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희 신임 농협중앙회장 체제로 '새판짜기' 카운트다운

이대훈 NH농협은행장. 사진=NH농협은행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이 연임 3개월 만에 자진 사의를 밝혔다. 신임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체제가 시작되면서 전격 세대교체가 진행되는 분위기다.

3일 농협은행에 따르면 이대훈 농협은행장이 전날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이날부터 장승현 수석부행장이 직무대행에 들어갔다.

이대훈 행장은 사상 최초로 농협은행을 순익 1조원 클럽의 반열에 올리고 본격적인 디지털 혁신을 이끈 실적이 인정돼 지난해 12월 농협금융 CEO 최초로 3연임에 성공했다. 

통상 1년 임기에 1년 연임 후 CEO를 교체하는 농협금융의 관행을 뛰어난 실적으로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한 이 행장이 불과 3개월만에 갑작스레 사의를 표명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SR에 "이대훈 행장 스스로 2년간 은행 실적을 끌어 올려 소임을 다한 만큼 새로운 환경에서는 새로운 인재가 오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지난 1월 말 김병원 전 농협중앙회장 후임으로 이성희 신임 회장이 당선되면서 세대교체에 따른 인사 폭풍의 수순으로 보는 시각을 뒷받침하는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농협금융 지분 100%를 보유한 농협중앙회의 수장인 중앙회장은 범농협 전반의 인사를 좌우하는 막강한 권력을 지니고 있다. 이에 따라 농협중앙회 최고 권력자인 회장이 바뀌면 주요 계열사 대표들은 일괄 사표를 제출하곤 했다. 지난 2016년 김병원 전 중앙회장이 당선됐을 당시에도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들이 일제히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김병원 전 회장 사람으로 분류되는 이대훈 행장이 이성희 신임 회장의 인사권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자진 사임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이대훈 행장의 사임과 장승현 수석부행장의 직무대행을 결정하고 공식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대훈 행장의 사임이 공식화되면 농협금융지주는 이른 시일 내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차기 행장 선임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른 시일 내에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이 행장 외에도 소성모 농협상호금융 대표, 김원석 농협경제지주 대표, 허식 농협중앙회 부회장, 이상욱 농민신문사 대표, 박규희 농협조합감사위원장, 김위상 농협대학교 총장 등 범농협권 6곳의 대표이사가 전날 사표를 제출했다. 

다만 최창수 농협손해보험 사장은 지난해 말 새롭게 선임됐고, 홍재은 농협생명 사장은 아직 임기 2년 차인 만큼 이성희 회장 체제하에서도 남은 임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각 임원이 자발적으로 사의를 표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추후 법인별로 절차에 따라 임추위를 구성해 차기 임원을 선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