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산림자원의 가치를 높인다. 한국임업진흥원

#그동안 우물 안의 개구리로 살았다. 그루매니저로 선정된 것이 하늘의 뜻이라고 믿고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그루경영체를 만들어내는 그루매니저 모델이 되고 싶다 (경기도 화성 그루매니저 박OO씨)

귀농 이후 여러 활동을 해봤지만 그루매니저는 지역을 다시 살펴보게 되고 새로운 부분을 발견하는 좋은 경험이다.(울산지역 그루매니저 김OO씨)

#2년 뒤 은퇴하고 산촌으로 갈까 고민했는데, 귀산촌 교육이 큰 도움이 됐다. (귀산촌 아카데미 참가자)

한국임업진흥원(이하 임진원)이 설립, 운영하고 있는 산림일자리발전소 소속 그루매니저들과 귀산촌 교육 참가자들의 반응이다. 산림형 사회적 경제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산림일자리발전소는 산림자원을 활용한 지역별 주민사업체(그루경영체)를 발굴하고 이를 현장에서 지원하는 그루매니저를 육성한다.

귀산촌 아카데미는 중장년층 생애주기별 산림 교육·체험 프로그램으로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처럼 임진원은 산림자원을 활용한 일자리 창출과 연령별 산림교육에 중점을 두고 사회적 가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임진원은 임업 관련 진흥사업을 위해 2012년 설립된 산림청 산하 공공기관이다. 국토의 63%가 산림인 국내에서 ▲ 임업기술보급 ▲ 임산물·목재 제품 품질관리 ▲ 산림정보인프라 구축을 주요 사업으로 산촌지역 임업인의 소득증대와 임업의 산업화를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임진원은 2019년 기준 매출액 739억원, 자산 277억에 임직원 228명 규모의 강소형 준정부기관이다. 임직원 수로만 따지면 준정부기관 중 비교적 작은 규모지만 사회적 가치를 체계적으로 추진해 5년 연속 경영평가 A등급을 받는 작지만 강한 공공기관으로 정평이 나있다.

지속가능경영회의 및 임업전문가를 포함한 이해관계자 간담회를 실시해 경영체계 내 지속가능경영을 내재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2018년 10월에는 사회적 가치 비전 선포식을 갖고 ‘임업의 사회적 가치 확산으로 국민 행복을 키우는 Kofpi’ 비전 아래 주요 사업 분야별 사회적 가치 5대 핵심 목표와 8대 전략과제를 수립했다.

구체적인 과제는 2022년까지 산림분야에서 일자리 5천개 이상을 창출하고 1실 1산촌 운동으로 지역사회와의 접점을 확대하며 도시숲 복원과 산림 탄소의 숲 조성 등이다. 영세 임업인 및 중소목재기업과의 동반성장, 맞춤형 임업교육을 통한 임업인 역량강화와 산림분야 미래인재 양성과 국민적 관심제고 등도 사회적 가치를 구체화하기 위한 과제들이다. 기관장 주도로 활동하고 있는 사회적 가치 창출 위원회의 역할도 크다.

○산림을 활용한 일자리 창출

그루매니저는 임진원 산림분야 일자리창출의 핵심 수단 중 하나다. 산촌 및 지방의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산림형 사회적 경제 지원모델이다. 이를 위해 임진원은 2018년 3월 산림일자리발전소를 설립하고 그루매니저 선발·교육 및 단계별 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지원사업명도 독특하다. ‘그루’는 나무 밑동을 뜻하는 말로 그루매니저는 지역 내 산림형 사회적 경제 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활동가를 말한다. 선발된 그루매니저들은 지역공동체가 사회적 경제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3년간 경영컨설팅, 역량강화교육 등을 연계·지원한다.

그루매니저들이 선발 된 후에는 해당 지역의 ‘산림형 창업예비팀’ 그루경영체를 선발한다. 그루경영체는 산림분야 창업을 희망하는 5인 이상 마을주민들로서 서류 및 현장심사를 거쳐 선발된다. 그루경영체는 사업계획수립부터 창업, 기반안정화 단계까지 그루매니저를 통해 3년간 자문, 워크숍, 마케팅 역량강화교육을 지원받는다. 또한 임진원의 산림형 사회적경제 공동브랜드 ‘더불림’을 통해 브랜드 홍보 및 사회적 금융 연계, 경영 컨설팅 지원도 받는다.

지역별 그루경영체들의 사업아이템도 다양하다. 약초 재배·판매, 산림레포츠, 목·공예 체험교육, 숲 치유명상 등 주민들이 제안한 지역산림자원을 활용한 사업을 운영 중이다.

그루매니저 활동사진 사진. 한국임업진흥원

사업지역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있다. 그루매니저·그루경영체 사업은 최초 5개 지역(서울, 울산 울주, 강원 인제, 전북 완주, 경북 영주)을 시작으로 2019년도에는 35개 지역으로 확대됐다. 첫해 지역별 평균 6개 그루경영체를 발굴하면서 사업의 성공가능성을 확인했다.

임진원은 산림일자리발전소를 통해 2019년도까지 총 133개의 그루경영체를 발굴하고 1,149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또한, 그루경영체의 사업화 견인을 위해 각종 역량강화 프로그램, 경영개선, 마케팅 등 4,113회의 지원활동을 펼쳤다.

#마을 공동체를 통한 일자리

임진원은 산촌마을을 대상으로 ‘산촌활성화지원사업’도 진행 중이다. 그루매니저·그루경영체 사업이 산림기업 창업과 육성을 지원하는 ‘창업지원사업’이라면 산촌활성화지원사업은 ‘마을공동체 육성사업’이다. 산림활성화지원사업 참가자들에게는 선발후 산림사업 마을공동체 맞춤형 컨설팅이 제공된다. 선발된 마을공동체는 3단계(예비, 진입, 발전)로 구분돼 사업비와 자문을 지원받는다.

2019년부터는 57개 지원마을을 대상으로 현안과 이슈를 파악해 산촌마을별 특색을 살리고자 분야별 전문가를 매칭, 마을 멘토링, 컨설팅 및 사업 실행예산을 지원했다. 이를 통해 289개 산촌마을 일자리를 만들고 산촌 공동체 평균 매출액도 전년대비 14.6% 증가했다.

○산림형 교육기부 활동과 지역기반의 사회공헌활동

임진원의 산림을 활용한 교육기부 활동과 지역기반 사회공헌활동도 눈에 띈다. 생애주기별 산림·임업 교육 기부 활동은 연령을 불문하고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임진원은 2016년부터 지역 내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숲 교실 및 임산물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경북 영주에 위치한 부속기관 ‘산양산삼·산약초 홍보교육관에서 숲 놀이, 숲 공예, 임산물 채취 등 체험형 활동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프로그램 중 임산물 채집, 풀잎 손수건 제작과 같은 체험프로그램들이 숲과 친근하지 않은 아동들에게도 인기 있는 체험프로그램이다.

자유학기제 참가 중학생을 대상으로 산림 관련 진로·직업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임진원 직원들이 직접 신청 중학교를 방문해 목재 수종감별 실습, 드론을 활용한 병해충 관찰, 실험장비 견학 등의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체험활동 위주 커리큘럼과 쉽게 접할 수 없는 산림관련 직업체험으로 학생들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청소년기 산림 진로·직업체험 프로그램 참가학생들. 사진. 한국임업진흥원

산림분야 전공 대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은 구체적이다. 산림병해충 분야 일자리 체험 프로그램 ‘알쓸산잡(JOB) 현장캠프’가 대표적이다. 2019년도 2월 처음 시작 된 활동으로 경남 양산의 임업기술훈련원에서 2박 3일간 진행됐다.

캠프에서는 산림분야 청년 취업·창업 프로그램과 4가지 산림병해충관리 분야 업무체험기회를 제공한다. ▲나무의사 ▲소나무재선충병 검경‧진단원 ▲산림병해충 분야 드론조종사 ▲산림병해충 예찰‧조사원 등 취업과 직결되는 업무체험의 기회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한 대학생은 “산림분야업무 직접 체험을 통해 해당 직무를 쉽게 이해할 수 있었고 관련 업무를 미리 접해보는 경험이 진로결정에 큰 도움이 됐다”며 사전 직무체험의 필요성과 실효성을 말했다.

#귀산촌 희망자 지원

귀산촌 희망자들을 위한 귀산촌 아카데미도 운영 중이다. 2017년도부터 진행한 귀산촌 아카데미에서는 산촌생활에 관심 있는 귀산촌 희망자와 임업인을 위해 관련정보를 제공하고 현장 적용 방안을 교육한다. 전국 5개 거점도시(서울 대전 부산 대구 광주)에서 평일저녁 2시간, 주말 8시간씩 진행된다. 사전등록이 필요 없어 연령불문 누구나 참석가능하다. 덕분에 주말 강의시간에도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은퇴를 앞둔 40대와 50대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귀산촌 프로그램에 참가한 40대 참가자는 “현재는 대기업에 재직하고 있지만, 지금 회사 분위기로는 50살 정도면 더 이상 다닐 수 없을 것으로 본다”며 “귀산하면 건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며 참가 이유를 말했다.

청년장병과 군전역자를 위한 찾아가는 귀산촌 아카데미와 여성들을 위한 특강을 개설하는 등 참가자 특성에 맞는 귀산촌 교육도 제공 중이다. 공간이나 거리 제약으로 참가가 어려운 수강생들을 위해서는 유튜브 채널 ’청정임산물 재배교실‘로 임업·귀산촌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귀산촌 아카데미 참석자수는 점차 늘어나 귀산촌을 꿈꾸는 도시민들의 베이스캠프로 자리 잡고 있다. 임진원은 업과 연계한 생애주기별 산림교육·체험 프로그램의 성과를 인정받아 2019년 대한민국 교육기부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지역사회공헌활동으로 1사 1촌 마을운동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2014년부터 경기도 남양주 시우리 마을과 자매결연을 맺고 다양한 교류 활동에 참여한다. 임직원은 임가 경영지원, 김장 담그기, 작은 도서관 개설 및 서적 기부 등 마을 주민들과 긴밀한 소통으로 마을 활성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

이동이 불편한 취약계층들을 위해서는 맞춤형 무장애 산촌관광산업을 개발 및 운영 중이다. ‘무장애(Barrier Free)관광’이라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접근성이 좋지 않은 산촌에서 노약자, 장애인 등 교통취약계층에게 숲 관련 체험활동을 제공한다. 임진원은 2018년 8월 전남장성마을에서 국립장성숲체원, 공방운영자, 광주장애인문화관광센터와 협업, 산림체험활동과 숲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여행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면서 교통취약계층들에게 새로운 산림형 체험활동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산림형 중소기업의 수출기업화

임진원은 산림형 중소기업 활성화와 육성에도 적극 노력 중이다. 이를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2017년 임업·목재·지역사회·산촌 등 11개 분야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동반성장협의회를 구성해 동반성장 이슈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또한 수출역량이 높은 임산물 제품을 생산하는 유망업체를 선발하고 품질, 경영, 인증 취득, 유통, 마케팅 등 수출역량에 대한 전문가 진단 결과에 따른 밀착지원을 제공한다.

2019년에 선발된 수출 유망 업체들은 해외시장 진출에 성공하면서 455만달러의 임산물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국내 우수 임산물 기업을 알리기 위해 농림부 지역식품전략사업단 및 타 기관과 협업으로 국제박람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공동개최로 인한 비용 절감, 해외 바이어와 국내 우수 임산물 기업을 연계해 해외수출 판로를 확보했다.

○폐목재의 자원화와 온실가스감축·친환경인증으로 환경적 가치를 찾는다

온실가스감축과 건강한 임업생태계조성으로 환경적 가치 창출을 확대하고 있다. 임진원은 중장기 경영전략과 지속가능경영 전략을 연계해 ‘임업 가구 소득 증가, 임산업 규모 증가 지속가능산림 100만ha 조성’의 성과목표를 수립했다.

산림 사업 과정에서는 뿌리, 줄기 등 오염되지 않는 순수한 목재임에도 폐기물로 처리되는 임목부산물이 연간 400만㎥이 발생한다. 이에 임진원은 활용가치가 있음에도 버려지는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를 활용했다. 산림청,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 부처간 협업으로 공공개발지에서 발생한 목재를 자원화하는 등 미이용 산림자원 활용 및 순환으로 약 526억원의 사회·경제적가치를 창출했다.

이외에도 사내 에너지 절약 캠페인, 친환경 차량 도입 및 녹색제품구매와 같이 에너지 소비감축을 위한 노력을 다각적으로 진행 중이다.

임진원은 산림의 환경적 가치 창출을 위해 한국산림인증제도(KFCC)를 운영 중이다. 산림유지 및 임산물 제조과정을 환경, 사회, 경제적으로 지속가능하게 관리하는 업체들을 인증하는 제도다. 인증 받은 업체들은 생산한 임산물에 로고를 부착해 제품의 환경적 가치를 알리고 소비자들은 인증업체에서 생산한 임산물의 생산·유통이력을 확인 할 수 있다.

한국산림인증제도는 신청대상에 따라 산림경영인증(Forest Management 이하 FM)과 임산물·생산유통인증(CoC인증) 2가지로 나뉜다. FM은 산림을 소유한 개인이나 업체를 대상으로 지속가능성 관리·여부를 평가하는 인증제다. 인증 받은 산주 및 업체들은 매년 인증유지심사를 받는다.

CoC인증은 산림에서 임산물을 구매·생산·가공하는 FM인증 업체들에게 부여하는 제도다. FM인증과 동일하게 매년 인증유지심사를 진행한다. CoC산림인증업체에서 생산된 임산물은 유럽 등 해외에서 가격 프리미엄을 얻고 있어 임업인의 수익 측면에서도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2019년도 기준 국내 10개 산림과 13개 업체에서 각각 FM인증과 CoC인증을 받았다. 현재 임진원은 산림인증 물품 공공기관 의무구매 등 인증업체 지원책 또한 모색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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