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전법 개정안 부결... 케이뱅크 어쩌나, '우회 증자' 고려
인전법 개정안 부결... 케이뱅크 어쩌나, '우회 증자' 고려
  • 김사민 기자
  • 승인 2020.03.06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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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 수정안. 찬성 75, 반대 82, 기권 27로 부결. 사진. 구혜정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 수정안. 찬성 75, 반대 82, 기권 27로 부결.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에서 좌절되면서 케이뱅크 경영 정상화가 다시 요원해졌다. KT는 자회사 우회 증자, 신규 주주사 확충 등의 '플랜B'를 검토할 방침이다.

6일 국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대주주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이 지난 5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일사부재의 원칙에 따라 한 번 부결된 안건은 같은 회기 내에 다시 발의될 수 없기 때문에 인전법 개정안은 다음 회기로 미뤄진다. 민주당 원내 지도부가 다음 회기에 개정안을 우선 처리하겠다고 밝혀 개정안은 4월 총선 후 열리는 5월 임시국회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인전법 개정안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와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개정안이 지난해 11월 법안소위를 통과하고 본회의까지 오는 데 4개월이나 걸린 만큼 임시 국회에서 다시 논의된다고 해도 법안 통과까지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다. 의원들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결국 다시 불발될 가능성도 있다.

개정안 불발로 케이뱅크의 경영 정상화는 먼 얘기가 됐다. 케이뱅크는 당분간 개점 휴업 상태를 지속해야 하는 신세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인터넷은행 대주주 요건에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이 제외됨에 따라 KT를 대주주로 올려 유상증자를 추진하려던 계획이 다시 무산됐기 때문이다.

앞서 KT는 지난해 3월 금융당국에 케이뱅크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겠다는 내용의 한도초과 보유 승인 신청을 했으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어 심사가 무기한 중단됐었다. 현행 인터넷은행법은 공정거래법, 조세범처벌법, 금융관련법령,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을 위반하면 향후 5년간 인터넷은행 대주주에 오를 수 없게 제한한다.

케이뱅크는 KT를 통해 59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서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다. 케이뱅크를 정상화하려면 최소 1조원 이상의 자본금 확충이 필요하지만, 지난해 7월 276억원 증자에 그치면서 상황은 점점 더 어려워진 상황이다. 케이뱅크는 현재 예적금 담보대출을 제외한 모든 여신상품 판매가 중단됐다.

인터넷은행법 개정이 케이뱅크의 유일한 희망이었지만 몇 개월이 걸릴지도 모르는 법안 통과만을 마냥 기다릴 수는 없기에 KT와 케이뱅크는 '플랜B'를 검토하면서 유상증자 방안을 고심 중이다.

케이뱅크와 주주사들은 KT가 자회사를 통해 우회로 증자하는 방안과 신규 주주사를 영입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6일 미디어SR에 "자회사를 통한 유상 증자나 새로운 주주사 영입 등의 가능성을 열어 두고 검토하는 단계"라면서 "현재로서는 주주사끼리 협의해야 하는 상황이므로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KT는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케이뱅크 대주주에 오를 수 없지만 KT가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비씨카드, KT에스테이트 등에 케이뱅크 지분을 넘겨 증자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케이뱅크 차기 행장에 이문환 전 비씨카드 대표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져 비씨카드 우회 증자설에 무게가 실린다.

이는 KT가 관련 규제를 피해 꼼수를 부린다는 비판이 일 부담이 있지만, 앞서 카카오뱅크가 비슷한 방법으로 대주주를 변경한 바 있어 당국에서 제동을 걸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뱅크가 한국투자금융지주에서 카카오로 대주주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한투지주는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으로 넘겼다. 당초 한투지주는 주력 계열사인 한국투자증권에 카카오뱅크 지분을 넘기려고 했으나, 한투증권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발목이 잡히자 손자회사인 한투밸류에 지분을 양도했다.

이와 함께 케이뱅크는 신규 주주사 영입도 계속 검토할 방침이다. 그러나 케이뱅크에 투입해야 하는 자본금이 5000억원이 넘고, 인터넷은행이 높은 진입 장벽에 비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새로운 주주사를 찾는 작업도 난항이 예상된다. 게다가 그나마 인터넷은행에 관심이 있던 기업들은 최근 토스가 주도하는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해 주주 구성을 이뤘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증자에 대한 주요 주주사의 의지가 확고하다"면서 "지속해서 주주사들과 신규 투자자 영입이나 증자에 관한 협의를 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김사민 기자 samin@medias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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