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기준 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사진. 은행연합회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16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해 사상 최초로 제로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시중은행 예금금리도 순차적으로 하락해 0%대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반영한 주택담보대출 금리 역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COFIX(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가 전월 대비 하락함에 따라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이날 일제히 내려갔다.

2월 기준 신 잔액기준 코픽스는 전월 대비 0.03%포인트 하락한 1.44%로 나타났으며,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전월 대비 0.11%포인트 하락해 1.43%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17일 기준 KB국민은행의 신 잔액 기준 금리는 2.80~4.30%, 우리은행은 2.84~3.84%, NH농협은행은 2.58~4.19%로 전날 대비 일제히 0.03%포인트 하락했다.

신규 취급액 기준 금리는 더 큰 폭으로 내렸다. 이날 KB국민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신규 취급액 기준 금리는 각각 전날보다 0.11%포인트 낮춘 2.64~4.14%, 2.83~3.83%, 2.57~4.18%로 조정됐다.

신한은행의 경우 매일 산출되는 내부금리를 토대로 일정 기준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산정하기 때문에 코픽스 변동 폭에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 이날 신한은행 신잔액 기준, 신규 취급액 기준 금리는 전날과 동일한 2.55~3.81%다.

금융채 6개월물을 금리 산정의 기준으로 삼는 하나은행은 신잔액 기준 금리를 2.764~4.064%로, 신규취급액 기준 금리는 3.044~4.344%로 정했다.

코픽스가 하락하고 이와 연동된 주담대 금리도 내려간 것은 지난달 시중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일제히 낮춘 영향이 반영돼서다. 코픽스는 주요 시중은행 수신상품 금리를 토대로 산정하는데 시중은행들은 지난달 최대 0.3%포인트까지 예·적금 금리 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이는 지난해 10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영향을 시중은행들이 4개월 만에 수신상품 금리에 반영한 결과다. 

현재 만기 1년에 기본금리 기준으로 주요 시중은행 예금 상품 금리는 1% 초반대에 머물고 있다. 국민은행 '국민수퍼정기예금' 1.05%, 신한은행 '신한S드림정기예금' 1.1%, 우리은행 '우리슈퍼주거래정기예금' 1.15%, 하나은행 '하나원큐 정기예금' 1.1%, NH농협은행 'NH왈츠회전예금2' 1.25% 등이다.

이에 전날 한은 금통위가 0.5%포인트 내린 기준금리 인하 영향이 순차적으로 반영되면 시중은행 예금 상품도 0%대 금리로 내려앉게 될 전망이다.

시중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가 시장금리에 바로 반영되지는 않으므로 시장 상황을 지켜본 뒤 추후 예금 금리 인하 폭 및 시기를 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기준금리 인하분이 시중은행 금리에 반영되기까지 4개월이 걸렸을 만큼 시중은행들도 섣불리 예·적금 금리를 인하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신 예대율 규제에 따라 예대율 관리가 중요한 상황에서 예금 고객 이탈은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예대율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예금 금리를 내리는 것은 상당히 고심해야 하는 문제"라며 "다른 시중은행들이 내리지 않는데 어느 한 곳만 내리면 마진은 챙길지언정 예금 고객이 많이 이탈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시기의 문제일 뿐 기준금리가 큰 폭으로 내린 만큼 예금 금리 인하는 예정된 수순일 수 밖에 없다. 조만간 0%대 예금 금리가 현실화된다는 얘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장에서 조달하는 금리가 저렴한데 고객에게 높은 예금 금리를 계속 주는 것은 부담이 되므로 순차적으로 예금 금리를 하향조정하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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