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올해는 온라인 주총을 하는 업체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3월 한진칼 제 6기 정기 주주총회 현장.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27일 오전 9시로 예정됐던 한진칼 제7기 정기 주주총회가 예정보다 수시간 지연됐다. 한진칼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참석하는 주주들의 위임장 제출이 너무 많아 개회가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7일 한진칼 주총 안건은 모두 7건으로 △사내‧외이사 선임안 △정관 변경 등이다. 이날 주총에서 선임 여부를 가를 사내‧외 이사, 기타 비상무이사까지 포함해 모두 14명이다. 개별 선임안에 대해 모두 표결 절차를 진행하려면 이날 주총은 시간이 꽤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사모펀드 KCGI·반도건설 등 3자 연합과 조 회장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으나 지난 26일 국민연금이 3자 연합 측의 이사 후보를 대거 반대하면서 조 회장의 승리가 점쳐지고 있다.

현재 3자연합 측 지분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6.49%, KCGI가 17.29%, 반도건설이 5.00%를 확보해 총 28.78%를 기록했다.

조 회장 측은 조현민 한진칼 전무와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및 특수관계인이 22.45%, 델타항공이 10.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 자가보험과 사우회 등이 3.79%, GS칼텍스도 0.25% 지분을 확보하고 있으며 2.90%의 국민연금 지분을 합치면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은 40.39%를 기록한다.

한편 카카오는 주총 1주일여를 앞두고 “경영권 다툼에 개입하지 않겠다”던 입장을 한 번 더 바꿨다. 주식을 이미 매도했더라도 정기주총 의결권 1%는 유효하다. 카카오 측이 정기주총 의결권 1%를 의결권 자문사의 평가와 사업 관계를 고려해 투표하겠다고 최종적으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참석한 주주들의 위임장 제출이 잇따르는 가운데 소액주주들의 선택이 또다른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우호지분을 제외한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가 차지하는 지분은 30.83%로 이 중 11.61% 이상을 확보하면 3자 연합 측의 의지대로 주총이 흘러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출석 주식 수가 중요한 만큼 한진칼은 주총 개회 이후엔 주총장 입장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주총 개회시간 직전 주주들이 몰리면서 주총은 2시간 가까이 지연되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이번 주총에 참석하지 않는다.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안건에서 주요 이견이 없으면 40분만에 주총이 끝나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 한진칼 주총처럼 주주 간 첨예하게 대립하는 안건이 있을 경우에는 주총이 끝나기까지 한나절이 걸리기도 한다.

현재 주총장 앞에서는 오전부터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한진칼 주총이 열리는 서울 중구 한진빌딩 본사 앞에는 주총 개최 전부터 공공운수노조·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국민연금지부·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민변 민생위·민주노총·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한국노총 공동주최로 `한진칼 주주총회 기업지배구조 개선 안건 통과 촉구 기자회견`이 이어지며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다.

이들은 "조원태·조현아 모두 정답이 아니다"라면서 "더 강력한 기업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