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행복나눔재단, '협력'을 통해 사회 변화를 이끌어내다
[인터뷰] 행복나눔재단, '협력'을 통해 사회 변화를 이끌어내다
  • 김사민 기자
  • 승인 2020.03.20 09: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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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제훈 행복나눔재단 그룹장 "차별하지 않고 함께 가며 공통의 주제 아래 협력할 수 있는 기관들을 통합해 가는 것이 목표"
행복나눔재단 송제훈 그룹장. 사진. 구혜정 기자
행복나눔재단 송제훈 그룹장.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차별하지 않고 함께 가는 것, 그같은 테마 아래 협력할 수 있는 기관들을 통합해 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행복나눔재단은 창의적이고 지속가능한 사업모델을 개발, 확산하는 사회공헌 전문 재단이다. SK그룹과 함께 행복 도시락, 행복한 학교, 행복전통마을 등의 사회적 기업을 만들면서 초창기 사회적 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행복나눔재단은 사회적 기업 생태계 조성에 일정 목표를 달성함에 따라, 더 큰 생태계 발전을 위해 SK 그룹이 주도적으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이양하였다. 또한 행복나눔재단은 지난 해부터 차별화된 방식으로 사회공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추구하는 방향에 변화를 주어 재단만이 할 수 있는 실험적인 사회 변화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확산하는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재단은 크게 사회변화 프로젝트 개발과 청년 인재 양성 프로젝트 확산 두 가지 영역으로 나눠 공익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그 중 세상파일, SK뉴스쿨을 담당하고 있는 사업1그룹 송제훈 그룹장을 만나 지난해 말 새롭게 론칭한 '세상파일' 사업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송제훈 행복나눔재단 그룹장은 1993년 SK주식회사(현 SK이노베이션)에 입사해 30년 가까이 SK그룹에 몸담은 SK맨이다. 23년간 한 우물을 파듯 SK계열 영리 기업에 몸담고 있다가 지난 2016년 행복나눔재단으로 자리를 옮겨 공익사업을 이끌고 있다.

송 그룹장은 "그동안 영리기업에서 일을 오래 했는데, 이익을 우선해 추구하는 과정에서 '이게 맞나?' 하는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면서 "그러던 중 행복나눔재단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한다는 데 마음이 끌려 이동하게 됐고, 영리 기업에서 일할 때보다 훨씬 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사업1그룹을 이끌고 있는 송 그룹장은 지난해 사회 문제 해결 플랫폼인 세상파일 사업을 론칭했다. 세상파일은 파일함에 사회 문제를 차곡차곡 정리하듯 세상의 다양한 문제를 발굴하고, 효과적인 솔루션을 매칭해 해결을 돕는 사업이다. 

송 그룹장은 "사회문제가 복잡다단해지면서 혼자 힘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을 명확한 솔루션을 갖고 여러 기관, 기업이 협력해 해결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면서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솔루션을 발굴해 기업으로부터 협력을 얻고, 그런 과정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자는 두 가지 원칙을 갖고 세상파일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상파일은 사회문제는 점점 더 복잡해지는데 공익법인이나 기업이 각자의 영역과 방식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한계에 착안했다. 각자 지닌 한정적인 리소스로 문제를 해결하려 들지 말고 협력을 통해 함께 해결하자는 발상이 세상파일 사업의 출발점이다. 

재단은 자체적으로 R&D를 진행해 해결이 필요한 사회 문제를 찾고, 이것을 해결하는 솔루션을 지닌 기업이나 단체를 발굴한다. 여기에 적절한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는 후원사를 매칭하면 재단-솔루션파트너-후원사가 함께 모여 창의적인 방식으로 사회 문제 해결에 나선다. 

송 그룹장은 "함께할 수 있는 사회적기업이나 소셜벤처, 비영리 재단들과 협력해 기업의 자원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점이 세상파일의 차별점이자 지금까지 없던 프로젝트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라며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있다 보니 다른 생각들을 맞춰나가야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이 또한 세상파일이 가져가야 하는 지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행복나눔재단 송제훈 그룹장. 사진. 구혜정 기자
행복나눔재단 송제훈 그룹장. 사진. 구혜정 기자

한편 세상파일은 문제를 찾고 솔루션을 발굴했다고 해서 바로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게 아니라 파일럿 프로젝트를 시행하면서 사전에 전문기관을 통한 효과성 검증을 거친다. 검증 결과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면 후원사와 협약을 맺고 정식 프로젝트를 론칭하는 방식이다.

송 그룹장은 "문제 해결 전에 6개월 정도 솔루션 검증을 진행해 정말 사회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변화가 있는지 판단한다"면서 "파일럿 테스트를 통해 효과성이 있다고 생각되면 제안 행사를 열어 여러 기업 관계자를 초빙해 후원사를 모집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재단은 지금까지 두 개의 프로젝트를 기획해 진행하고 있다. 우선 재단은 장애 아동에 집중해 '휠체어 사용 아동 이동성 향상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송 그룹장은 "사회적 기업 '토도웍스'의 제안으로 왜 놀이터에 장애 아동은 없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해, 정부가 지원해주는 휠체어는 수동과 자동 두 개만 있어 장애 아동의 이동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장애 아동들이 밖에 나가 활동하면 본인도 행복하지만, 아이의 가정도 행복해진다는 얘기를 듣고 이들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동성 향상 프로젝트는 전국의 6~13세 휠체어 사용 아동 2,000명에게 토도웍스가 제작한 전동키트를 상상인그룹과 함께 제공하고, 안전 사용 교육 및 사회성 발달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가벼운 전동키트를 휠체어에 장착해 기존 수동 휠체어보다 훨씬 획기적으로 이동성을 높였다. 재단은 지난해 4분기까지 1264명의 아이들의 이동성을 향상시켰다.

송 그룹장은 "제일 즐거웠던 얘기는 학부모께서 늘 본인이 휠체어를 밀고 아이의 뒤를 보며 걸었는데, 아이가 휠체어를 스스로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옆에서 나란히 걷게 됐다는 것"이라면서 "올 연말까지 2300명의 목표를 달성하고 나면 아이들이 역사책에서 배운 곳들을 모두 가볼 수 있도록 휠체어 이동 지도를 만드는 것을 다음 프로젝트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동성 향상 프로젝트의 효과성 검증 연구는 지금도 계속해서 하고 있다"면서 "1년, 2년, 3년 동안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변화하는 과정을 계속 추적해 프로젝트의 가설이 맞는지 장기적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휠체어 사용 아동이 2019년 진행된 세상파일 운동회에서 컬링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 행복나눔재단
휠체어 사용 아동이 2019년 진행된 세상파일 운동회에서 컬링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 행복나눔재단

이 밖에도 재단은 현재 시각 장애 아동의 점자 문해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프로젝트를 기획해, 소셜벤처 '오파테크'를 솔루션 파트너로 선정하고 점자 학습 보조 수단의 효과성을 검증하고 있다. 

송 그룹장은 앞으로 장애 아동들의 학습을 도와주는 솔루션을 발굴할 예정이라고 이야기했다. 송 그룹장은 "사각지대에 있는 청각 장애 학생들에게 일반인과 똑같이 공부할 기회를 줄 수 있는 솔루션을 찾고 있다"면서 "또한 현재 아동에 집중된 타깃을 넓혀 다문화 가정 부모님을 대상으로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이 무엇일지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공익재단과 기업들에 바라는 점도 언급했다. 송 그룹장은 "각자 잘할 수 있는 것도 많겠지만, 목표가 같다면 함께 협력해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열린 마음이 제일 중요하다"면서 "규모가 큰 기관의 경우 혼자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곳이 많은데, 그렇게 했을 때 문제가 완벽히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협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꼭 저희가 아니더라도 다음에 누군가가 세상파일과 같은 방식으로 지속해서 문제를 해결해 사회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게 궁극적으로 바라는 목표"라며 "다른 재단이 저희가 하지 못했던 다음 단계를 시도하는 것도 긍정적인 효과이며, 그게 바로 협력의 방식"이라고 말했다.

김사민 기자 samin@medias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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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실 2020-03-20 09:25:08
'휠체어 사용 아동 이동성 향상 프로젝트'로 본인이 휠체어를 밀고 나란히 걸어갔다는 게 참 인상적이네요. 인터뷰 잘 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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