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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SR 이승균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선까지 급락했다. 8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은 전일 대비 배럴당 8달러(19.67%) 하락한 33.2달러, 브렌트유 선물은 9.26달러(-20.11%) 하락한 36.2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 14개국과 러시아 등으로 구성된 OPEC+는 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중국 수요 급감으로 추가 감산을 논의했으나 러시아의 반대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CNBC 등에 따르면 이날 알렉산더 노박(Alexander Novak) 러시아 에너지 장관은 "(러시아는) 4월 1일부터 쿼터나 감축에 개의치 않고 생산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감산 합의에 실패하면서 아람코도 8일부터 일일 생산량을 1,000만 배럴 정도 늘릴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당장 다음 달부터 원유생산을 늘리기로 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선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6일(현지시간) 유가 하락분을 모두 반영하면 3거래일 만에 유가는 29.8% 하락해 3분의 1 가량이 줄어든 셈이다.

이날 석유 선물은 1991년 개장 이후 가장 큰 일일 하락 폭을 기록했다. 1991년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생산량을 크게 늘려 치킨 게임에 돌입한 당시에도 유가는 30% 이상 큰 폭으로 내려간 바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9일 미디어SR에 "OPEC+ 합의 불발로 인해 코로나19 여파로 수요 쇼크에 빠진 전 세계 석유시장에서 공급 쇼크까지 추가됐다"고 진단했다. 황 연구원은 "유가 하방 압력을 완화할 수 있는 수급 변수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러시아의 감축 거부와 관련 경제학자이자 저널리스트 코넬리아 마이어(CORNELIA MEYER)는 이에 대해 "미국 셰일가스 혁명으로 인한 석유 생산량 증가는 푸틴의 발목을 잡아 왔다"며 "이제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러시아는 OPEC+ 체제 속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협력할만한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 탓에 석유 수요가 무너진 상황에서 향후 몇 개월 동안 전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들도 러시아가 추가 감산에 동의하지 않음으로써 미국 석유회사들의 반사이익을 제한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유가 하락으로 기업 공개를 서두르던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Aramco)는 큰 폭의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내몰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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