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두산중공업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두산중공업이 1조원을 대출받기로 했다고 지난 26일 장마감 후 공시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27일 미디어SR에 “차입을 신청했다는 이사회 결과를 공시했다”고 밝혔을 뿐, 차입 신청 결과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대출 기관으로 언급했던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엇갈리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안팎에서는 27일 산업경제장관회의에서 두산중공업에 대한 차입 여부 결정안이 올라갈 예정이어서 두산중공업측이 이에 대한 공시를 미리 발표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해 2007년 10만원을 상회하던 주가가 최근에는 2000원대까지 추락한 바 있다.

기업 및 산업 전반의 구조조정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는 2016년 조선업 구조조정 문제를 다루기 위해 신설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자금난에 허덕이는 대기업에 대한 긴급 유동성 공급 방안이 논의된다. 회의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6일 오후 금융감독원 공시를 통해 1조원의 차입금 결정이 났다고 공시했다. 이는 자기자본 6조2184억원 대비 16.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차입금이 들어올 경우 두산중공업의 차입금은 3조3082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두산중공업은 운영자금 등을 차입금 결정 명목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후 두산중공업은 공시 문안을 정정하면서 ‘차입 및 계약체결’ 건을 ‘차입 신청 및 계약체결’ 건으로 공시했다. ‘신청’이라는 단어를 추가해 여지를 남긴 것이다.

하지만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차입 결정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확인해 줄 수 없는 사안”이라며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논의가 된다는 것만 확인해줄 수 있다”고 말을 아꼈다. 수은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어제 공시는 두산중공업 내부 의사결정일 뿐”이라며 “현재 수은에서 확정된 사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 대주주인 ㈜두산은 두산중공업 주식과 부동산(두산타워) 신탁수익권 등을 담보로 제공한다. 두산중공업이 제공하는 담보재산까지 포함하면 이번 대출에 대한 전체 담보는 1조원이 넘는다.

두산중공업은 발전사업 수주가 줄어드는 등의 어려움으로 명예퇴직에 이어 휴업까지 검토하고 있으나 작년 당기순손실이 5000억 원에 달하며 위기는 현재진행형이 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4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외화채권을 대출로 전환해달라고 지급보증을 한 수출입은행에 요청한 상태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날 두산중공업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신용등급(BBB)을 하향 검토 대상에 올리면서 "단기간 내 상당분의 차입금 만기가 도래하는 동시에 자본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유동성 부담도 커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27일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코로나19 여파로 자금난에 시달리는 대기업 금융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두산중공업 지원 안건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 주목된다. 아울러 이번 회의에서는 항공업계 지원 방안도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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