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기승 부리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 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듯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왼쪽)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한국은행이 11년 만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통화스와프 계약을 성사시켰다. 당국은 조달한 달러화를 바로 시중에 공급해 외환 시장의 불안을 덜어낼 방침이다.

20일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전날 밤 10시경 600억달러(약 77조원) 규모의 한-미 양자 간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급격히 악화한 글로벌 달러 자금시장의 경색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체결된 이번 통화스와프 계약 기간은 오는 9월 19일까지 6개월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더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SR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통화스와프 계약을 임시 확대한 9개국의 경우 일단 6개월로 계약 기간을 정하고 6개월, 3개월 두 차례 연장한 바 있다"면서 "이번에도 그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최소 6개월 이상이라고 발표한 것 같다"고 밝혔다.

통화스와프는 말 그대로 통화를 교환(swap)한다는 뜻으로, 서로 다른 통화를 미리 약정된 환율에 따라 일정한 시점에 상호 교환하는 외환거래를 말한다. 환율과 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을 헤지하거나 외화 유동성 확충을 위해 사용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심화하면서 환율이 연일 급등함에 따라 시장 불안 해소를 위해 미국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던 상황이었다. 지난 19일 원/달러 환율은 40원이나 급등해 10년 만에 1250원을 넘어서면서 달러당 1285.7원에 마감했다.

한국은행은 통화스와프를 통해 조달한 미 달러화를 곧바로 시중에 공급할 방침이라, 최근 달러화 수급불균형으로 환율 급상승을 보이는 국내 외환시장이 다소 안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2008년의 경우 금융기관에 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총 다섯 번에 걸쳐 일주일 단위로 163억 달러를 공급했다"면서 "아직 정확히 정해진 바는 없지만, 이번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미국 연준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한 것은 지난 2008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1년 만이다. 당시 한국은행은 6개월 동안 300억달러 규모로 미국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해 시장 안정화를 이뤄낸 바 있다. 당시 달러당 1468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면서 지속 하락해 계약 종료 시점에는 1170원까지 내려간 바 있다.

이번 통화스와프 계약은 원/달러 환율 안정화에 기여함은 물론, 환율 상승에 따른 투기적 매도 세력의 공격을 방어하는 효과도 낳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써 한국의 통화스와프 총액은 기존 중국, 호주 등 7개국 1332억 달러를 포함해 총 1932억 달러로 늘어났다.

한편 미 연준은 한국 외에도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호주, 뉴질랜드, 브라질, 멕시코 중앙은행 및 싱가포르 통화청과도 동시에 스와프계약을 체결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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