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스튜어드십 코드, 국민연금 ③]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가 불러온 자본시장의 변화 
[2020 스튜어드십 코드, 국민연금 ③]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가 불러온 자본시장의 변화 
  • 김사민 기자
  • 승인 2020.03.12 1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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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수탁자 책임 원칙(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지 600일이 지났습니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은 경영계는 물론 자본시장에 큰 변화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국민 모두의 소중한 돈이 모여 있는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적극 행사해 기업 경영에 건강한 개입을 한다는 의견과 연금 사회주의가 우려될 정도로 과도하다는 의견이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동시에 단순 의결권 행사를 넘어 기업의 비재무적 정보를 토대로 한 투자 의사 결정과 주주권 행사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일반적인 투자 방법론으로 통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이어지는 책임투자 확대 계획이 갖는 의미는 남다릅니다. 공적 연기금이 투자 수익을 높이는 동시에 사회적 책임의 관점에서 투자 철학을 갖춰야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미디어SR은 이번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민연금이 어떤 기업에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할지,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인지 살펴보았습니다. [편집자 주]
제공 : 국민연금관리공단
사진. 국민연금관리공단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해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가능해지면서 배당 성향이 확대되는 등 자본시장 전반에 긍정적 변화가 자리잡아가고 있다.  

지난 2018년 7월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국민연금은 이른바 선두주자격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3월 한진그룹 주주총회에서 고(故) 조양호 회장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을 불발시키며 시장에 분명한 시그널을 남겼다. 국민연금이 주총 하루 전 사내이사 연임안에 반대 의견을 공표하면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톡톡히 해낸 셈이다.

국내 주식시장의 6.9%를 차지하는 초대형 장기 투자자인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은 다른 기관투자가들의 동참을 이끄는 충분한 유인이 됐다. 국민연금의 참여 이후 기관 투자가들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본격화돼, 지난달 말 기준 참여 기관은 총 120여 곳으로 집계됐다.

이렇듯 기관투자가들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뛰어들면서 배당 수익률이 5% 이상인 고배당 기업은 지난 2018년 18곳에서 2019년 36곳으로 1년 새 2배나 증가했다. 이전까지 배당을 실시하지 않다가 처음으로 시작한 기업도 같은 기간 23곳이 늘었다.

또한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의 일환으로 지난해 3월부터 주주총회 전에 의결권 행사 방향을 미리 공개하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의결권 사전 공시가 관행으로 자리 잡아 주요 연기금은 이를 통해 주주총회 전 기업과 충분한 대화를 해왔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방향이 주총에서 반드시 반영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투자자에 비해 비교적 높은 전문성과 정보를 동원해 결정한 국민연금의 의사는 주주들이 의결권을 행사하는 데 믿을 만한 기준이 된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국내외 주요 연기금들이 의결권 사전 공시를 많이 하면 할수록 참고할 수 있는 질 좋은 정보가 늘어나는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국민연금이 사전에 밝힌 의결권 방향대로 따라가진 않지만, 첨예한 안건의 경우 국민연금이 어떤 입장인가 좋은 참고가 된다"면서 "특히 사회적 파장이 큰 안건일수록 논의 대상으로 올려 펀드 고객에게 가장 유리한 결정이 무엇일지 결정한다"고 밝혔다.

또한 국민연금이 안건에 반대한 기업의 주가는 대부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연금이 사전에 총 82개 안건에 반대 의사를 표시한 코스피 기업 40곳은 의결권 사전공시일 전후 5거래일간 평균 주가가 1.43% 떨어졌다.

국민연금의 반대는 곧 해당 기업 지배구조의 문제로 받아들여지지만, 내부경영자와 우호지분이 높은 우리나라 특성상 반대의견이 주총에서 통과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주가에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는 탓이다. 

특히 국민연금의 반대 의사가 지지를 받은 경우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올랐다. 지난해 3월 대한항공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부결되면서 대한항공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장중 최고 5.26% 상승한 바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국민연금이 찬성 의사를 사전에 밝힐 경우 신뢰 있는 근거가 생기며, 반대할 경우에는 가급적 대화의 장을 늘려 찬성을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조율하고자 노력한다. 이는 기업들이 주주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게 하는 유인책이 될 수 있다.

송민경 KCGS 선임연구위원은 미디어SR에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사전 공시는 다른 기관 투자자나 개인 주주들이 의결권을 충실하게 행사할 수 있게 중요한 정보와 의견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도움이 된다"면서 "국민연금과 같은 의견이 아니어도 국민연금이 반대를 행사한 안건에 대해서는 한 번 더 신중하게 생각해볼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사민 기자 samin@medias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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