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진칼 주주총회때 현재의 조원태 회장 체제 결론날듯
수세 몰린 3자연합, 판세 뒤집기 다시 나설지 주목되는 시점

한진그룹 사진:구혜정 기자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가 오는 27일로 예정된 가운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한진칼 주주연합’(이하 3자연합)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간 대결에서 조원태 회장이 우위에 올라선 것으로 관측된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가 주말인 지난 14일 조원태 회장의 연임안에 찬성을 권고하면서 무게추가 조원태 회장쪽으로 기울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앞서 국민연금의 대표적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도 조원태 회장 연임에 대해 찬성 입장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이로써 KCGI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연합이 요구하는 지배구조 개선과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이 주장이 명분을 잃게 된 모양새다.

#ISS “조원태 연임 찬성”, 3자연합 "근거 부족"

재계 등에 따르면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는 지난 주말 조원태 회장과 하은용 대한항공 재무부문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 찬성 권고 의견을 제시했다. ISS는 조원태 회장 및 하은용 부사장에 대해 “회사에 도움이 되는 경험과 경력을 갖고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또한 ISS는 한진칼이 추천한 사외이사진에 대해 일부만 찬성을 권고했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과 박영석 서강대학교 경영대 교수, 최윤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 대해서는 찬성 의견을 냈다. 반면 임춘수 마이다스PE 대표와 이동명 법무법인 처음 대표변호사에 대해서는 "경험이 중복되는 후보자"라는 이유로 반대 의견을 냈다.

ISS는 3자연합이 제안한 김신배 포스코 이사회 의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서만 찬성을 권고했다. 3자연합이 제시한 사내이사 배경태 전 삼성전자 중국사업본부장(사장), 사외이사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 여은정 중앙대 교수, 이형석 수원대 교수 등 후보들에 대해서는 전부 반대 의견을 낸 것이다. 

한진칼 이사회 정관은 이사회 정원을 제한하지 않고 있다. 한진칼은 3자연합이 추천한 이사 7명이 전원 선임될 경우를 대비해 지난 4일 사외이사 3명을 추가로 선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ISS는 한진칼 이사회의 적정 규모를 6~10명으로 판단했다.

의결권 자문사는 상장사의 주총 안건을 분석해 찬성이나 반대 권고 의견을 제시하고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다. 업계에서는 ISS가 조원태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이 오랜 기간 여객, 화물, 경영전략, 기획, 자재 등 대한항공 핵심 부서에서 경험을 축적한 항공 물류 전문가라는 점을 인정한 결론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열린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 사진. 구혜정 기자

#KCGS도 조원태 연임 찬성, 임직원도 거드는 중

국민연금의 의결권 자문사이자 국내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도 앞서 조원태 회장 선임에 찬성을, 3자연합 측 후보에 대해서는 ‘불행사’를 권고한 바 있다. KCGS는 한진칼 이사회에 대해 "KCGI의 지속적인 요구에 지배구조위원회 등을 도입하고 자본구조 개선을 위해 비영업용 자산 매각을 공시하며 개선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반면 3자 연합에 대해서는 "KCGI를 제외한 조현아 전 부사장과 반도건설은 KCGI가 추구하는 한진칼의 지배구조 변화에 진정으로 동의하는지 불분명하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대한항공 임직원들의 '한진그룹 지키기' 캠페인이 전개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지난 3일 '한진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타이틀로 개설된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는 100명이 넘는 참석자들이 '조현아 3자 주주연합'으로부터 회사를 지켜낼 수 있는 아이디어와 정보를 활발히 공유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대한항공 사내 익명게시판인 '소통광장'에는 현 경영진을 응원하는 차원에서 '한진칼 주식 10주 사기 운동을 제안한다'는 글이 올라와 그후 동참의 목소리도 활발한 상태다.

한진그룹 전직임원회는 "대한민국 수송·물류산업을 책임져온 한진그룹이 외부세력에 의해 흔들려서는 안된다"면서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재의 전문경영진을 전폭적으로 신뢰하고 지지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의 한 위원은 16일 미디어SR에 “임직원들과 노조까지 조원태 회장 체제에 힘을 실어주려 한 것 등은 의결권 행사시 고려 사항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해 관심을 모았다.

대한항공 안팎에서 조원태 회장의 연임에 대한 지지세가 늘어나면서 오는 27일 한진칼 주총이 이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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