 코로나19로 위생 가전 판매가 늘어나고, 프리미엄 TV도 꾸준한 수요를 보여 1분기 89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려 작년 동기(9000억원)와 비슷할 것으로 관측된다.

LG전자 창원 사업장. 사진. 정혜원 기자
LG전자 창원 사업장. 사진. 정혜원 기자

#도미노 셧다운, 도미노 충격

삼성과 LG 가전 수요와 공급이 타격을 받으면서 디스플레이·부품 업계에까지 충격이 도미노처럼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TV, 스마트폰품의 수요가 크게 둔화하면서 디스플레이, 카메라 모듈, MLCC 등 부품 생산업체 실적에도 연쇄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코로나19 초기에는 중국 업체 생산 차질로 액정표시장치(LCD) TV 패널 가격이 상승하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도 많았다. 하지만 이 또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환을 추진하는 국내 업체 입장에선 단기적인 효과에 그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LCD 패널 가격이 급락세를 이어가자 지난해 LCD 라인인 8라인의 일부를 가동 중단한 데 이어 올해 말까지 LCD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는 1분기 중국 광저우(廣州)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장 양산 준비 차질로 지난 26일 전세기까지 급파한 상황이다.

지난 23일에는 중국과 함께 세계의 공장으로 일컬어지는 인도 시장이 닫혔다. 인도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강력한 선제 조치’라며 각 사업장에 대한 폐쇄 지침을 내리면서다. 현지의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포스코 등이 일제히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됐다. 재개 시점도 불분명하다. 주 정부의 권고 사항에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인도 노이다에 스마트폰 공장이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최신 기종인 ‘갤럭시 S20’조차 원활하게 공급하기 어렵고 현대차도 이달까지는 첸나이 1‧2공장의 가동을 중단한다. 엘란트라, 엑센트, 이온 등을 연간 70만여대씩 생산하는 공장이라 타격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가 인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진 기지로 세운 안드라프레시공장은 가동 중단 대상지는 아니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할 경우 언제든 가동을 멈추게 될 수 있다. 포스코는 델리가공센터와 푸네가공센터, 현대제철은 인도 코일 공장 등을 멈춘다.

#코로나19, 이제 시작..?

지난달 초만 하더라도 글로벌 기업들의 도미노 셧다운은 최악을 전제한 우려 수준에 그쳤다. 중국 후베이성 정부가 춘제를 연장하고 공장 출근을 연기해 결국 공장은 잠시 멈추기도 했으나 빠른 시일 내 상황이 해결될 수 있으리라 예상했다. 중국의 확산세가 진정되고 한국이 방역조치를 엄격하게 한다면 상황이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국내와 중국의 확진자 증가세는 한풀 꺾였지만 바이러스는 세계로 퍼졌다. 대다수 국가가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국경을 닫으며 국가 내 방역과 사회적 거리두기, 통행금지령까지 내리기도 했다.

국내 증권사들이 매일같이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체크 및 분석하는 게 이 때문이다. 여러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최근 보고서들을 종합하면 코로나19 리스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하다고 요약된다.

실제 여러 기관에서 내놓은 전망들을 보면 앞날은 어둡기만 하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더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지난 23일(현지시각)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긴급 화상회의에서다.

3월 말부터 북미·유럽의 가전 유통채널 영업이 사실상 중단됐고, 공장 추가 폐쇄도 이어지고 있어 상반기 전체로 보면 삼성과 LG 모두 실적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혜원 기자 won@medias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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