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무지한 비전문 경영인들이 회사 맡으면 6개월내 파산하고 말것"
주총 3일 앞두고 한진그룹 vs 3자연합 간 신경전...소액주주 지지 확보위해

강성부 KCGI 대표.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과 '3자 연합'을 구성하고 있는 사모펀드 KCGI가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민연금 수탁위에 참가하는 허희영 교수의 이해상충 가능성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 능력이 낙제점이라고 비판하는 등 막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석인하학원은 한진그룹의 특수관계자로 현재 한진칼 지분 2.14%를 보유하고 있어 오는 27일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한다. 조원태 회장은 정석인하학원의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정석인하학원 소속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교수는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에 참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KCGI 측은 "이해상충은 물론 국민의 자금이 투여된 공공기금 운용의 공정성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KCGI 측은 “한진그룹 직원이 국민연금의 의사 결정에 참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하면서 허 교수가 언급한 전례는 현재와 다른 상황이라 비교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KCGI는 “(김종대 교수의 경우) 책임투자분과위원으로서 주주권행사 분과위원은 아니었다”며 성격이 다르다고 일축했다.

KCGI는 또한 "한진그룹이 항공전문가인 기존 경영진이 유지돼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지만 의문스럽다"는 주장을 폈다.

KCGI는 "현재 위기상황에서 조원태 사내이사 후보는 배구연맹 활동 이외 아무런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하은용 사내이사 후보와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또한 경영 능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하은용 후보는 한진해운 사태의 실무 당사자라고 비판했으며, 우기홍 사장은 대한항공이 아닌 조원태 주주 개인을 위한 우호 지분 확보에 열을 올리며 이율배반적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항공의 재무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증자 투자자를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항공 모회사인 한진칼의 우호지분을 델타항공이 사들이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으로 보인다.

KCGI는 한진그룹이 정리해고를 압박카드로 삼아 임직원들을 통해 우호지분 유치에 열을 올리고, 불법적인 금품을 제공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마지막으로 KCGI는 "여러 주주와 이해관계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위기 타개를 고민해야 할 한진그룹 경영진이 주주연합이 제안한 위기타개를 위한 토론도 거절하고 사익추구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상황이 개탄스럽다"면서 "현 경영진은 진정 회사를 위한다면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KCGI는 앞서 19일에 "한진칼 정기 주총을 앞두고 'KCGI가 공매도 세력과 결탁해 의도적으로 한진칼 주가를 하락시키고 있고, KCGI의 투자 자금이 중국 자본'이라는 허위사실이 인터넷 등에 유포되고 있다"고 밝혔다.

KCGI측은 이어 "이 같은 내용은 모두 사실무근이며 KCGI가 보유한 한진칼 주식으로 공매도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KCGI의 투자자들은 모두 국내 투자자"라고 해명했다.

KCGI는 또 "인터넷을 통한 허위사실 유포 행위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악의적인 루머 양산이 계속되면 이번 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손해배상 청구 등 필요한 법적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KCGI가 이처럼 강경 대응 입장을 밝힌 것은 최근 소액 주주들을 대상으로 주총 의결권 위임장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소문 때문에 위임을 망설이는 주주들이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편 한진그룹은 이에 대해 “(현재와 같은)심각한 위기 속에서 항공산업에 대해 무지한 ‘비전문경영인’들이 경영을 맡게 된다면 6개월도 견디지 못해 파산에 이르게 될 것”이라며 코웃음을 쳤다. 한진그룹은 특히 “제대로 된 근거 없이 ‘믿지 못하겠다’ 식의 대응을 하며 똑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는 주주연합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식 대응에 넌더리가 난다”며 조원태 회장에 대한 소액주주의 지지를 호소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전체적으로 항공업계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연차 소진과 재택근무로 무리하지 않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현 경영진이) 잘 대응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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