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제공 : 대한상공회의소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추가경정예산 규모를 40조원까지 대폭 확대해 침체 중인 우리 경제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역설해 눈길을 끌고 있다. 

박용만 회장은 지난 9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기자실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추경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산업계 전반에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전대미문의 상황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 회장은 특히 "국회에서 심사가 시작될 11조 7000억 원 규모 추경안으로는 코로나 19 피해 지원에 역부족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경제성장률을 1.0%p 끌어올리려면 추경 예산을 최대 40조원까지는 늘려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최근 신용평가사들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최소 0.3%p에서 크게는 1.0%p까지 추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박 회장은 "지금은 과감한 정책이 필요한 때"라며 "추경을 대폭 확대해 코로나19로 침체되고 있는 경제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재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국가 재무건전성이 나빠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도 이해한다"면서 "하지만 지금처럼 경제 피해가 심각한 상황에서는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앞서 대한상의는 ‘코로나19 대책반’을 통해 각 기업의 현장 피해와 애로사항을 접수했다. 그 결과 이들 기업은 정부의 자금 지원(35.1%)이 가장 절실하다고 답했다. 이어 마스크·세정제 등 방역 용품 지원(18.8%), 세금감면·세무조사 연기 등 세제·세정지원(13.4%)도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총 357건의 애로사항이 접수된 가운데 기업이 가장 많이 겪는 어려움은 '매출감소(38.1%)'로 나타났다. 이어 부품·원자재 수급(29.7%), 수출 애로(14.6%), 방역 용품 부족(5.3%), 노무인력관리(4.8%) 순으로 밝혀졌다.

박 회장은 이같은 점을 감안, 코로나19 사태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에 대해 금융지원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제때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와 한국은행이 나서서 막힌 파이프라인을 뚫어줘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박 회장은 이어 “현재 기업에 필요한 대출 지원을 해주는 금융기관은 다소 소극적인 측면이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박 회장은 추경규모 확대를 위해 국회를 다시 찾아가 설득할 용의가 있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코로나 추경을 위해 아직까지 국회를 찾아가거나 추가 논의를 전달하지는 않았다"며 "추경 확대가 여의치 않으면 국회를 찾아가서 설득하겠다"고 다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10일 미디어SR에 “국회에서도 최근 논의되기 시작한 만큼 아직은 국회에 추가로 제안할 사항이나 논의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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