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한 비상식량 세트. 사진. 대한적십자사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연일 확산되는 코로나19 사태에 삼성‧현대차‧포스코‧SK 등 기업들은 물론 유명 연예인, 일반 국민들의 기부 손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누적 모금액이 800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기부금이 어디에 쓰이는지에 대해서도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일 행정안전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 1월 30일부터 시작된 코로나19 국민 성금 모금액은 지난 2일 기준 819억원을 넘어섰다. 행안부에 재난 성금 모금기관으로 등록된 전국재해구호협회, 대한적십자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세 곳을 통해 집중적으로 모금한 결과다.

모금된 성금은 행안부-지자체-모집기관이 연계해 필요한 지역에 구호 물품이 전해지도록 협조 체계를 이루고 있다. 모집기관이 기부금 및 물품을 후원받으면 행안부나 지자체가 관할 지역 내 필요한 기부처를 찾아 공유하는 등 행정 지원을 하는 방식이다.

모집기관은 어느 곳에 어느 정도의 물품이 필요한지 전체적으로 알기 어렵기 때문에 행안부나 지자체에서 수요를 찾고 인력을 동원해 물품을 필요한 곳에 나눠주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기부자가 특정 지역에 써달라고 지정하는 경우, 해당 지자체와 소통해 물품을 전달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체 모금액과 비교해 실제 집행액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매일 확진자가 수백 명씩 늘어나는 상황에서 계획 수립 등의 절차에 가로막혀 즉각적인 기부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탓이다.

전국재해구호협회는 재난 위기 가정에 개인 위생용품을 지원하고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에게 건강 보조 키트를 보내는 데 13억원가량을 사용했다. 대한적십자사는 감염병 취약계층과 우한 귀국 교민, 자가격리자에게 마스크 등의 긴급구호품을 지원하는 데 총 8억원을 집행했다.

모금기관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기부금이 들어오는 대로 바로 지원하는 것은 아니고 지원 계획을 세운 뒤 수요처를 찾는다"면서 "일단 피해가 가장 큰 지역이 대구, 경북이기 때문에 해당 지회를 통해 수요처를 선정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행안부는 기부금 집행은 모집기관의 고유한 권한으로, 정부는 모집기관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할 뿐, 컨트롤 타워 차원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자연재난의 경우 재해구호법에 따라 정부가 모금액 사용에 개입하고 관리할 수 있지만, 코로나19 사태는 사회재난으로 분류돼 모금기관에 자율성이 부여된다는 것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자연 재난의 경우 기부금을 일괄적으로 지급하는 시스템이지만, 사회 재난과 관련한 기부금은 자율성이 부여돼 있어 단체마다 성격에 따라 필요한 곳에 지급한다"면서 "(행안부가) 현장에 가서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물품이 갔는지 확인하고 있기 때문에 모집기관을 통한 기부금은 수요처에 정확하게 전달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소규모 재난은 기관 스스로 수행해도 문제가 없지만 규모가 큰 재난은 정부와 지자체, 모집기관이 협력해 구호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는 중"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전국재해구호협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기부 내역을 일별로 공지하고 있다. 재해구호협회는 행안부, 17개 시도 담당자가 참여하는 단체 카톡방을 운영하면서 긴밀히 협의해 구호 대상자를 선정한다. 

3월 4일 기준 총 341세트의 재해구호세트를 지원했으며, 70만 7525개의 구호물품을 전달했다. 여기에는 마스크, 손 세정제, 빵, 생수, 속옷 등의 위생용품과 생필품이 포함됐다.

3월 4일 기준 기부금 집행 현황. 사진. 전국재해구호협회

대한적십자사는 전국 감염병 취약계층에게 마스크 등의 위생용품 및 긴급구호품을 지원하고 심리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상주병원, 영주병원 등 국가전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적십자 병원을 운영하면서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의료진을 파견하는 등 환자의 선별 치료에 힘쓰고 있다.

아울러 최근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임직원, 봉사원들은 경기도 양주시와 의정부시를 중심으로 경로당, 관공서, 마트 등에 집중적으로 방역활동을 진행했다. 또 무료급식소 폐지로 식사가 어려워진 독거노인들에게 도시락과 반찬을 지원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최근 적십자사는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대구광역시를 포함해 부산, 경남 지역 고령 취약계층과 자가격리자를 위해 긴급구호 세트를 제작해 시‧도청, 구‧군청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긴급구호 세트에는 마스크, 의류, 속옷, 즉석밥, 라면 등이 포함됐다.

독거노인 가정에 방문해 위생용품을 전달하는 적십자 봉사원. 사진. 대한적십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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