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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SR 박세아 이승균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각국 정부가 기준금리 인하와 재정확대 정책을 쏟아 냈음에도 글로벌 증시가 연일 폭락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도 18일 오후 1,591 포인트로 전일 대비 4.86%나 하락 마감했다. 지난달 18일 시가는 2,225 포인트로 한 달 만에 한국 상장 기업의 시가총액이 30% 가까이 증발한 셈이다.

'1,591 포인트'는 지난 10년간 횡보하던 국내 증시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숫자다. 코스피는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리만브라더스 파산에도 1,600 포인트를 깨는데 수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그해 11월 코스피는 결국 1,000 포인트가 무너졌다. 다시 2,000선 회복에는 2년 2개월의 긴 시간이 걸렸다.

코로나19 사태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사건에 못지 않은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전 세계 공급망의 핵심이 되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상태로 하나둘 발표되면서 그같은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불황이 실물경제로 전이되기 전부터 금융시장이 선제적으로 붕괴되는 모습에 충격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뉴욕 연방은행이 내놓은 3월 제조업 경기 지수는 마이너스 21.5로 2009년 3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앞서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2월 구매자관리지수도 전월 대비 14.3% 포인트 급락하며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문제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개인 투자자들만 위기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한 듯 적극적인 매수세를 보인다는 점이다. 지난 한 달간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 금액은 12조 3,727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12조 6,013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은 관망하는 자세를 취해왔다. 개인 투자자들은 신용거래 잔고를 늘리면서까지 적극적으로 하락장에서 추격 매수를 해왔다.

지난 한 달간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은 보유 주식을 지속적으로 처분해 왔으나 개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변동성이 큰 하락 장에서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의 목소리는 좀처럼 보기 힘들었다. 오히려 금융시스템의 문제가 아닌 전염병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는 보기 드물다며 적극적인 매수 기회라는 분석도 다수 있었다.

증권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까지도 신규 계좌 개설 건수가 급격하게 늘어났다고 한다. 그 결과 빚을 내 주식을 산 개인 투자자들이 먼저 무너지며 곡소리를 내고 있다. 18일 신용 거래융자 잔고는 전일 대비 9.31% 하락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이미 큰 손실을 피할 수 없는 구간에 진입한 상황이다. 증권사 창구에서 반대 매매가 나오기 시작한다면 개인 투자자들은 더 큰 손실을 감내해야 한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수석연구위원은 미디어SR에 "지금 아수라장인 주식시장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본다면 저가매수가 기회가 될 수 있겠지만, 코로나19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단순하게 접근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연구위원은 "만일 상황이 극한으로 가지 않는다는 가정하에서 장기적으로 보면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자산 증식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현재 경기 국면 자체에서 단순히 주가나 밸류에이션 레벨을 보고 무턱대고 매수하기에는 위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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