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한국은행이 오는 4월부터 3개월간 금융회사에 무제한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한국형 양적완화에 나서기로 함에 따라 신속한 금융시장 안정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26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를 열고 환매조건부채권(RP) 무제한 매입과 RP 매매 대상 기관, 대상 증권을 확대하는 내용의 '공개시장운영규정과 금융기관대출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한국은행은 매주 1회 RP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일정 금리수준 하에서 시장 유동성 수요 전액을 제한 없이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한도 제약 없이 모집 전액을 배정하는 방식으로, 기준금리 +10bp를 상한으로 하여 입찰 때마다 모집 금리를 공고할 예정이다. 내달 2일 첫 입찰을 시작해 오는 6월까지 매주 화요일에 입찰을 진행한다.

또한 한국은행은 이러한 대규모 유동성 공급을 뒷받침하기 위해 내달부터 RP 매매 대상기관과 대상 증권도 확대하기로 했다. 한국은행은 현행 5개 RP 매매 대상 비은행기관 외 11개사를 대상 기관으로 추가해 총 16개사로 확대할 계획이다. 

RP 매매 대상 증권도 기존 채권에 공공기관 발행채권 8개를 포함한다. 대출 적격담보증권도 RP 매매 대상 증권과 동일하게 공공기관 발행채권과 은행채를 추가하기로 했다. 

이러한 RP 매입 결정은 사실상 한국형 양적 완화에 해당한다.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양적 완화와 마찬가지로 중앙은행이 금융시장에 돈을 무제한으로 공급하는 효과를 낳게 된다.

이날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는 "지금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엄중한 상황"이라면서 "금융시장의 유동성 수요 전액을 제한 없이 공급하기로 결정한 조치는 사실상 양적 완화 조치로 봐도 무방하다"고 밝혔다.

이에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시중에 자금시장 경색 해소에 대한 전향적 시그널을 줌으로써 심리적 안정을 도모해 금융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이날 미디어SR에 "한국은행이 회사채나 CP를 직접 매입할 수 없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하면서 한은의 시장 안정 의지에 대한 시장의 신뢰감이 낮았었다"면서 "그런데 한은이 이날 '무제한'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시장에 강한 시그널을 줬기 때문에, 가장 먼저 은행이나 공사채 등 신용등급이 우량한 곳들부터 크레딧 스프레드가 안정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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