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2019 경영평가 대응방안

사진. 픽사베이

2019년 한해동안 공공기관의 경영실적을 점검하는 평가가 7일 평가단 워크숍을 계기로 본격 시작됐다. 평가 결과에 따라 임직원의 인센티브와 성과급이 차등 적용되고 실적부진 기관의 기관장과 상임이사에 대한 해임건의로 이어지는 종합시험이다. 0.1점 차이로 등급이 갈리는 평가 결과는 물론 채점과정 하나하나가 공공기관에는 아주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채점 기준과 중점적으로 챙겨봐야 할 답지의 유형이 제시됐다. 정부의 정책의지를 담은 문제집에 기술방법이나 내용면에서의 가감요인을 적시한 것이다. 수학문제에서 같은 답을 놓고도 풀이과정에 따라 점수가 달라지는 것처럼.

사회가치의 내재화와 체감형 사례

2018년부터 강화된 사회가치 구현부문의 절반이상 배점은 이번 평가에서 더 높아졌다. 점수 자체가 경영관리부문에서 2점(공기업 24점/100점, 준정부기관 22점/100점) 높아진데다 비계량부분에서 높아진 배점의 상당부분을 사회적 가치에 집중했다. 특히 사업부문에서는 사업진행 전 과정에 사회적 가치를 얼마나 염두에 두었는지를 중점 평가토록 했다. 사회가치구현 부문의 배점이 눈에 보이는 점수 이상으로 지난해보다 더욱 높아진 것이다.  
사회가치 구현에 대한 평가기준도 경영전반에 걸친 내재화 정도와 실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공사례가 무엇이냐에 두기로 했다. 지난해의 경우 사회적 가치의 의미를 경영에 반영하려는 의지를 봤다면 이번 평가에서는 구체적인 성과, 즉 국민 체감형 우수사례(BP,Best Practice)를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기준을 적용한 평가단의 채점은 4월22일 평가단의 중간보고서까지 약 45일간 이어진다. 답안지 채점(계량평가)과 현장실사(비계량 평가)로 이뤄지는 평가과정에서 공공기관의 대비에 따라 가감될 수 있는 현장 실사는 예년과 달리 화상으로 진행된다. 코로나-19에 따른 방식의 변화로 7일 평가단 워크숍 역시 팀별로 나눠서 실시됐다. 

올해 정부의 평가대상기관은 한전 등 사회간접자본 건설 운용관리기관인 공기업 36개와 국민연금이나 코트라같이 기금과 관련된 93개 준정부기관 등 총 129개다. 이중 평가대상 기관의 70%를 넘는 준정부기관의 경영평가 방법을 기준으로 대응방안을 중점 정리한다. 평가의 큰 원칙은 모두 같지만 준정부기관의 배점(위탁집행형 55점)이 공기업(45점)보다 높기 때문이다. 

사업실행 단계별 사회가치

정부는 2019년 3월 제시한 공공기관 평가편람을 통해 주요사업 성과관리의 적정성 문제(비계량14점)를 ‘사업별 환류활동은 적절하게 수행됐는가?’ 등 4가지로 제시하면서 ‘사회적 가치를 적절하게 반영했는가?’라는 항목(2018년 제시)을 뺐다. 대신 별도항목으로 ‘근로자와 국민의 안전 등 사회적 가치를 위한 노력과 성과를 감안하여 평가한다’는 조항을 별도 항목으로 명시했다. 사업부문 평가에서 사회적 가치와 관련된 배점은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그러나 별도 명시된 의미는 7일 워크숍에서 ‘주요사업 비계량 전반에 걸쳐서 사회적 가치를 반영한다’는 내용을 수정 보완함으로써 분명해졌다. 주요사업의 평가를 사업계획 단계에서부터 마무리까지 PDCA(Plan-Do-Check-Action)로 진행하는 만큼 PDCA 각 단계마다 사회적 가치와의 연계성을 반영토록 한 것이다. 즉 지난해에는 주요사업 PDCA 4문제+ 사회적 가치 1문제 등 5개문제로 각각 3점내외였으나 올해 평가에서는 문제는 4개에 사회적 가치를 계획-실행-점검- 환류의 전 과정에 연계시켜 사회적 가치의 점수를 사실상 10점가까이로 크게 높였다.  

주요사업의 지표구성 적정성에서는 목표수준과 지표의 구성이 적절했는지를 나누어서 평가한 지난해와 달리 이번에는 적성성과 도전성으로 구분하면서 도전적 목표부분을 강조했다. 전체 7점이었던 배점을 10점으로 늘리고 도전성에 8점이나 배점, 공격적인 사업목표와 달성여부가 크게 중요해진 것이다.  

경영부문 구석구석에 사회가치를 담는다

45점이 배점된 준정부기관의 경영관리 부문에서 사회가치로 적시된 항목의 배점은 지난해보다 2점 높아졌다. 하지만 사업부문과 마찬가지로 경영관리 평가항목의 속내용을 들여다보면 사회가치는 나머지 4개 항목 전반에 녹아들어 있다. 
경영전략에서는 사회가치 관련 조직구성과 인력배치, 예산배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리더십 평가에서는 경영의 핵심가치와 혁신에 반영된 사회가치 구현의지를 평가한다. 특히 경영전반에 걸친 사회가치 내재수준과 진전 및 보완방향 수립여부를 따지고 조직과 구성원의 사회적 가치 의식의 내재화 수준을 중점적으로 수치화한다. 

올해 평가의 특징중 하나는 비계량 점수의 비중이 지난해 52점에서 올해는 56점으로 크게 높아진 점이다. 비계량 점수는 평가단의 판단에 좌우될 수 밖에 없고 평가단의 배점 기준을 사회적 가치에 두도록 함으로써 사회적 가치 구현의 배점은 지난해와 확연히 달라졌다. 
또한 사회적 가치부문의 안전 및 환경 분에서 배점을 2점 높이면서 전 점수(5점)를 비계량으로 바꿨다. 공공기관 종사자나 국민의 안전에 그만큼 무게를 둔 것이다. 특히 일자리와 관련해서는 공익단체나 법인과의 협력 정도를 중요하게 보고 상생과 지역발전 등에서는 스토리 텔링형 사회적 가치의 성공사례를 높게 평가한다. 답안지 구석구석에 담은 사회적 가치의 변화는 수치상 높아진 점수 이상이다. 오는 6월20일을 전후해 발표되는 공공기관의 성적표에 사회적 가치부문의 영향이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