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질병관리본부

[미디어SR 꼰블리]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시도때도 없이 수많은 뉴스가 쏟아집니다. 다만 생활 정보를 제외하면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되거나 확대 재생산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매일 두차례나 반복되는 중앙방역대책본부의 발표에서 확진자 증가 수에 민감한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정부와 여당쪽에 마음의 무게중심을 두고 있은 분들은 이번 코로나19사태를 어떻게 볼까요. "이번 코로나19의 주범이 신천지가 아니라면 이렇게 까지 확산되지는 않았을 거야"라는 가설과 함께 '한국의 기민한 대응' 등 외신발 보도를 접하면서 나름의 존감을 회복하지 않을까요.

'방역 모범사례' 라거나 실제 해외에서 신기하게 바라보는 '드라이빙 스루' 방역 등 기민한 대처능력과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공개와 통제능력 등이 단연 돋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야당쪽에 서거나 정부여당과는 다른 생각에 마음의 중심추를 두고 있은 분들의 견해를 들어보면 인식이 전혀 다릅니다. "부족한 마스크 문제로 쩔쩔매는 것을 보니 무능의 끝을 보는 것 같다"는 혹평도 들립니다. "초기에 중국을 통제하지 않은 문제가 가장 큰 문제"라거나 "코로나19 정국에서 최근 북한이 미사일을 두차례나 쏴도 한마디도 못하는 무능 정권"이라고 일갈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견해가 다르면 당연히 반응도 다르고 대응도 다를수 밖에 없겠지요. 견해 차로 사사건건 시비가 붙기도 합니다. 뭐든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 입니다.

그냥 양쪽의 견해 모두 맞는 말이라고 가정합시다. 그러면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사과할 것은 사과하면 됩니다. 이제는 국가를 위해 제대로 일해야할 때 입니다. 국민과 기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자세로 국정 운영방안 전반을 돌아보고 살펴봐야 하는 시점입니다.

총선이고 나발이고 기업 현장은 이미 아수라장입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기업들이 최선을 다해 이익을 내려했던 새해 계획이 1사분기가 끝나기도 전에 이미 무너지거나 붕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업계 고위관계자들의 공통된 반응입니다. 국내 주요기업의 한 CEO는 "벌써 작년 수준을 맞춰나가는 것도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깊은 한숨을 토해냅니다.  

국내에서 코로나 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1월20일을 떠올리면 벌써 50일이라는 시간이 흘러가고 말았습니다.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들은 초기에 대응을 잘하고 있다고 판단했다가 대구, 경북지역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는 것을 보고 화들짝 놀라 뒤늦게 총력전을 펴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주요 기업들은 재택근무 시행과 함께 회사들이 자체적으로 코로나19 대응팀을 만들어 대처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확진자, 확진자와의 접촉자, 접촉자와의 이차 접촉자 등을 모니터링하고 이들의 동선 등을 관리하는 일은 한달여만에 회사의 기본업무로 자리잡았습니다. 국가를 믿지 못하는 게 아니라 기업이 자신을 지키기 위해 일을 하면서 방역과 관리까지 모두해야 하는 실정이기 때문입니다.

크든 작든 기업이 멈춰서면 결국 그 영향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갑니다. 국가의 시스템으로 책임지는 것은 그 이후의 문제입니다. 하지만 기업이 정상작동하던 그 때로 되돌아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국가를 지탱하는 다양한 기업 모두가 비슷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어떤 경우라도 기업이 멈춰서는 것만은 막아야 합니다. 정부가 의료시스템 중심으로 재난 상황을 관리하는 것은 맞습니다. 다만, 지금 기업들은 엄청난 위기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기업의 다수는 전세계를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합니다. 생산공장도 세계에 고루 분포돼 있습니다. 코로나19 진원지로 지목되는 중국도 주요 생산국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아시아 주요국가에 국내 주요 기업의 생산시설이 존재하고 미국과 유럽도 생산기지를 운영중입니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내국인 치료나 확진자 감소로 문제가 끝나는 일이 결코 아닙니다.

삼성디스플레이 전문인력 700명이 베트남 입국을 앞두고 베트남 정부로부터 2주간 시설격리를 통보받았다고 합니다. 이는 인력배치에 암초를 만난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앞으로 이처럼 예기치 않은 상황이 얼마나 더 발생할 지 가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베트남 박닌성에 있는 현지 공장에 OLED 모듈 공장을 증설하고 있었습니다. 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플렉서블 OLED 등이 삼성전자에 공급되는 시스템인 셈이죠. 따라서 박닌 공장의 증설 차질은 당장 삼성전자로 불똥이 튈 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도 합니다.  

당장 필요한 마스크와 의료진의 방호복 문제만 해도 해외에서 물량을 확보했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닙니다. 최근 입국제한뿐 아니라 항공기 운항까지 감편 등 제한을 가하는 곳이 많고 아예 운항편이 취소된 곳도 적지 않아 수송 자체가 매우 힘들기 때문입니다.

전세계를 촘촘히 메우던 항공기 운항도 상당수 국가들이 통제에 나서면서 확보된 물건을 운송 하는것 자체가 난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정부가 기업을 바라보는 관점을 확 바꿔야할 시점입니다. 기업이란 통제와 제재의 대상이 아니라 어려울때 마다 지원해야 할 고객과 같은 대상이라는 점을 정부당국이 이참에 깨달았으면 합니다.

지금은 정부가 기업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도와줄지 세밀하게 챙기고 세심하게 살펴봐야할 비상한 시기입니다. 코로나19 정국은 기업이 통상 힘들다면서 도와달라고 호소하는 때와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대기업집단들이야 얼마간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은 이제 생사의 기로에서 살길을 찾아 나서고 있습니다. 식당과 같은 자영업자들은 말할 것도 없을듯 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대한민국에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 기업환경을 '리셋'해나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코로나19를 완전 박멸했다고 해서 단번에 온전히 해결될 문제도 아닙니다.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는 수출국가입니다. 전세계가 이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코로나19의 영향은 계속 이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기업들은 예전의 기업환경으로 되돌아갈때 까지 죽지 않고 살아남는 것이 최대 관건이 될지도 모릅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를 망라하는 정부 종합대응팀을 서둘러 만들어야 합니다. 대기업이야 쌓아둔 유보금으로 어느 정도 버틴다지만 중소기업과 영세기업은 상황이 전혀 다릅니다. 이미 기업 대출과 개인의 대출로 어떻게든 버텨보겠다고 발버둥 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체 확진자 숫자가 조금 감소했다고 기업인들은 반길수도 없습니다. 이처럼 복잡다단한 속사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 여당과 야당 모두가 이번 코로나19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지 않으면 자칫 엄청난 재앙으로 이어질수도 있습니다. 피해를 피해갈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찾아낸다면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꾀할 수 있습니다. 정부와 여야 정치인들에게 고합니다. 국민들이 여러분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국민이 행복하지 않은 현실 앞에서 당신들이 할 수 있는 것을 과감히 해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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