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채종협.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김예슬 기자] 

인기 드라마 ‘스토브리그’를 통해 새로운 얼굴이 대거 발굴됐다. 그 중 드림즈의 51번 투수 유민호로 활약한 채종협의 발견은 반갑다. 지난해 웹 드라마로 데뷔해 ‘스토브리그’로 주목받은 그는 지상파 첫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본격적인 날갯짓에 나선다.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채종협은, 모두가 인정하는 올해 가장 주목받는 신인 중 하나다.

Q. ‘스토브리그’의 성공이 남다르게 와 닿았을 것 같아요.
채종협:
제겐 정말 뜻 깊은 작품이에요. 감독님과 작가님 모두가 저를 믿어주셨거든요. 처음으로 저를 믿어주신 분들과 함께 한 작품이자 데뷔작이어서 정말 뜻 깊었어요. 다음에 있을 작품을 생각하면 설레기도 하지만, ‘스토브리그’가 정말 좋았던지라 아쉬움이 지금도 많이 남아요.

Q. 드라마의 인기를 실감하기도 했나요.
채종협:
촬영 없는 날 돌아다니면 많은 분들이 유민호라고 알아봐주시더라고요. 부모님도 내색은 하지 않으시지만 메신저 프로필 사진도 저로 바꾸시고(웃음). 집안 분위기가 바뀐 것 같았어요. 극 중 캐릭터를 생각하시고 제 팔꿈치 상태나 연봉에 대해 여쭤보는 분들도 계셨죠. 친구들은 야구 좀 잘 하라는 말을 해주기도 했어요. 그리고 저뿐만 아니라 모든 선배님들이 그 역할로서 촬영장에 오셔서 정말로 야구선수가 된 느낌이었어요. 촬영장을 갈 때마다 재미있었어요. 

배우 채종협. 사진. 구혜정 기자

Q. 온라인상에서는 극 중 이름인 유민호로 활동 명을 바꾸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어요.
채종협:
저도 봤어요(웃음). 아무래도 바로 각인되는 이름이 아니어서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아요. 전에는 이름이 어려우니 바꿀까 생각해보기도 했지만, 지금은 이름이 어려운 만큼 특이하기도 해서 채종협이라는 이름으로 계속 활동하고 싶어요.

Q. 야구선수 역할은 어떻게 준비했는지 궁금해요.
채종협:
야구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었어요. 원래 몸 쓰는 걸 좋아하고 운동하는 것도 좋아해서 이것저것 많이 해봤는데, 이상하게 야구는 한 번도 안 해봤더라고요. 그런데 오히려 접해보지 못했던 만큼 습관이 따로 없어서 깔끔해보이게 폼이 잘 잡힌 것 같아요. 투구 폼이 잘나오게 하려고 연습을 많이 했거든요. 그리고 야구 종목에 공감되는 부분이 없었지만 제 역할이 사회초년생 느낌이어서 그런 부분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야구에도 조금씩 관심이 생기고 있어요.

Q. 시즌2 제작에 대한 염원도 계속 이어지고 있어요.
채종협:
만약 정말 진행되고 감독님과 작가님, 스태프 분들과 선배님도 다 하신다면 저도 정말 하고 싶죠. 저도 유민호에게 ‘과몰입’했었거든요.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시즌2가 하게 된다면 저도 강두기 형님처럼 우직한 모습이 되고 제 후배들도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배우 채종협. 사진. 구혜정 기자

Q. 이번 드라마는 독특하게도 야구를 잘 모르는 시청자들도 모두가 ‘과몰입’했어요.
채종협:
스토브리그 자체가 사회에서 겪을 수 있고 공감 가는 내용이 많아서였던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을 야구에 빗대어 표현한 게 많은 분들이 좋아하신 이유 같아요. 유민호 역시 사회에 갓 나온 사회초년생과 같았어요. 저 역시도 그런 마음을 갖고 연기해서 그런지 시청자 분들이 관심을 주신 것 같아요. 선배님들도 저를 많이 이끌어주셨고요. 그러다 보니 현장에서도 제가 가장 ‘과몰입’을 했던 것 같아요(웃음).

Q. 캐릭터와 닮은 부분이 궁금해요.
채종협:
노력하는 점이에요. 그 외에는 유민호를 많이 닮고 싶었어요. 저는 생각이 많은 편이어서 산으로 가는 경향이 있어요. 하지만 유민호는 뚜렷한 목표를 갖고 매사에 그것만 생각하며 노력하잖아요. 그런 것들을 닮고 싶더라고요.

Q. ‘스토브리그’는 배우 채종협에게 어떤 의미로 남을까요.
채종협:
글쎄요. 한 가지로 표현하기엔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제겐 정말 특별하고 또 찡한 작품이거든요. 데뷔작이면서도 제 모든 걱정과 근심을 날려주고 자신감을 갖게 해준, 그러면서도 자존감을 회복시켜준 작품이에요.

배우 채종협. 사진. 구혜정 기자

Q. 앞서 생각이 많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자존감이 낮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힘든 시기를 보냈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채종협: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 보니 자존감이 많이 낮아졌었어요. 그러다 지금 소속사를 만나 이번 작품을 하며 더욱 좋아졌죠. 감독님과 작가님이 저에게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작가님은 글을 쓰며 유민호가 단조로워졌는데, 그걸 유민호로서 표현해줘서 고맙다고도 해주셨고요. 그런 말씀들을 들으니 자존감이 조금씩 회복됐어요.

Q. 지상파 데뷔작이 잘된 만큼 이후의 작품에 대한 걱정이나 부담도 생겼을 법해요.
채종협:
유민호 이미지가 강해서 다음 작품에 들어갔을 때 흐름을 깰까봐 부담되긴 해요. 하지만 다른 작품에서 다른 모습으로 임할 저를 상상하면 설레기도 하죠. 다음 작품을 위해 더 열심히 준비할 생각이에요.

Q. 배우로서 롤 모델이 있다면요?
채종협:
연기를 하시는 모든 분들이 제 롤 모델이에요. 모든 선배님들의 장점을 본받고 싶거든요. 그런 장점들을 배운 채종협이 되고 싶어요.

배우 채종협. 사진. 구혜정 기자

Q. 데뷔 계기가 궁금해요. 원래 연기자로의 꿈을 갖고 있었나요? 
채종협:
그렇지 않아요.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서 모델 활동을 하다가 한국으로 넘어왔고, 그때 모델로 일하며 수영 강사 아르바이트도 함께 했죠. 그러다 미국 드라마 오디션이 들어와서 연기에 대한 관심이 생겼어요. 그때부터 연기에 빠지기 시작했어요. 연기학원에 다니며 열심히 준비했죠.

Q. 남아공에서 모델활동을 했다는 이력이 굉장히 독특해요.
채종협:
중학생 때 태국으로 유학을 떠나 1년 정도 살다가 남아공으로 넘어가서 4, 5년가량 살았어요. 혼자 생활하다보니 많이 단단해졌죠. 어떤 일이든 혼자 이겨내려 하다 보니 생각이 많아지고 선택의 순간에서도 혼자 생각하고 결정하게 됐어요. 제가 올해 28살인데, 이름을 가진 배역은 ‘스토브리그’가 처음이거든요. 각자 일을 하는 시기에 마냥 꿈을 위해 준비하는 것이 힘들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그래서 한강 같은 곳을 달리며 힘든 것들을 잊으려 노력했어요.

Q. 불확실한 꿈을 좇는 건 현실적으로 힘든 일이죠.
채종협:
고생이라면 고생이죠. 연기를 준비하는 많은 분들도 힘든 과정을 겪었겠지만, 저도 어느 정도는 고생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스토브리그’가 제게 더욱 찡하게 와 닿지 않나 싶어요. 잊지 못할 현장이어서 제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을 것 같아요.

Q. 앞으로의 활동을 더욱 기대해봐야겠네요. 배우로서 가진 이상향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세요.
채종협: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역시’라는 표현이 제 이름 앞에 붙었으면 좋겠어요. 시청자 분들이 그런 말씀을 할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역시 채종협이다’는 말을 듣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배우 채종협. 사진. 구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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