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걷고 있다.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다중이용시설 방문과 대면 접촉이 자제되면서 채용시장도 일시정지 상태다. 대다수 대학이 개강을 1~2주 늦추면서 개강 시즌에 맞춰 캠퍼스에서 진행하는 채용설명회 등의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한 만큼 주요 대기업들은 채용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분위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공개채용 일정을 2주 정도 추가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SK그룹은 3월 초에 진행하려던 공개채용 일정을 이미 16일로 연기한 바 있다. 통상 상반기 채용 시 3월 초 개강 시즌에 맞춰 캠퍼스를 돌며 채용설명회를 진행하지만 대부분의 대학이 개강을 연기해 2주 가량 채용 일정을 순연했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어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매년 4월 말쯤 실시하던 상반기 SK종합역량검사(SKCT)도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그룹은 아직 2020년 상반기 채용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당초 지난달 15일로 예정됐던 ‘소프트웨어(SW) 역량 테스트’도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3급 대졸 신입사원 공개 공개채용에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이 시험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시험 일정이 순연돼 아직 정확한 시험 일자 조차 정해지지 않았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주에 예정됐던 면접을 연기하기로 결정한 뒤 면접 대상자에게 일정 연기 안내 문자를 보냈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면접 연기를 안내하긴 했지만 상황이 좋지 않다고 판단해 아직 면접을 비롯한 채용 진행을 재개하지는 않았다”면서 “추후 코로나19 감염병 위기경보가 조정되는 것을 참고해 일정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대규모 신입 정기 공채를 폐지하고 수시채용 방식으로 전환해 부서별로 자체 면접 일정을 잡는 방식으로 채용을 진행키로 했다.

LG그룹도 채용 시기를 일단 4월 이후로 늦추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GS그룹은 계열사별 상반기 채용 일정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와 한화그룹 역시 채용 일정을 조정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롯데그룹은 오는 6일부터 대졸 공채 일정을 시작한다. 총 33개사에서 영업관리, 경영지원, UX 등 169개 직무를 모집한다. 롯데그룹은 서류 접수 기간을 지난해 대비 2주 가량 늘리는 대신 자체 인·적성 시험인 조직·직무 적합도 진단(L-TAB)이나 면접 전형 등은 최대한 늦춰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롯데그룹 인사담당자는 “롯데는 코로나 19등의 영향으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나, 우수한 인재 영입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한 사회적 기여를 위해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기업들의 채용 일정이 불확실해진 것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취업준비생(구직자)들의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구직자 44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1%는 "코로나19 여파로 상반기 구직에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확진자 발생과 부품‧소재 수급 차질로 인해 국내 경기도 악화하고 있어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의 전세계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기업으로서는 인건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 취업준비생들의 불안감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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